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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gomin_1802282
    작성자 : 눈꼽서린
    추천 : 10
    조회수 : 2750
    IP : 121.163.***.135
    댓글 : 23개
    등록시간 : 2024/08/16 10:59:52
    http://todayhumor.com/?gomin_1802282 모바일
    숨이 막히고 지치고 힘겹다..
    <p>41세...</p> <p>20대 시절이 기억이 안날만큼..</p> <p>나름 열심히 살아왔다.</p> <p>남들 잘때 일하고, 남들 쉬는날도 일하면서. 그렇게 살았다.</p> <p> </p> <p>나는 사업을 하시는 아버지가 있다.</p> <p>어렸을적 남아있는 기억속 아버지는 늘 집에 없으셨고,</p> <p>일요일에도 없으셨다. 그렇게 집안을 위해 그 누구보다</p> <p>열심히 사셨고 열심히 일하셨다.</p> <p>그렇게 집안의 틀을 잡아가시며 직접 사업체를 만들어</p> <p>운영을 하시며, 더 열심히 사셨다.</p> <p>365일중에 365일을 출근을 하시며, 거의 매일 야근을</p> <p>하시며, 주말 공휴일 없이 일만 하셨다.</p> <p>하물며 명절이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하실정도로</p> <p>일을 최우선으로 하셨고,</p> <p>가족과의 시간은 거의 없었다.</p> <p> </p> <p>아버지는 성격이 불같고, 누구보다 자존심이 강하신분이다.</p> <p>매우 무뚝뚝하고 색깔이 아주진한 가부장적인</p> <p>가장이시기도 하다.</p> <p>아버지의 말은 법이고, 무조건 적이다.</p> <p> </p> <p>나는 27세에 아버지가 반강제적으로  </p> <p>회사로 들어오게 하셨고,</p> <p>나에게 사업을 이어나가길 바라셨다.</p> <p>나는 싫었다.. 일이 싫은게 아니다.</p> <p>아버지의 성격을 잘 알기 때문에</p> <p>나의 삶이 아버지의 생각과 초점으로 모든게 맞춰져서</p> <p>돌아가게 된다면 내가 감당하기 너무 힘들것 같았고,</p> <p>관계까지 틀어질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p> <p>아버지와 나의 성격은 닮았지만 한편으론 완전 다르다.</p> <p>주변사람들 조차 물과 기름같다고 할 정도이니,</p> <p>서로의 생각이 너무 다르다.</p> <p> </p> <p>함께 일하는 시간속에 결혼을 하고, 아기도 생겼다.</p> <p>와이프는 임신초기부터 아기가 태어나 4살이 되던 해까지도</p> <p>혼자서 독수공방하며, 내가 없는 시간속에서 아이를 키웠다.</p> <p>와이프가 아이를 키우면서 찍은 동영상이 수백 수천개인데</p> <p>그 속에서 와이프가 아이에게 자주 묻는 말이 있다.</p> <p>"아빠 언제와? 아빠 보고싶지?"</p> <p>웃으면서 봤던 동영상인데, </p> <p>지금생각하니 너무 미안하고 슬퍼진다.</p> <p> </p> <p>나의 핸드폰 알람시계는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켜져있다.</p> <p>일요일, 국가공휴일, 대체공휴일, 그런건 없이 살아왔고,</p> <p>휴가도 맘편히 다녀온적이 없다. 현재도 진행중이다.</p> <p>내가 쉬지 않고 최대로 일을 해본건</p> <p>아마 거의 2달정도였던거 같다.</p> <p>2달간 일요일 없이 밤 9시 10시까지는 계속했다.</p> <p>내가 힘들고 쉬지 않는건 정말 괜찮은데</p> <p>나도 가족이 있다.</p> <p>누군가의 남편이고, 누군가의 아빠다.</p> <p>함께 있어준 시간이 너무 없어서</p> <p>그 사람들에게 너무너무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p> <p><br></p> <p>처음 아버지와 일할때부터 현재까지도</p> <p>나는 아버지의 모든 결정에 따른다.</p> <p>나의 생각을 넣는 순간 트러블이 되고,</p> <p>부자지간의 대립이 발생한다.</p> <p>그렇게 되었을때 주변 가족들이 힘들어진다.</p> <p>어머니, 와이프, 회사 직원 등등..</p> <p> </p> <p>나는 아버지의 감정 쓰레기통 같다.</p> <p>직원에게 받은 스트레스</p> <p>업무적으로 받은 스트레스</p> <p>기타 타인으로 받은 스트레스 등등</p> <p>아버지가 기분이 안좋고 불쾌할때</p> <p>모든 화살과 불똥이 나에게 돌아온다.</p> <p>다른 회사의 자식들과의 비교</p> <p>누구는 어쩌고 누구는 저쩌고...</p> <p>"자식이 하나만 더 있었어도"</p> <p>내 자존심이 무너지고, 자존감이 떨어진다.</p> <p>서러움에 눈물이 쏟아진다.</p> <p> </p> <p>아버지는 늘 내가 하는 생각과 내가 하는 방식이</p> <p>잘못됐다고 하시고, 본인이 옳다고 하신다.</p> <p>당연히 인생 선배이시고, 자수성가를 하셨으니</p> <p>본인방식이 정수라 생각하실수 있지만,</p> <p>지금까지 10년을 넘게 함께 지내면서,</p> <p>단 한번도 내 의견을 받아주신적이 없다.</p> <p>서로 의견을 공유해서 더 나은 방법과 선택으로</p> <p>더 효율적인 상황을 만드는게 어려운가</p> <p>A라는 의견과 B라는 의견이 서로 소통하여</p> <p>C라는 더 좋은 결과물이 나올수 있다.</p> <p>하지만 아버지와는 아버지의 생각만이 존재할뿐이다.</p> <p>어느 시점이 되니 나는 내 생각을 접었다.</p> <p>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결정을 아버지께 확인을 받는다.</p> <p>그래야 부딪히는 일이 없다.</p> <p>"사람은 믿어주는만큼 자라고</p> <p>아껴주는 만큼 여물고, 안정받는 만큼 성장하는법이다"</p> <p>드라마의 대사인데, 참 마음이 따뜻해지는 대사다</p> <p>다시 봐도 참 맞는 말 같다.</p> <p><br></p> <p>함께 14년을 일하면서, 아버지 틀을 벗어나 </p> <p>나의 인생을 찾으려, 아버지 앞에서</p> <p>서럽게 울며, 내 속의 곪아 썩어가는 감정들을</p> <p>토해내며 발버둥 친적도 몇번있다.</p> <p>그때마다 어머니가 타겟이 되고, 아내가 타겟이 된다.</p> <p>온갖 싫은 소리를 주변 가족들에게 하시는거다.</p> <p>그러면 어머니는 나에게 부탁을 하신다</p> <p>"조금만 참아라."</p> <p>"몇년만 참으면 아빠도 변하실거다"</p> <p>그렇게 나는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다.</p> <p>나의 생각이 존재하지 않는 삶으로.</p> <p>하수아비의 삶으로.</p> <p>나의 생각과 감정따윈 필요없는 시간으로.</p> <p> </p> <p>둘째 6살 아들과 몇일전 손잡고 걷고 있었다.</p> <p>대화없이 손잡고 걸어가고 있는데</p> <p>아들이 갑자기 나에게 말을 걸었다.</p> <p>"아빠는 꿈이 뭐야?" 라고</p> <p>갑자기 머리가 멍해지고 놀랍기도 하고</p> <p>뭐라고 해야할지 너무 당황했다.</p> <p>나는 잊고 살았다.. 아니 꿈없이 그냥 시키는데로</p> <p>허수아비처럼 살았다.</p> <p>"응 아빠는 너랑 누나가 아프지 않고 </p> <p>잘 자라서 훌륭한 사람이 되는게 꿈이야"</p> <p>라고 대답했다.</p> <p>대답은 했지만 생각이 많아지고, 마음이 무거워진다.</p> <p>더 단단하고 더 듬직한 아빠이고 싶은데</p> <p>나는 텅빈 빈껍데기같다라는 생각이 </p> <p>내 머릿속을 가득채운다.</p> <p> </p> <p>이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다.</p> <p>벗어나도 부모와 자식관계가 틀어지진않을까?</p> <p>41세에 아버지의 틀을 벗어나 다른 새로운 일을 시작하려니</p> <p>두려움이 앞선다.. 뭘 해야 하지.. </p> <p>내가 지금 어떤 선택을 해야 될까.</p> <p>어떤게 최선일까.</p> <p>어떻게 살아가야 다시 웃으면서 살 수 있을까.</p> <p>하루하루 지내며, 느껴지는 이 감정들을</p> <p>어떻게 해야할까.. 고민하고 고민해도 </p> <p>나는 계속 제자리다..</p> <p>그만둬도 문제고 계속해도 문제다.</p> <p>진퇴양난이다.</p> <p> </p> <p>사도라는 영화가 있다.</p> <p>나는 그 영화를 보면서 참 마음이 아프고 슬펐다.</p> <p>역사의 진실이 무엇이든 중요하지않고</p> <p>그 영화 자체가 너무 마음이 아팠다.</p> <p>"내가 바란 것은 아버지의 따뜻한 눈길 한번,</p> <p>다정한 말 한마디였소.."</p> <p> </p> <p>나는 오늘도 살아간다.</p> <p>회사로 가는 길이 천근만근이고..</p> <p>내 마음도 천근만근이다.</p> <p>언젠가 출구가 나오겠지. 빛이 보이겠지</p> <p>라는 생각으로 그렇게 다시 곪아가는 내 마음을 추스려</p> <p>오늘도 기약없는 어두운 터널속을 나홀로 걸어간다.</p> <p><br></p> <p>나도 누군가의 남편이고 아버지니까</p> <p>살아간다..</p> <p><br></p> <p>- 2024년 8월 16일</p> <p><br></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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