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초등학교 4학년 때 까지는 집안 형편이 나쁘지 않았습니다.</p> <p>그래도 방 3개짜리 집에는 살았었고 우리집이 부자는 아니어도 웬만큼은 산다고 생각했습니다.</p> <p> </p> <p>초등학교 고학년 때부터 가세가 기울어서 거주 환경이 많이 안 좋아졌는데 중고등학교 때 낡은 붉은 벽돌 주택에 살다가</p> <p>대학생 때는 서울로 상경하게 되면서 원룸, 고시텔 등 전전하게 되었습니다.</p> <p> </p> <p>중고등~대학생 시절은 좋게 말하면 투자의 기간이지만 냉정하게 봤을 땐 소비만 하는 기간이 아닌가.. 싶었습니다.</p> <p>조금 독하게 말하면, 차라리 집에서 노는 백수는 식비, 전기세, 수도세 정도만 소비하는데... 공부하는 학생은ㅠ... 그 이상의 많은 자원이 들어가다 보니.. 죄책감도 많이 들었습니다.</p> <p>중고등학교 때 그 흔한 과외 한 번 안 받고 혼자 울면서 공부했고, 남들 알아주는 명문대에도 입학했는데,</p> <p>집에서 도와줄 형편 안 된다고 해서 대학생 시절 내내 과외 아르바이트와 학업을 병행해야 했습니다.</p> <p> </p> <p>차라리 아예 옛날이면 10대 때부터 공장에 들어가서 일을 하거나 집안에 논밭이 있으면 농사일 돕고 이렇게 살 수 있을텐데,</p> <p>현대 사회는 참 잔인한 것 같아요...</p> <p>대학교 졸업장 없이는 취업이 어려운데 그렇다고 학사 졸업이 취업을 보장해 주는 것도 아니고 ㅎㅎ</p> <p> </p> <p>취업해서도 20대 내내 주거 환경은 별 개선이 없었습니다. 바퀴벌레 나오고 곰팡이 핀 원룸에서 살다가 그나마 신축으로 옮겼었네요 ㅎㅎ</p> <p>단순히 물리적인 환경이 비위생적이거나 집안 구조가 불편한 건 그나마 참을 만 했는데, 야근하고 집에 돌아와서 집안일까지 해야 하니 너무 힘들었습니다.</p> <p>혼자 사시는 분들은 다 공감하실 거에요..</p> <p>일 처리가 병렬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데, 직렬로 처리해야 하는 그 불편함 ㅎㅎ...</p> <p>내가 밖에서 일을 하는 동안 엄마가 빨래와 청소를 해 두시면 내가 집에 와서 내 몸만 씻고 바로 누워 쉴 수 있는데,</p> <p>혼자 살면 바깥에서의 일이 종료되고 귀가하면 또 안에서의 일이 나를 기다리고 있죠 ㅎㅎ</p> <p> </p> <p>선천적으로 부지런한 분들은 저를 이해 못할 지도 모르겠지만 ㅜㅜ 새벽에 회사 일 끝나고 녹초가 되어 집에 와서 샤워했는데...</p> <p>사용할 수건이 없어서(모두 빨래통에 있어서) 펑펑 울었던 기억이 있네요 ....</p> <p> </p> <p>결혼하고 나서야 드디어 아파트에 살게 되었습니다..</p> <p> </p> <p>제가 초등학생일 때와 비교하면, 스마트폰의 발달, 간편해진 해외 여행, 배달 어플의 발전 등으로 분명 삶의 질이 업그레이드된 건 맞는데,</p> <p> </p> <p>전기와 수도가 구비된 이 시멘트 덩어리 ㅎㅎ 거실, 부엌, 다용도실, 방 2개 이상이 있어서 문을 열고 배회할 수 있는 정도의 크기는 되는 집 ㅎㅎ</p> <p>이게 제가 초등학생일 때는 그렇게까지 가지기 어려웠던 것은 아닌 것 같은데 ㅠㅠ (주변을 봐도...)</p> <p>왜 이렇게 요즘은 어려운 것인가요..</p> <p> </p> <p>저도 나름 괜찮은 직장 다녔었지만 20대 때 혼자 버는 돈으로는 엄두도 못 내다가 겨우 결혼으로 숨통 트이고...</p> <p> </p> <p>중고등학교~대학교 시절, 인생에서 가장 예쁠 나이를 낭비한 것 같아서 속상합니다.</p> <p> </p> <p>요즘은 부모님이 중산층이 이상이 아니면... 진짜 20~30대를 희생해야 40대쯤부터 겨우 숨통 트이는 것 같아요 ㅠㅠ</p> <p> </p> <p>경제가 성숙해져서 나타나는 현상 같은데, 근로소득이 자본소득에 비하면 정말 자갈과 바위 만큼의 차이 같아요 ㅠㅠ</p> <p> </p> <p>이제는 조금 여유가 생겨서 행복을 누리면 되는데!! 초등학교 고학년~30대 후반까지의 내 인생이 아등바등 삶과의 전투로만 점철된 것 같아 아쉬워서 넋두리 해 봅니다 ㅠㅠ</p> <p> </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