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br></div> <div><br></div> <div>2차정기휴가를 나왔던 어느 여름날이었다.</div> <div>하늘은 비구름으로 덮여 남아있는 군생활처럼 어둡기만 했다.</div> <div><br></div> <div>휴가를 나온날 고등학교때부터 알고 지낸 여자아이의 생일이라 만나게 되었다.</div> <div><br></div> <div>"연락좀해 이새끼야"</div> <div><br></div> <div>"너한테 전화할 돈으로 맛다시를 하나 더 사먹겟다."</div> <div><br></div> <div>이 말을 들은 친구는 정색하며 등짝을 쳤고</div> <div>나는 무슨 여자애가 손이 맵기가 캡사이신같냐며</div> <div>합의를 기대하고 있는거라면 꿈에서 깨는게 좋을거라고 했다.</div> <div><br></div> <div>사실 그렇게 친한 사이는 아니었으나 고등학교 때 친구랑 같은반이라</div> <div>같이 놀다보니 친해졌는데 나중에 대학교에 진학해보니 같은과였고</div> <div>여자애는 남자친구가 있었으며 그래서 연애상담을 해주다보니</div> <div>가까워지게 되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짜식, 어쨋든 내 생일 맞춰서 휴가나왔으니까 내가 밥이라도 사줄게. 뭐 먹고 싶어?"</div> <div><br></div> <div>" 뭘 잘못먹었냐? 내가 니 생일이 언젠줄 알고 맞춰나와 그냥 나오고싶어서 나왔는데"</div> <div><br></div> <div>친구는 내 등짝에 캡사이신을 한번 더 선물했다.</div> <div>마치 산낙지처럼 고통에 몸부림치는 나를 잡아끌고 친구가 들어간곳은 작은 파스타집이었다.</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친구는 자리에 앉자마자 메뉴판을 보며</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나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자기가 먹고싶은 메뉴들로 주문을 마치고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나를 보고 말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래서 군대생활은 할만하냐?"</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너한테 안맞을수 있다는 점에서는 살만한 곳이더라"</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흐흐 이게 덜 맞았나 보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또다시 내 등짝에 캡사이신을 뿌릴까 싶어 화제를 돌렸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사실 그래도 군대있을 때 편지도 써주고 과자같은 것도 택배로 보내줬던게 고마워서</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준비했던 생일선물을 꺼내 내밀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됬고 이거나 받아."</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뭐야 뭐야?? 이게 뭔데?"</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뭐긴 뭐야 생일선물이지."</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헐 대박 감동 완전 기대도 안했는데 언제 준비했데?? 이거 지금 풀어봐도돼??"</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러시든지"</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선물은 그냥 악세서리점에서 구매한 팔찌였다.</div> <div>어느새 손목에 차고 이쁘다며 고맙다고 하는 그녀에게</div> <div>나는 니 손목에 메달려 있어야하는 팔찌가 불쌍하다고 말했고</div> <div>친구는 욕을 8비트로 나에게 선물했다.</div> <div><br></div> <div>식사를 마치고 친구와 나는 공원산책을 하려고했으나</div> <div>비가 오는 바람에 근처 카페에 들어갔다.</div> <div><br></div> <div>자리에 앉은 친구는 나를 쳐다보며 밥은 자신이 제공했으니</div> <div>어서가서 커피를 사오지 않으면 캡사이신 맛을 보게 해줄것이라는 눈빛을 보냈다.</div> <div><br></div> <div>친구는 커피를 사서 자리로 돌아와 앉는 나를 보며 말했다.</div> <div><br></div> <div>"야 사실 너한테 보여줄 사람이 있어."</div> <div><br></div> <div>"누군데"</div> <div><br></div> <div>"이따 오면 알려줄게"</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말을 마친 친구는 뭔가 꿍꿍이가 있는듯한 미소를 지었다.</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걸 본 나는 혹시나 나를 중국인 브로커에게 넘겨 내 장기를 탈탈 털어 먹으려는 수작이냐며</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아까 사준 밥이 내 최후의 만찬은 아닐까 걱정했고,</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런 나에게 친구는 담배는 안피지? 라며 나의 건강에 대해 물었다. </span></div> <div><br></div> <div>진심은 아니겠지라고 생각했지만 혹시 모르니</div> <div>언제쯤 도망을 치는게 좋을까 기회를 엿보던 도중</div> <div>그 친구는 창밖을 보고 손을 흔들었다.</div> <div><br></div> <div>마치 복날을 맞이한 닭처럼 떨던 나는 걱정하며 뒤를 돌아보았다.</div> <div>창밖에서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우리쪽을</div> <div>정확히는 친구를 향해 손을 흔들며 다가오는 한 여자가 있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