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p> <p>2002년도 처음 가입하고 두 번 남긴 글이 베오베도 갔었는데...<br>수년간 오유를 보며 웃고 울고 하다 오늘은 마음이 답답해 아이디 생각안나서 새로 가입하고 글을 남긴다...</p> <p>어디에도 내 마음을 터놓을 데가 없다....</p> <p> </p> <p>거짓말 많이하고, 술 여자 좋아하는 남편...</p> <p>결혼하고 남편은 화가 많아 회사를 오래 다니지 못해 꾸준히 맞벌이를 했다. </p> <p>집에 들어오면 화만 내는 남편... </p> <p>제일 잊지 못하는 순간 중 하나는 남편이 소파에 앉아 있을 때 내가 옆에 앉으니 '아이씨'하며 일어나 다른 곳으로 갔던 거..</p> <p>나를 보고 첫 눈에 반했다고 했었는데, 두 아이를 낳고 도움 받을 곳이 없어 맞벌이하며 아이들을 키우니 살만찌고 외모는 엉망이 되었다.</p> <p>첫째 아이를 낳고 남편은 변했다. 새벽에 나가 새벽에 들어왔다. 관계도 두 달에 한번쯤.. </p> <p>그것도 어떤 애무도 없이 남편 욕구해결을 위해 하는 아주 순간의 행위일뿐.. </p> <p>그래도 그렇게라도 남편의 손길이 그리웠다. 모욕적이었고 서러웠지만 당시 난 그런 마음으로 살았다.</p> <p>이혼까지 생각하다 두 아이를 보며 내가 먼저 좋은 아내가 되어야겠다 싶었다.</p> <p> </p> <p>내 생일과 결혼기념일, 아이들 생일 조차 잘 모르는 남편..</p> <p>내 생일.. 때론 기억해도 선물도 없고 축하도 없다. </p> <p>결혼 초에는 장미 꽃 한 송이만 사달라고 했었던 적이 있었다.</p> <p>주말이었던 내 생일, 뭐라도 받고 싶었다. </p> <p>어쩌면 내가 요구를 하지 않으니 안주는 게 아닌가 싶어 말했는데</p> <p>저녁까지 티비만 보고 있던 남편, 내가 장미 꽃 한 송이 좀 사주면 안되냐며 볼멘소리를 했더니</p> <p>어찌나 툴툴거리고 짜증을 내며 밖으로 나가버리던지... 그 뒤로 선물 이야기는 꺼내지 않는다.</p> <p> </p> <p>생각나는데로 내가 남편을 위해 노력한 것을 적어 본다.</p> <p> </p> <p>1. 생일상</p> <p>서로 안주기 안받기 생일이 제일 좋다는 남편,</p> <p>내가 아이들 생일상을 차리면 남편이 그래도 함께 해준다.</p> <p>매년 남편 생일에는 시댁식구 초대해서 생일상을 차렸다. 아이들과 함께 생일파티를 준비했다.</p> <p>안주고 안받기가 제일 좋다는 남편은 시댁식구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p> <p>시댁식구들에게 노력했다. 잘 지내려고 했다. 우리 애들을 어찌나 잘 챙겨주는지.. 남편 보다 시댁식구들이 더 위로가 됐다.</p> <p>남편이 워낙 화가 많은 성격인걸 아니 나에게 더 잘해주던 시댁식구들.. </p> <p>결국엔 남편편을 드는 시댁식구지만, 그래도 그래도 이렇게라도 남들처럼 생일파티도 하고 정상적인 이야기 나누니 좋았다.</p> <p> </p> <p>2. 남편을 위한 도시락 & 요리...</p> <p>남편이 수술을 했었다.</p> <p>몸이 아프니 어찌나 예민하게 굴고 성질을 많이 내는지.. 시부모님이 수술한 남편 보러 오셨다가 큰소리 한 판나고 내려 가셨다.</p> <p>남편 기분을 맞추려고 애를 썼다. 퇴원 후 회사를 다시 가야하는데 움직이기가 힘드니 매일 아침 도시락을 정성껏 준비해서 줬다.</p> <p>나도 출근을 해야하고 두 아이의 등교도 챙겨야 하지만 일찍 일어나 샐러드, 고구마, 감자, 야채보쌈 등 몸에 좋은 걸로 정성껏 준비했다.</p> <p>같은 메뉴 질릴까봐 고심하며 준비했던 도시락... 그리고 남편이 좋아하는 요리를 매일 생각하며 준비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 남편이 좋아하는 것 두 가지를 매일 생각하며 조리했다.</p> <p> </p> <p>3. 낭비 줄이기</p> <p>남편은 낭비를 좋아하지 않는다. 자신의 옷, 신발은 아주 좋은 것을 산다. 그래도 꼭 필요한 것만 산다. 술 마시는 것은 아까워 하지 않지만</p> <p>나를 위해 뭔가를 사는 걸 싫어한다. 최대한 옷을 사지 않았다. 한번 사면 해질때까지 입었다. 지금도 6년 넘는 블라우스를 출근할 때 입는다.</p> <p>생활비 대부분은 식료품, 학원비, 주택대출이자 등이다. 화장품도 스킨, 크림, 선크림, 팩트만 사용했다. 가끔 그래도 옷을 사야했다. 그럴 때마다 '너 요즘 옷 좀 사더라' 하며 핀잔을 줬다.</p> <p> </p> <p>4. 남편 회식, 데리러 오라고 하면 데리러 가기</p> <p>남편은 돈 쓰기를 아까워 한다. 회식이 있으면 회식이 있다고 통보한다.</p> <p>밤 10시나 11시쯤 가끔은 새벽에도 데리러 오라고 부른다. 택시비, 대리비가 아깝다고 한다.</p> <p>회사 부하직원들에게 자랑하기도 했다.</p> <p> </p> <p>5. 집에서 술마실 때 남편 하는 이야기 잘 듣고 상황에 따라 웃거나 맞장구 치기(오유에서 배운 거.. )</p> <p> </p> <p>6. 집이 세상에서 제일 편한 곳이 되도록, 집에 오고 싶도록 하기.. 집에 오면 맛있는 음식을 주고, 하고 싶은 데로 하게 두고, 요청하면 요청한 것을 해주기...</p> <p> </p> <p>7. 예뻐지기.. 살을 뺐다. 지금 좀 다시 쪘지만 그래도 전보다 좋아졌다. 아이들도 어느 정도 컸고 손이 덜가니 날 챙길 수 있다. </p> <p> </p> <p>그렇게 몇 년이 지났다.</p> <p>남편이 점점 달라졌다. 때때로 출장간다고 외박도 하지만..</p> <p>나랑 먹는 음식이 제일 맛있다고 집에서 술 마시는 것을 좋아하고 주말에 어디 안 나가고 집에 있거나 여행을 갔다.</p> <p>업무상 출장을 자주 가지만 그래도 덜 짜증내고 나랑 어디 가는 것도 좋아한다. </p> <p> </p> <p>남편이 이제는 집안 일에 관심을 갖고 아이들을 챙기고 나를 챙긴다.</p> <p>점점 나아지고 있다. 예전보다 한결 마음이 편해졌다. 가끔은 남편이 나를 다시 좋아하게 된 것은 아닐까 싶기도 했다. </p> <p> </p> <p>오늘은 왜...??</p> <p>아침에 일어나니 아이가 학교도 못갈 정도로 열이 나고 아팠다. </p> <p>급하게 오전 반차를 내고 아이를 병원에 데리고 갔다. </p> <p> </p> <p>오전 급하게 반차를 내느라 야근을 해야했다. 남편에게 오늘 저녁을 먹고 들어간다고 카톡이 왔다. </p> <p>남편에게 오늘 야근인데 아이가 아프니 나 대신 일찍 가주면 안되냐며 카톡을 보냈다. 남편에게 답이 없었다. </p> <p>서둘러 일을 마무리 하고 일거리를 챙겨 집에 오는 길, 남편에게 내가 일찍 집에 가겠다고 연락했다. </p> <p>남편은 다 끝났으니 데리러 오라고 했다. 술을 마신 모양이었다. 남편 회사로 오라고 해서 남편 회사 주차장에서 연락하니 남편이 아직도 식당에 있다고 한다. 식당으로 오라고 했다. 식당으로 가서 연락하니 전화를 안받았다. 카톡을 보냈다. </p> <p> </p> <p>아이가 아파서 빨리 가야한다고, 얼른 나오라고 하니 알았다고 한다. 5분이 지나도 안나왔다. 아이가 열이 나니 마음이 급했다. 저녁도 챙겨줘야 하는데, 5분을 더 기다렸다가 전화를 했다. 남편은 평소와 다르게 기다리지 않고 전화를 하니 짜증내며 '그럴거면 너 그냥 가라'고 했다. 그동안 이렇게 데리러 갔다가 기본 30분, 1시간 넘게 기다리는 상황이 많았다. 그치만 오늘은 화가났다. 아이가 아팠으니까.. 남편에게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도대체 뭐하는 거냐고 내가 너 하인이냐며 소리를 질렀다. 아이가 지금 아프다고 소리를 질렀다. 급하게 차를 돌려 집으로 왔다. 아이에게 급하게 약을 챙겨주고, 늦은 저녁을 차려 주었다. 답답하다... 집에 들어 온 남편 언짢은 표정으로 안방으로 들어갔다. 나와서 하는 말, </p> <p>'너는 너 상황상 너가 맞다고 하겠지, 난 내 상황이 있어. 내 상황에서는 내가 맞아!'</p> <p>뭔 소리일까. 요즘 정치 상황인 것 같기도 하면서... 성인군자가 되어야 하는 걸까... 내가 죽으면 몸에서 사리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p> <p> </p> <p> </p> <p> </p> <p> </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