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지금 착잡한 생각들이 너무 여러개여서 그냥 개별적으로 잘 줄여서 써볼게요.</p> <p> </p> <p>1. 전전직장에서도 그렇고 전직장에서 이렇게 빨리 나오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네요. 전전직장에서는 4대보험 안 들어주고, 마지막 한 달은 파견 안 되었다고 기본급도 안 줘서 노동청 진정으로 겨우 받았어요. N/W 이 쪽은 그냥 비전이 없는 분야 같다고 느껴서 그 뒤에 정보보안 교육과정 좀 듣고 전직장을 들어왔어요. 클라우드 AI 개발인데 이 쪽은 포괄임금으로 퉁쳐서 통상시급을 최저임금 수준으로 낮춰버렸어요. 야근을 하게 만들고도 야근을 인정하지도 않아서 지금 노동청 진정 사건도 어떻게 결론날지 모르는 상황이네요. 스타트업 중에서 그냥 체계가 없어요. 상급자라는 작자가 나보다 더 잘 알아야지 AI만 알고 시스템 엔지니어링이나 클라우드 쪽은 죄다 사원 밖에 안되는 저에게 업무량이나 난이도가 적절한지는 따지지도 않고 줬었죠. 그리고 일정 좀 뒤로 좀 미루자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도 고객사 때문에 그럴 수 없다고 그러고, 문서화가 필요하다면서 정작 문서 양식은 논문에서 그냥 갖고와서 이게 고객을 위한 문서가 맞는지도 잘 모를 정도에요. 그리고 개발자에게 개발 문서 작성을 시켜야지 외부 고객을 위한 문서를 만들라고 하는건 기술영업의 영역인데 이 부분때문에 시간은 엉뚱하게 쓰이고 정작 개발에 든 시간은 별로 없고 답답하더군요. 그리고 회의를 매주마다 한번은 기본이고 두 세번도 하는 경우도 있고, 사원급이 대표가 참석하는 회의까지 있을 이유가 없고 팀장이나 과장급과 미팅하는 선에서 빨리 시간을 절약해야 할텐데 도움도 안되는 전체 회의만 하다가 시간 다 가고, 그 회의에 쓸 데 없는 문서 작성은 팀장급이 해야할텐데 사원들에게만 시키더군요. 개고생은 다 했는데 왜 더 노력을 안 하냐 퇴사하기 몇 주전부터는 퍼포먼스가 왜 떨어지냐 다른 사람들은 휴일에도 나오고 주중에도 야근해서 자기가 반차도 줬다고 대표가 하는 소리를 들어야 했고, 정규 채용에 실패해서 그냥 배울게 없고, 정규직을 위해 조금의 불의는 눈감으려고 했으나 모든게 다 허수로 되었네요. 이런데도 야근수당을 받을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다는게 정말 답답합니다.</p> <p> </p> <p>2. 저희 집 분위기는 밖은 늘 시궁창이고 저의 성격은 외강내유이니 공무원시험 준비해라 그런거였다가 그나마 제가 정신적으로 좀 나아져서 그나마 사기업에서 일 하는거에 대해서 좀 루즈해졌어요. 저의 맨탈이 좀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어떻게 된게 제가 거쳐간 두 직장은 하나같이 개판인 곳이였는지 자괴감이 들어요. 그리고 이런게 제가 사람들과 잘 못친해지고 의심은 많은데 이상한 사람들과 간혹 엮여서 내가 더 정신적으로 지치고 그러한 인간관계하고 연관성이 있는 것처럼 느껴져, 마치 내 능력이 부족해서 그런거다라는 식의 생각도 들면서 공황감이 너무 자주 찾아오더라고요. 마치 연애 잘 하고 그런 사람들은 직장도 좋은 곳을 보는 안목이 있어서 나보다는 지금 더 나은 처지에 있는거 같은 생각도 들고요.</p> <p> </p> <p>3. 빚을 지지 않으려고 애썼는데 실업급여 요건도 안되어서 오늘 처음으로 대출받았네요. 제가 거래하는 1금융권 은행들 중에 딱 한군데만 대출해줘서 그나마 숨은 돌렸는데, 클라우드 엔지니어로서 언제 구직이 될지, 그리고 조급하다고 희망연봉을 함부로 깎고 그러면 나는 이용만 당하고 또 다시 이런 상황을 겪고 빚을 줄이기는 커녕 더 빚이 늘어나 신용불량자가 될까봐 그 걱정이 들 때마다 잠을 못 자겠네요. 놀면서 돈 못버는 사람이 되지 말라는게 집안의 분위기였고, 그럴려고 아둥바둥 했지만 정작 내 곁에 아무도 없고 연애도 못 했으며, 뭔가 내가 괜찮은 노동을 줄 수 있다는걸 증명하려고 해도 괜찮은 곳들은 나를 싫어하는거 같고, 내가 스스로에게 그리고 애인에게 주고자 싶었던 안정감이나 포용력을 만드는게 어렵네요. 지금 내가 버텨야 하는게 제일 중요한데... 이렇게 빚을 지는게 내가 잘 못해서 그런거처럼 느껴져서 슬프네요.</p> <p> </p> <p>저 세 개의 이야기를 보시고 그냥 생각을 적어주셔도 괜찮아요. 내 상황이 낙관적일 수 없는데 억지로 잘 될거라고 할 수도 없고, 내가 정말 인생을 잘은 몰라도 정말 애써서 살아왔는지, 앞으로 어떻게 해야 나아갈 수 있을지... 등등... 모르겠어요. 바닥 밑에 낭떠러지가 있다고 느끼는 상황에서 자신이 없어요. 모든게...</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