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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고개 형님 누님 아우님들 ㅎㅎ 다소 무거운 글은 아니고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구나 하고 보시면 되는 글입니다.
올해 35살된 노총각입니다.
제목은 그냥 동기들과 저와 관련된 이야기 입니다. 크게 연관이 있는건 아니구요 ㅎㅎ 그냥 30대 중반이 되서 느끼는 이야기입니다.
전 경기권의 3등급초반 4년제 대학교를 나왔습니다. 08학번이었구요
학교에서는 동기들 사이에서 두루두루 잘 어울리는 사람이었습니다. 공부도 잘하는 편이었고 구설수에 오르거나 하지도 않고 선배누나들이랑도 굉장히 친하고 잘 지냈었습니다.
그러다 군대도 다녀오고 2학년이 되고서도 공부 열심히 하고 잘 지내고 있었습니다. 집이 좀 가난해서 대학교 입학할때 대출을 받고 들어왔구요
이후로도 전액장학금이나 부분장학금 국가장학금을 받으면서 4년동안 대략 1200의 빚을 지고 졸업을 하게 되었었어요.
동기 혹은 후배들과 밥먹거나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부모님이 등록금을 내주신다거나 부모님회사에서 등록금이 나온다는 애들을 보면서 저렇게 잘 사는 애들도 있구나 하는 느낌이 든 적도 있었구요
반면 저처럼 대출받아서 학교다니는 애들이 많지는 않았던것 같습니다. 지금은 회사생활 하고 그러면서 4년전에 전부다 갚아버리긴 해서 빚은 없는 상태네요 ㅎㅎ
동기들 혹은 같은학년에 다녔던 10학번 애들을 지금 시점에 보면 결혼한 사람들도 있고 그런데 대체로 되게 잘 살고 있는것같더라구여
저도 뭐 결혼이야 하고 싶은 때도 있었지만 홀로 결혼하는게 쉽지는 않지요,. 요즘 문제인 집값이나 출산율 문제는 딱히 중요한 내용은 아니니 더 서술하지는 않겠습니다 ㅎㅎ
4학년때 대학원 진로 생각을 해왔습니다. 교수님들도 서울대나 연고대쪽 교수인맥이 있으니 생각있으면 얘기해보라고 하셨었구요.
근데 부모님께 대학원 진로 얘기를 했는데 어머니는 취업이나 하지 무슨 대학원이냐 얘기를 하셨고 아버지는 그쪽 부류들을 아는데 사람같이 않은 놈들이라고 조금 배웠다고 거만떠는 놈들이라고 가지 말라고 하시더라구여
자기 주장도 뚜렷하지 않고 진짜 그런가? 해서 안갔는데 4학년 2학기가 될 때까지 대학원 전공공부 하느라 취업준비는 안되어있었고, 졸업은 다가오고 마지막 학기가 끝나고 졸업식 사이까지 백수가 되었는데 집에서 사람으로 보지를 않더군여.. ㅎㅎ
그래도 부랴부랴 토익학원을 다니려고 해보는데 니돈으로 벌어서 가라는 어머니셨고 아버지는 벼룩시장같은 신문에 있는 생산직 공장이라도 들어가라고 하시고
졸업식 후에 집에 있기 너무 싫어서 청소년 게임장 아르바이트로 들어가면서부터 연락도 자주하고 그러던 동기들과도 연락을 끊어버렸습니다. 제 사는 모습이 너무 초라해서 그랬었져..
마지막으로 동기들 본게 2014년 여름이었던걸로 기억합니다. 1박2일로 동기엠티 한번 가자고 추진했던 동기들이 있어서 따라갔었지요. 여자애들은 졸업을 먼저해서 다 직장에 다니고 있었고 남자애들은 ㅋㅋㅋ 저와 같이 취직을 못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지만 대체로 집에서 스트레스 받으면서 살고 있지는 않더라구여
여기서 또 우리집은 백수를 사람새끼로 안보는데 좀 사는 애들은 다르긴 하구나 싶어서 저와 되게 동떨어진 느낌이 들더라구여..
그 뒤로 오락실 알바를 열심히 했었습니다. 기계도 제가 고쳐보기도 하고 놀러오는 사람들이랑도 친해지고 가게 사장님도 인정을 많이 해주셔서 정말 기쁘게 다녔습니다.
받는 돈을 떠나서 집에 없는 시간이 길어서 좋았고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이랑 이야기하고 원하는거 들어주고 같이 밥먹고 그러면서 시간이 많이 지나버리더라구요 ㅎㅎ 하지만 전 이때가 제일 행복했습니다. 아무 걱정없이 살던 시기였던것 같아요.
사실 저때 진작에 원룸으로 나와 살았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지금도 집에서 잘 지내고 있긴 하지만 캥거루라서.. .ㅎㅎ
저때 저렇게 지내면서 여자애들 한둘 결혼하기 시작하고 남자애들은 취업도 하고 일찍 결혼하는 애들은 결혼도 하고 잘 살더라구여
조만간 얼굴한번 보자는 동기들 연락도 있었지만 가게를 비울 수 없어서 응 그래 ㅎㅎㅎ 꼭보자 하고 시간을 안냈습니다.
만나더라도 자격지심만 들거같고 저만 이룬거 없이 바보같이 살고 있는거 같아서 그 모습 보여주기 싫었던 마음이 컸던것 같아요
그렇게 지내다가 2017년 11월이 되고 덜컥 가게인수 소식을 듣고 일을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이때가 29살이었고 지금 생각해보면 더 늦지 않게 가게가 없어져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안없어졌으면 언제까지 일을 하고 있었을지는 모르지만 더더욱 잉여가 됐을거같아요.
이 글에서도 쓰지만 ㅎㅎ 정말 쪽팔리지요 3년반 일하고 가지고 있는 돈은 450 남짓.. 월급에서 교통비, 혼자 해결하는 저녁, 집생활비 등등 나갔다고 하더라도 소비습관이 쓰레기라서 ㅋㅋㅋ 밥값 술값 이런거 기분대로 다 내고다니고 그랬던거 같기도 하구요.,.
그렇게 11월부터 한달 놀고 두달 놀고 그러면서 완벽한 잉여인간이 되면서 집에서도 옛날 대학졸업했을때와 같이 사람취급을 안하더라구요 ㅎㅎㅎ 그렇게 5월이 됐을때 숨겨놓은 비상금 현금이 10만원 남짓 되고 핸드폰비도 2~3달 밀리고 학자금 대출이자도 연체되면서 벼랑끝에 몰렸어요
그러다가 이대로 살다가는 진짜 개병신처럼 살게되겠다 지금까지도 잘 살아왔다고 딱히 생각이 들지는 않는데 정말 개병신 되겠다 싶어서 무슨 일이라도 하려고 일을 구하게 되서 들어온 곳이 여기입니다 ㅎㅎ
아웃소싱 소속으로 들어와서 4개월 정도 지나서 정직원을 달게 되었구요. 들어왔을때는 한달정도 주급으로 급여를 받으면서 밀렸던 공과금 같은것도 다 내고 그랬네요
그렇게 여기를 열심히 다니면서 1년에 저축도 어느정도 하고 그러면서 학자금 대출도 다 갚아버리고 여차저차 살고 있습니다. 오퍼레이터 임명을 받아서 부사수 한명과 근무중이네요
지금도 야간근무를 하고 있지만, 현재는 중견기업이 된 곳이구요 회사 내에 화학플랜트 설비가 있는데 이 설비는 24시간 가동되어야 합니다.
들어왔을 당시에는 3조 3교대 였지만, 52시간제 도입후에 3조 2교대로 바뀌게 되면서 쉬는날이 조금 생기긴 했는데 그래도 힘들때는 힘들지만 여차저차 버티고 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쭉 지나서 어느새 2023년이 되었고.. 그동안 대학교 동기들은 인스타그램이나 페북으로 사진만 보고 지냈는데 잘 지내는 애들은 끼리끼리 모여서 아직도 술도 먹고 그러더라구여
뭔가 저도 대학다닐때는 그래도 인싸였다고는 생각하지만 언제부턴가 혼자가 편해지고 그렇게 되버렸네요
당연하지만 여자친구도 여태 없었구요.
이것도 당연히 핑계겠지만.. ㅎㅎ 대학생때는 데이트할 돈조차 없어서 못사겼고.. 오락실 일할때는 쉬는날 없고 일끝나면 밤12시 1시라서 못사겼고 지금은 쉬는날 불규칙해서 못사겼고 그랬다고 혼자 자위질 하지만 결국은 제 문제로 못사겼다고 지금은 인정하고 있습니다 ㅎㅎ
썸이라던지 제게 관심을 가지고 다가오는 여자들이 있었지만, 누나나 어머니가 항상 나쁜여자들 많다 너는 간쓸개 다 내줄놈이다 라는 말을 듣고 살아서 진짜 그런가 싶어서 거리를 두고 그랬던 것도 있네요
지금은 꼭 연애를 해야된다 이런 생각은 없고 그냥저냥 열심히 살고 제가 갖고싶은거 사고 타고싶은차 타면서 살고 있는 지금이 행복합니다
차도 뭐 엄청나게 비싼 외제차는 아니지만 일시불로 준대형차 한대 샀구요
오늘 동기 한 놈(B)한테 결혼한다고 축하해달라고 카톡이 오더라구여.
예전까지도 저런 연락이 오면 이새끼 모야 하고 그냥 읽지도 않고 씹어버렸는데 답장을 해줬습니다. 너무너무 축하한다구요 ㅎㅎ
아직까지도 연락하는 동기 한녀석(A)이 있는데 그 동기는 틈틈히 애들 만나고 그랬다고 하더라구여 그랬더니 B동기는 5월에 결혼하고 4월말에 동기들이나 대학교 선배 아는 사람들 모아서 앞풀이 한다고 하더라구여
그러더니 B가 그래도 애들 만나면 제 안부 많이 묻는다고 이제 지금정도 잘살고 있으면 한번 나가서 얼굴보여주자고 하더라구여 마침 4월말에 주말에 쉬기도 하고 해서 한번 나가볼까 싶기도 하네요
몇년만에 나가서 명함 돌리면서 영업질 하는 입장은 아니지만, 그래도 저놈이 왠일로 나왔지? 하는 애들도 있을거고.. ㅎㅎ 좀 복잡미묘하네요
나 잘 살고 있었어 하고 캐주얼한 정장에 멋있는 제 차 타고 나가보고 싶어졌네요
요즘 꿈에 대학다닐때 꿈을 많이 꾸고 그래서 그때는 정말 친구처럼 지내고 과제 도와주고 그랬던 기억도 많이 나서 어떻게 살고 있는지 궁금해져서 나가볼까 하네요
시간을 내서 누군가 만나는게 시간낭비라고 언제부턴가 생각이 되었는데 정말 아무도 안만나니까 맨날 보는 어머니 아버지 맨날 보는 부사수 동료 상사분들만 보고 그래서 지겹기도 하네요..
요즘 정말 이직생각도 많이 들고 새로운 공부를 해보고 싶은 생각도 들고 이런 얘기 누구 붙들고 할 사람도 없어서 여기다 이렇게 써봅니다.
정말 쓸데없이 길고 재미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야간 근무중에 심심해서 넋두리좀 늘어놔봤습니다 ㅎㅎ
요즘 정말 살기 힘든 세상이지만 모두 힘내시고 좋은일만 가득하시기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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