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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차단 상태
    복날은간다님의
    개인페이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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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문 : 142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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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humorbest_1330670
    작성자 : 복날은간다
    추천 : 109
    조회수 : 6899
    IP : 123.254.***.182
    댓글 : 112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6/11/04 02:07:30
    원글작성시간 : 2016/11/04 01:35:48
    http://todayhumor.com/?humorbest_1330670 모바일
    [단편] 자살하러 가는 길에
    옵션
    • 창작글
    <div>사내는 자살하기로 결정했다.</div> <div><br></div> <div>긴 시간 고민해서 내린 결정은 아니었다. 오늘, 아내와 딸을 죽인 음주 운전자가 교도소에 들어갔다. 그게 끝이었다. </div> <div>음주 운전자가 교도소에 들어가는 것이 그가 겪은 이 고통스러운 사건의 '엔딩'이었고, 더 이상은 아무런 일도 없다는 것이 사내에게 자살을 <span style="font-size:9pt;">결심하게 했다.</span></div> <div><br></div> <div>사내는 집 안 청소를 잘 안 했다. 인테리어에도 관심이 없었다. 이 집은 온전히 아내의 것이었다. 집에서 죽을 순 없었다. </div> <div>욕실에서 샤워를 하고, 아내의 말대로 턱밑까지 깔끔하게 수염을 밀었다. </div> <div>수증기로 가득한 욕실 거울을 닦아 보는 눈이 건조했다. 아내와 딸이 죽은 뒤, 언제 부터인가 더 이상 눈물이 나오지 않았고, 그때부터 자신은 살아있지 않다고 생각했다. 자살 결정은 전혀 특별하지 않은 일이었다.</div> <div><br></div> <div>사내는 부산으로 가기로 했다. 어릴 적 TV에서 봤던 '태종대 자살 바위'가 생각나서였다. 자살을 고민하지 않았기 때문에, 방법도 생각하지 않<span style="font-size:9pt;">았었다. 그래서 막연히 기억 속에 있는 자살명소를 찾아가기로 한 것이다.</span></div> <div>문단속을 하고 나와서, 주차장은 그냥 지나쳤다. 서울역까지는 지하철을 타고 가기로 했다. 자신이 죽고 난 뒤에도 어딘가에 차가 계속 주차<span style="font-size:9pt;">되어있을 것이 신경 쓰였다.</span></div> <div><br></div> <div>지하철역까지 걸어가면서, 사내는 음주 운전자를 생각했다. 그는 미안하다고 했었다. 눈물까지 흘리며 미안하다 사과했다. 사내는 그때, 아무 <span style="font-size:9pt;">말도 못 했다. 어떤 말로도 사내가 느끼는 심정을 그에게 전달할 방법이 없었다. 그때 차라리 욕이라도 했어야 했을까? 저주를 퍼부었어야 했</span><span style="font-size:9pt;">을까? 그게 아니면-</span></div> <div><br></div> <div>끼이이이-익!!</div> <div><br></div> <div>" ?! "</div> <div>" 으.. 으..?! 이, 이 씹할-!! 야 이 새끼야! 뒤질라고 작정했냐?! "</div> <div><br></div> <div>사내의 코앞에서 차가 급브레이크를 밟아 멈춰 섰다! </div> <div>생각에 잠겼던 사내가 정신을 차리고 보니, 빨간불의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었던 것이다.</div> <div>운전자는 창문 밖으로 고개를 내밀고 쌍욕을 퍼부어댔다. 짧은 스포츠머리, 거칠어 보이는 얼굴에 걸맞은 거칠은 입담이었다.</div> <div><br></div> <div>" 옘병! 뒤질라면 곱게 뒤질 것이지! 눈깔 삐었냐 씹새야?! 이 씹할 깜짝 놀랐네 씹할! 뒤질라고 저 진짜!! "</div> <div>" ... "</div> <div><br></div> <div>사내는 사과를 하는 대신, 알 수 없는 분노에 울컥했다. 아내와 딸도 차에 치여 죽었다. 저 운전자는 아무 잘못이 없지만, 오히려 무단횡단을 <span style="font-size:9pt;">한 자신의 잘못이겠지만, 아내와 딸은 차에 치여 죽었다. 그것이 사내를 이유 없이 분노하게 만들었다. </span></div> <div><br></div> <div>" 이 씹새가? 말이 없어?! 어?! 이 씹할! 깜짝 놀라 뒤지는 줄 알았다고 이 씹새야! 어?! "</div> <div><br></div> <div>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사내는 사과 대신 이렇게 쏘아붙였다.</div> <div><br></div> <div>" 얼마 전, 내 아내와 딸이 차에 치여 죽었습니다. "</div> <div>" 뭐, 뭐?? "</div> <div><br></div> <div>운전자의 얼굴이 기묘하게 황당해졌다. </div> <div><br></div> <div>" 뭐라는 거야 이 돌아이 새끼가?? "</div> <div>" ... "</div> <div><br></div> <div>사내는 입을 다물어버렸고, 운전자는 인상을 쓰고, 욕을하며 창문을 올렸다.</div> <div><br></div> <div>" 씹할 뭐 저런 미친 새끼가... "</div> <div><br></div> <div>차는 사내의 옆을 신경질적으로 꺾어 지나갔고, 횡단보도에 남겨진 사내는 마저 도로를 건넜다.</div> <div>사내는 다시 생각에 잠겨 인도 위를 걸어갔다. 왜 자신이 그런 말을 했을까? 오늘 처음 보는 사람에게 왜 그렇게 분노했을까. 잘못한 건 오히<span style="font-size:9pt;">려 자신인데.</span></div> <div>그때,</div> <div><br></div> <div>끼이이이-익!!</div> <div><br></div> <div>" ?? "</div> <div><br></div> <div>사내를 지나쳤던 그 차가 급하게 돌아서, 사내 쪽으로 돌아왔다. 사내 옆에서 창문이 내려가며 운전자의 난처한 얼굴이 드러났다. 우물쭈물 <span style="font-size:9pt;">무언가 망설이는 얼굴로 말을 못하다가,</span></div> <div><br></div> <div>" ...미안합니다. "</div> <div>" ? "</div> <div><br></div> <div>미안하다? 사내는 이해할 수 없었다. 왜 그가 사과를 하는 걸까? 잘못을 한 건 자신인데?</div> <div>운전자는 사내를 올려다보며 뭐라 말하려 입술을 달싹이다가, 그냥 다시 한번,</div> <div><br></div> <div>" ...미안합니다. "</div> <div><br></div> <div>운전자는 가볍게 묵례를 하고 떠나갔다.</div> <div><br></div> <div>" ... "</div> <div><br></div> <div>남겨진 사내는 한참 동안을 그 자리에 멈춰 서 있었다.</div> <div><br></div> <div>.</div> <div>.</div> <div>.</div> <div><br></div> <div>기차역에 도착한 사내는 '돈까스 도시락'을 샀다. 조금, 이상한 죄책감이 들었다. 이렇게 열심히 식사를 챙겨 먹어도 되는 걸까? 뒤늦은 생각<span style="font-size:9pt;">이었다. 사내는 배가 고팠고, 우연히 눈앞에 돈까스 도시락이 보였을 뿐이었다. 아무 생각이 없었다.</span></div> <div>출발까지 아직 10분 이상 시간이 남았지만, 사내는 가장 먼저 기차에 올랐다. 자신의 자리에 앉은 사내는 곧바로 돈까스 도시락을 개봉했다.</div> <div>수저까지 모두 뜯었는데 한가지, 돈까스 소스가 보이지 않았다. 다시 올라가서 소스를 달라고 할 시간이 충분했지만, 사내는 그러지 않았다.</div> <div>소스 없는 돈까스를 먹는 것이 사내의 죄책감을 조금 덜어주었기 때문이다.</div> <div><br></div> <div>사내가 밍밍하게 돈까스를 씹는 사이-, </div> <div><br></div> <div>" 저기요. " </div> <div>" ? "</div> <div><br></div> <div>한 여인이 스마트폰을 들고는 사내에게 말을 걸어왔다. 새하얀 세미 정장 차림의 여인은, 경력이 꽤 되는 전문직 여성 같은 인상이었다.</div> <div><br></div> <div>" 혹시, 그 자리 맞나요? "</div> <div><br></div> <div>스마트폰을 보며 묻는 여인의 질문에, 사내는 주머니에서 자신의 표를 꺼내 들어 보이며 무뚝뚝하게 대답했다.</div> <div><br></div> <div>" 예 5호차 3A 맞습니다. "</div> <div><br></div> <div>여인은 자신의 스마트폰과 사내의 표를 번갈아 보며 인상을 쓰더니, 고개를 갸웃거리며 통로 밖으로 나갔다.</div> <div>사내는 주머니에 표를 집어넣고, 다시 식사하기 위해 자세를 뒤척였다. 그때-</div> <div><br></div> <div>" 아...! "</div> <div><br></div> <div>엉덩이 아래에서 무언가 '톡' 터지는 느낌과 함께 축축함이 전해졌다. 사내는 미간을 좁히며 자리에서 일어나 확인했는데,</div> <div><br></div> <div>" 아- "</div> <div><br></div> <div>돈까스 소스가 터져 있었다. 처음부터 돈까스 소스가 없었던 게 아니라, 진공포장 되어 있던 소스를 실수로 의자에 흘렸던 것이었다. </div> <div>의자는 진한 돈까스 소스로 범벅 상태고, 바지 역시 무사하지 못했다. 사내는 난감하고 짜증이 났다. 그때-</div> <div><br></div> <div>" 이보세요! "</div> <div>" ? "</div> <div><br></div> <div>아까 떠났던 여인이 다시 돌아왔다. 무언가 따지려는 듯한 기세가 느껴졌고, 실제 말투도 그러했다.</div> <div><br></div> <div>" 표 제대로 확인해 봤어요? 역무원에게 확인받았는데 제 표가 맞거든요? "</div> <div><br></div> <div>사내는 인상을 썼다. 안 그래도 짜증 나는 상황이었다. 다시 한 번 주머니에서 표를 꺼내 들었는데, 재빠르게 표를 낚아챈 여인이 톤을 높여 쏘아붙였다.</div> <div> </div> <div>" 이것봐! 이 표는 101호 열차잖아요! 저거 안 보여요? 이 열차는 103호차라고요! "</div> <div>" 아...! "</div> <div><br></div> <div>다시 표를 받아서 확인한 사내는 일순간 난감해졌다. 여인의 말이 맞았다. 한데, 허둥지둥 사과하고 자리를 뜨기에는, 이 의자에-</div> <div><br></div> <div>" 어?! 이건 뭐야?! 아~씨! 뭐예요 이거?! 뭘 흘린 거야?! "</div> <div>" 아... "</div> <div><br></div> <div>여인은 얼굴이 잔뜩 일그러져, 연신 '아씨, 아씨' 거리며 짜증을 토했다. 치켜뜬 눈으로 사내를 노려보며,</div> <div><br></div> <div>" 이게 뭐예요 진짜?! 아~씨! 이거 어쩔 거에요?! "</div> <div>" 죄송합니다... "</div> <div>" 죄송하면 다예요?! 아~씨, 진짜 재수 없게...! 뭐예요 정말?! 도대체가 무슨 정신으로-. . . "</div> <div>" ... "</div> <div><br></div> <div>여인은 마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듯이, 다다다다 사내를 사납게 쏘아붙였다. 사내는 면목이 없어 아무런 대꾸도 못 하고 고개만 숙였다. 어떻게 사죄하고 수습해야 할지 난감했다. 여인은 짜증스레 머리를 한번 쓸어넘기며,</div> <div><br></div> <div>" 아~씨 진짜...! 어디까지 가요?! 저는 대구 가는데, 그 표 어디가는 거에요?! "</div> <div><br></div> <div>여인은 만약 목적지가 같으면, 표를 맞바꿔 갈 셈이었다. </div> <div>그때까지 여인의 꾸중을 잠자코 듣고만 있던 사내는, 순간적으로 이렇게 말해버렸다. </div> <div>어쩌면, 여인이 쏘아붙이는 저 화를 당장 멈추고 싶다는 얄팍한 생각에서 나온 말일지도 몰랐다.</div> <div><br></div> <div>" 부산.. 태종대 자살 바위에 갑니다. 얼마 전에 아내와 딸이 차 사고로 죽어버려서.. 저도 죽으러 가는 길입니다. "</div> <div><br></div> <div>" 뭐예요?? "</div> <div><br></div> <div>여인의 얼굴이 어이없어졌다. 곧, 황당하다는 듯 중얼거리며,</div> <div><br></div> <div>" 뭐라는 거야?? 누가 뭐 물어봤어요?! 아~씨! 헛소리 하지 말고, 이거 어쩔거냐고요! 부산가요?! 부산 맞아요?! "</div> <div>" ...예. 부산입니다. "</div> <div>" 아~씨! 짜증 나게 진짜...! 저리 비켜요! "</div> <div><br></div> <div>여인은 사내를 치우고, 가방에서 휴지를 꺼내어 의자를 수습했다. 사내는 어정쩡하게 서 있다가, 여인이 화난 얼굴로 자신을 신경도 안 쓰는 듯 봐주지 않자, 쭈뼛쭈뼛 고개 숙여 사과하고 열차에서 내렸다.</div> <div><br></div> <div>반대편 101호 열차로 향하는 사내의 걸음이 터벅터벅 힘이 없었다.</div> <div>그때-,</div> <div><br></div> <div>" 저기...! "</div> <div>" ? "</div> <div><br></div> <div>뒤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돌아보니, 하얀 원피스의 여인이 열차에서 내려 다가오고 있었다. 여인은 난처한 얼굴로 우물쭈물 망설이다가,</div> <div><br></div> <div>" ...미안해요. "</div> <div>" ? "</div> <div><br></div> <div>여인은 사내의 손에 휴지를 쥐여주었다. 여인은 사내의 눈을 마주 보며 우물쭈물하다가,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div> <div><br></div> <div>" ...미안해요. "</div> <div><br></div> <div>말하고는 열차로 도망치듯 돌아갔다. </div> <div><br></div> <div>" ... "</div> <div><br></div> <div>남겨진 사내는 휴지를 내려다보며, 한참 동안이나 그 자리에 멈춰 서 있었다.</div> <div><br></div> <div>.</div> <div>.</div> <div>.</div> <div><br></div> <div>부산역에서 내린 사내는, 택시를 세워 올랐다.</div> <div>한데, 사내가 목적지를 말하기도 전에 중년의 택시기사가 먼저 말을 해왔다.</div> <div><br></div> <div>" 카드기가 고장 나서 카드는 안 됩니다. 현금 있습니까? "</div> <div>" ...예. "</div> <div><br></div> <div>사내는 별 생각 없이 대답하고 문을 닫았는데, 강인한 인상의 택시기사는 신경 쓰이는 점이 있는지 계속해서 말을 했다.</div> <div><br></div> <div>" 내가 카드 손님을 거부하는 게 아니고! 진짜로 카드기가 고장난겁니다! 거짓말 아니고, 진짜로! 내일 바로 수리 맡길 건데, 오늘까지만 못 쓰는 거라! "</div> <div>" ? "</div> <div><br></div> <div>사내는 정말로 신경 쓰지 않았지만, 택시기사는 자존심 문제라는 듯이-,</div> <div><br></div> <div>" 거짓말이면, 내가 그냥 다른 손님 받고 말지, 이렇게 구구절절 설명 안 해! 진짜로 고장! "</div> <div>" 예, 알겠습니다. "</div> <div>" 현금은 있지요? 현금 없으면 안 됩니다 진짜. "</div> <div>" 예 현금 있습니다. "</div> <div>" 내가 진짜 카드기가 고장 나서 그러는 거지, 일부러 현금만 가려받고 하는 그런 기사가 아니라! "</div> <div><br></div> <div>택시기사가 몇 번이나 강조한 끝에 택시는 출발했고, 사내는 목적지인 태종대 자살 바위를 불렀다. </div> <div>택시 안에서 사내는 별로 말이 없었고, 택시 기사도 굳이 말을 거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얼마 뒤 택시는 태종대에 멈춰 섰고, 택시기사는 돌아섰다.</div> <div><br></div> <div>" 만 삼천 원 나왔습니다. "</div> <div><br></div> <div>사내는 주머니에 지갑을 뒤졌는데-, 아뿔싸! 지갑이 없었다. </div> <div><br></div> <div>" 아... "</div> <div><br></div> <div>당황스러워진 사내의 얼굴을 읽은 택시기사가, 대뜸 목소리가 커져서,</div> <div><br></div> <div>" 없습니까?! "</div> <div>" 아... 그게? 지갑이 분명히-. . . "</div> <div><br></div> <div>택시기사의 얼굴이 순식간에 험악해지며, 그 순간 욕설이 튀어나왔다!</div> <div><br></div> <div>" 니미! 카드기가 고장 났다고, 현금 있냐고 내가 몇 번을 물었는데 씹헐! "</div> <div>" 아 아 그게...분명 지갑에 현금이 있었는데...! 지갑이 언제... "</div> <div><br></div> <div>" 씹헐 진짜! 아침에도 한 새끼가 택시비 떼먹더니, 저녁에도 한 새끼가 이러네! 와~따 니미 조깥아서!! "</div> <div><br></div> <div>택시기사의 거친 욕설에도, 사내는 면목이 없었다.</div> <div><br></div> <div>" 이 씹헐 새끼야!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살기도 힘든 사람한테, 니미! 내가 아까 자살 바위 가자고 할 때부터 내가 느낌이 드러웠어 씹헐! 이 씹새, 너 뭐야?! 어쩔거야 이 새끼야?! "</div> <div>" 그, 그게... "</div> <div><br></div> <div>그 순간, 사내는 또 왜인지 모르게도, 말을 꺼내고 말았다.</div> <div><br></div> <div>" 제가.. 지금 자살하러 가는 길이라 정신이 없어서... "</div> <div>" 뭐?? "</div> <div><br></div> <div>택시기사의 얼굴이 험악하게 구겨졌다. </div> <div><br></div> <div>" 얼마 전에, 제 아내와 딸이 교통사고로 죽어 버려서... 저도 자살을 하러 가는 길이었습니다. "</div> <div><br></div> <div>" 뭐라는 거야 이 십새끼가?! 구라까고 있네 씹헐! 돈 몇 푼에 마누라랑 딸 팔아먹냐?! "</div> <div>" ...죄송합니다. "</div> <div>" 니미! 요금 이거 어쩔건데!? 어쩔거냐고!! 뭐? 자살한다고? 그래 씹헐! 진짜 자살할 거면 핸드폰도 필요 없겠네?! 핸드폰 줘봐! 그거라도 처분하게! "</div> <div>" 예에... "</div> <div><br></div> <div>사내는 망설임없이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어 택시기사에게 건넸다. 곧, 꾸벅 사과하며 택시에서 내렸다.</div> <div><br></div> <div>" 죄송합니다... "</div> <div>" 뭐 이...! "</div> <div><br></div> <div>사내는 태종대 쪽을 바라보며, 무작정 걸었다. 어두운 밤에 핸드폰이 없으니 어디가 자살바위인지 찾아가기가 조금 막막했지만, 일단은 걸었다.</div> <div>한데, </div> <div><br></div> <div>빵 빵-! </div> <div><br></div> <div>한참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고 있던 택시에서, 기사가 급히 차에서 내려 달려왔다. 일그러진 얼굴로 사내를 쳐다보며 우물쭈물 망설이다가, </div> <div><br></div> <div>" ...미안합니다. "</div> <div>" ? "</div> <div><br></div> <div>그는 사내의 손에 핸드폰을 쥐여주었다. 무언가 입술을 씰룩이다가, 고개를 살짝 좌우로 흔들며 사내의 눈을 마주 보았다.</div> <div><br></div> <div>" 미안합니다... "</div> <div>" ... "</div> <div><br></div> <div>택시기사는 뒤돌아 택시 안으로 돌아갔다. </div> <div><br></div> <div>" ...... "</div> <div><br></div> <div>사내는 출발하지 않는 택시를 바라보며, 한참 동안이나 가만히 멈춰 서 있었다.</div> <div><br></div> <div>.</div> <div>.</div> <div>.</div> <div><br></div> <div>사내는 눈앞의 바다를 바라보며, 들으며 생각에 잠겼다. 오늘 자살하러 가는 길에 저지른 세 번의 잘못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듣게 된 세 번의 미안하단 말을 생각했다.</div> <div><br></div> <div>사내는 아내와 딸이 죽은 뒤, 언제부터인가 전혀 눈물이 나오질 않았었다. </div> <div><br></div> <div>오늘 이상하게도, 사내는 세 번 울 뻔었다. 왜 그랬는지는 사내도 몰랐다. 그것이 사내를 생각하게 만들었다.</div> <div><br></div> <div>" ... "</div> <div><br></div> <div>결국, 먼바다를 바라보며 똑같이 중얼거렸다.</div> <div><br></div> <div>" 미안해... "</div> <div><br></div> <div>사내는 바다를 등지고 돌아섰다.</div> <div><br></div> <div>오랜 시간을 걸어 내려간 그곳, 같은 자리에, 택시가 그대로 멈춰 서 사내를 기다리고 있었다.</div>
    출처 생각
    복날은간다의 꼬릿말입니다
    정말 섬세하게 글 쓰시는 분들은 대단하시네요;

    이 게시물을 추천한 분들의 목록입니다.
    [1] 2016/11/04 01:45:28  110.15.***.201  양탕국홀릭  389487
    [2] 2016/11/04 01:47:07  222.110.***.241  낙타사냥꾼  513755
    [3] 2016/11/04 01:54:13  125.183.***.36  PrideChicken  697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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