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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best_1257400
    작성자 : neptunuse
    추천 : 36
    조회수 : 4159
    IP : 45.64.***.130
    댓글 : 3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6/05/26 19:39:35
    원글작성시간 : 2016/05/25 23:06:44
    http://todayhumor.com/?humorbest_1257400 모바일
    실화를 바탕으로 한 공포 소설
    옵션
    • 창작글
    열심히 한건 알겠는데 말이야...”
     

    편집장은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종이뭉치를 내려놓았다.
     

    이런 걸로는 어림도 없어. 딱 옛날 B급 공포소설 수준이야.”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들여 쓴 내 작품이 맘에 들지 않은 모양이다.
     

    생각과는 전혀 다른 반응에 난 편집장을 보며 말했다.
     

    리얼함을 최대한 살려서 쓴 작품이에요. 실화를 바탕으로 한 거라구요.”
     

     

     

     

    편집장은 코웃음을 치며 말을 이었다.
     

    어디서 뭘 주워들었는지 몰라도 완전히 잘못되었어.
     

    20년 전이면 또 모를까 요즘에 이런 시나리오가 어디 있나?
     

    필요이상으로 잔인하고 전개되는 방식도 구식인데다가 특별한 임팩트도 없어.”
     

    편집장은 의자에 몸을 기대며 말을 이었다.
     

    게다가 내용은 또 그게 뭐야. 수십명의 사람들을 마구 토막낸 살인범이
     

    고통스러워하고 눈물을 흘리며 후회를 한다고?
     

    이건 공포소설 따위가 아니야 싸구려 신파극이지.”
     

     

     

    그 말에 난 고개를 숙이고 한숨을 내 쉬며 말했다.
     

    살인자의 입장에서 그들의 고뇌와 고통을 표현한 겁니다.
     

    현실적으로 그들의 내면을 고스란히 담아낸 거라구요.”
     

    편집장은 잠시간 침묵하더니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자네 말이야. 사람 죽여본적 있나?”
     

    난 움찔하며 입을 닫았다.
     

    편집장은 비웃음이 가득한 얼굴로 말을 이었다.
     

    살인자 근처에도 못 가본 사람이 잘도 그들의 생각을 알겠구만.
     

    어설프게 살인자들을 이해한다고 생각하지마.
     

    살인자에게 그따위 감성 팔이는 필요 없어.”
     

    난 반박을 하려 입을 열었다가 이내 고개를 젓고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난 한숨을 쉬며 집으로 돌아와 신경질적으로 가방을 집어던졌다.
     

    이번엔 특히나 공을 들였는데 쓰레기 취급 받다니 화가 났다.
     

    어릴 때부터 최고의 공포 소설을 쓰는게 꿈이었는데....
     

    또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걸까?
     

    답답함에 소파에 털썩 주저앉은 나는 눈을 비비며 한숨을 쉬었다.
     

    편집장의 말을 차근차근 떠올리던 나는 문득 웃음이 나왔다.
     

    살인자 근처에도 가본적 없다고? 아무것도 모르는 주제에.”
     

    그때 방안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형이야?”
     

    어릴 때 심각한 화상은 입은 동생은 오래전부터 나와 함께 살고 있다.
     

    흉측한 얼굴 탓에 취직도, 결혼도 어려워 내 도움 없인 살아 갈수 없는 처지지만
     

    내 말이라면 무조건 들어주는 착한 동생이었다.
     

     

     

     

    난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동생을 바라보며 물었다.
     

    시체는 잘 치웠어?”
     

    내 말에 동생은 두려운 얼굴로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잘했어. 당분간은 조용히 지내는게 좋겠다. 한달쯤 뒤에 다시 시작하자.”
     

    내 말에 동생은 당장이라도 눈물이 쏟아질 것 같은 얼굴을 하며 물었다.
     

    ?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했잖아.”
     

    난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딱 한번만 더해 보자. 네가 느끼지 못한 무언가가 있을거야.
     

    좀 더 내면에서 느껴지는 감정에 집중해서 이야기 해줘. 이번이 진짜 마지막이야.”
     

     

     

     

    자리에 주저앉아 흐느끼는 동생에게서 고개를 돌리고 다시 생각에 잠겼다.
     

    사람을 죽여본적이 있냐는 편집장의 말.
     

    정말 멍청한 말이 아닐 수 없다.
     

    내가 사람을 죽일 필요는 없다.
     

    그저 끓는 기름을 던지는것 만으로도 충분하다.
     

     

     

     

     

      by. neptunuse 

    neptunuse의 꼬릿말입니다
    적월 - 공포 카페
    http://cafe.naver.com/moonof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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