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을 원해서 온 것은 아니지만, 어쩌다보니 공부하고 직장을 잡게 되어 눌러앉았습니다. <div>하지만 현직장에서 H1b (워킹비자) 신청은 OPT (조건부 학생비자?) 반년 지나고 난 뒤에 해주겠다고 해서 여전히 F1 비자 상태입니다.</div> <div><br></div> <div>주마다 좀 다르겠지만, 대부분의 주는 F1비자로 운전면허가 최장 1년밖에 연장되지 않습니다.</div> <div>면허 갱신할 때마다 미국 관공서 중에서도 불친절하기로 유명한 DMV에 가서 끝도없는 줄을 서고,</div> <div>25불씩 꼬박꼬박 내면서 갱신하는 것도 정말 짜증나는 일이지요.</div> <div><br></div> <div>어제도 고작 내년 5월까지의 운전을 위해 면허를 갱신하러 갔지요.</div> <div>구 면허증은 모서리를 잘라 못 쓰게 만들고, 새로운 면허증은 우편으로 날아오고, </div> <div>그 공백기간 들고다닐 임시면허를 출력해줍니다.</div> <div><br></div> <div>오늘 아침에 베이킹을 하려고 럼을 한 병 사러 마트에 갔습니다.</div> <div>나이는 한참 먹었지만, 어쨌든 ID를 보여줘야 했기에 임시면허증 출력한 것을 들고 갔지요.</div> <div><span style="font-size:9pt;">다른 건 없냐길래 내가 장보러 가면서 여권을 들고 갈리도 없으니 없다고 했더니 매니저를 부릅니다.</span></div> <div>매니저는 오더니 크레딧카드 있으면 보여달라길래 보여줬죠.</div> <div>그랬더니 두말않고 그냥 오케이, 하고 승인해줬습니다.</div> <div><br></div> <div>절차상 매니저를 부를 수 있겠죠.</div> <div>캐셔가 새로와서 뭘 모를 수도 있구요. <span style="font-size:9pt;">그 캐셔는 아마 살면서 이런 거 처음 봤을지도 몰라요.</span></div> <div>근데요,</div> <div>마치 서류위조한 불법체류자 보듯 하던 그 눈빛,</div> <div>너네 나라로 돌아가,하는 듯한 그 경멸하는 눈빛,</div> <div>그 소름끼치게 차가웠던 그 눈빛은 아마 한동안은 뇌리에서 지워지지 않을 것 같네요.</div> <div><br></div> <div>공공연하게 트럼프 지지하는 사람들 많은 텍사스라 더 그럴 수도 있지만,</div> <div>기분 좋게 베이킹하려던 주말 아침부터 기분이 너무 안 좋네요.</div> <div><br></div> <div>한국이 살기 힘들다는 거 잘 알고, 나름 한국에서 가장 힘들다는 직장에서 1년 버티다 죽을 것 같아서 도망치듯 유학나온 사람이지만,</div> <div>사람들 속에 묻혀 있을 때, 아무도 나를 별다르게 쳐다보지 않는다는 그 익명성이 보장되는 내 나라가 그립네요 ㅠㅠ</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