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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gomin_1791096
    작성자 : 익명a2Rra
    추천 : 3
    조회수 : 4561
    IP : a2Rra (변조아이피)
    댓글 : 9개
    등록시간 : 2021/09/17 21:24:37
    http://todayhumor.com/?gomin_1791096 모바일
    장기연애 후 이별

    오랜만에 오유에 들어와보네요

    중학생 때 가입해서 벌써 20대 중반입니다

    3년은 안들어오다 갑자기 생각나서 들어오게 되었어요

    요새 오유 분위기는 어떤지 모르겠네요 

    그때는 마녀사냥도 심하고 선비도 많았지만 그래도 마음 따뜻한 분들이 많은 곳이였거든요

    그러다보니 한풀이 하러 갑자기 들어오게 되었나봐요

     

    첫연애였고 4년간 연애했습니다. 군대는 100일 정도 기다려 준 것 같네요

    이런 말 하기 뭐하지만 저 꽤 괜찮게 생겼습니다.

    원래는 엄~청 못생겼는데 야금야금 고쳤어요 ㅎㅎ 티안나게 ...

    20대 초반에 어떤 못생긴 군인이 따라다녀서,

    쟤는 절대 안만나야지 했는데 저를 너무 좋아해주는 것 같아서 교제하게 되었습니다. (자존감 바닥)
    솔직히 사귀면서 2년은 제가 갑질한 것 같네요

    삐지면 그친구는 집 앞에서 기다리고, 뭐만하면 소리지르고 ... 뭐 다른것도 많았죠

    그러다 헤어지고 제가 울며불며 붙잡았습니다...

     

    남자친구네 부모님과는 친하게 지냈어요. 일주일에 2번 만날 정도로.

    오죽하면 중간에 헤어졌을 때 문자랑 전화가 수도 없이 올 정도였습니다.

    지금보면 제가 왜그랬는지, 가게 개업한다길래 가서 치우고 청소하고

    장거리 연애 중인 남자친구 대신해서 가서 안마도하고 애교도부리고

    거의 딸아닌 딸..아니였을까 싶네요 저는 이친구랑 당연히 결혼할 줄 알았습니다.

    저희 부모님과는 딱 한 번 봤네요. 개방적인 그친구네 가정과는 다르게 저희부모님은 너희 연애는 너희 알아서~ 하는 주의라서

    그러다보니 불만이 쌓인 것도 많아요. 일주일에 2번은 걸려오는 전화, 데이트 중에 보러 오라는 전화 ...

    당연한 이야기일수도 있지만 데이트 중에 항상 시댁? 보러 갔습니다. 어머님이 하나뿐인 아들, 멀리서 오랜만에 왔다는데 얼마나 보고싶으시겠어요..

     

    교제했던 친구는 대기업에 다니고 있었어요. 일찍이 정규직으로 취업이 결정나있는 상태였죠.

    공부를 굉장히 잘하는 친구였거든요. 

    회사에 입사하고 나서 변한 것 같습니다. 제 기분탓일까요 ㅎㅎ.. 

    20대 초-중반에는 만질 수 없는 큰 돈을 벌기시작했습니다. 넓게 보면 큰돈은 아니지만,

    누가 들어도 아는 대기업에 또래 아이들 보다 큰 연봉

    만나면서 점점 더 어깨가 높아지는 것 같더라구요.

     

    저도 대학 졸업하고 병원에 취업했습니다. 태움,태움 말로만 들었지 장난이 아니더라구요

    머리 밀치고 발로 툭툭치고, 신경안정제 없이는 출근을 못할정도로 괴로웠습니다.

    그러다보니 짜증이 많이 늘더라구요, 원래도 많았는데 ... 짜증을 많이 내기는 했습니다 ㅎㅎ

    지금 생각해보면 힘든거 좀 알아달라는 거였어요

    언제부터인가 제가 운전할 때 옆에서 유튜브만 보더라구요 (제가 차가있어서 항상 제가 운전했습니다.)

    맞아서 다리에 멍이 들었다고 할 때도 축구보고, 너무 괴로워서 울먹일 때도 유튜브..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대화를 안하게 되었습니다. 이친구도 이친구 나름 힘들었겠죠??

    그친구 처음입사했을 때 적응을 못해 많이 힘들어했을 때 저도 그랬나? 생각해보니 저는 아닌 것 같습니다.

    항상 걱정했거든요. 괜찮을까, 오늘은 많이 우울할까. 그친구 회사 동기들한테 기프티콘 보내며 같이 먹으라고 하기도 하고,

    어느 날에는 너무 걱정되고 속상해서 울기도 했습니다.

    근데 이친구는 제가 힘들때 너무 다르더라구요. 그놈의 유튜브가 그렇게도 재밌는지.. 그냥 이야기 좀 들어달라는 건데 

    그러다 싸우고 결국에는 이별했네요.

    이별 후에 저는 병원에서 퇴사하고 기업체로 이직했습니다. 사실 병원에 있던 이유도 궁극적으로는 이친구랑 결혼하고 싶어서 참고있던 거거든요... 공무원은 되야 결혼하고 싶다고 해서요.

     

    나름 괜찮은 기업체로 이직하고, 연본동 많이 올랐습니다. 20대 초중반에 4천 조금 안되게 받는 것 같습니다.

    마음도 많이 안정되고, 3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다시 연락했는데

    뭐 결과는 대차게 까였습니다 ㅎㅎㅎㅎㅎㅎ

    자기랑 연봉도 비슷하고, 얼굴도 더 이쁘고, 몸매도 좋고, 자기개발 더 열심히 하는 여자 만나고 싶다네요

    제 연봉은 너무 작아서 안된다고 ...

    저한테 늘 운동좀 해라,힙업좀 시켜라, 청바지 입으려면 다리가 이뻐야 한다고 했거든요.

    자기개발은 ... 뭐 ... 나름 열심히 한 것 같아요 ... 아직까지도 매일 하루에 2시간 씩 공부하거든요.

    토익도 맞췄고, 이번에는 자격증 따고싶어서 준비중입니다.

    그냥 ...제가 질린거겠죠...

    저라는 사람은 너무 좋고 언젠가 다시 보고싶은데 저한테 받은 상처가 너무 많다네요.

    그리고 ... 조건보고 연애하고 싶다네요 ㅎㅎ ..

    그친구 집이 잘 못살아서 결혼할 때 집이고 뭐고 제가 다해간다고 했는데 ..

    어차피 제가 집을 해오던 뭘해오던 저랑은 이혼할게 분명하다고 ...

     

    근데 그냥 아직까지 생각나요.

    내가 그렇게 이친구한테 부족했나, 하고요.

    내 연봉이 그렇게 적나, 아직은 어디 나가면 번호도 물어보고 하는데, 내가 그렇게 못생겼나.

    남들은 말랐다는데 더 말라야 하나. 대학원이라고 들어가야하나..

    두서없이 말이 길어지고 순서도 안맞네요 ... 그냥 넋두리 였습니다

    자존감이 한없이 떨어져서요 ... 

     

    제가 정말 무릎꿇고 빌었거든요, 울면서 토할정도로

    저를 보면 그냥 미안하고

    앞으로 만나면서 저보다 더 좋은여자 없다는 것도 알고 자기를 이만큼 사랑해주는 여자가 있을까싶고,

    저라는 사람이 너무좋고 나중에 다시 보고싶지만

    그냥 보면 미안한 감정만 들고,

    저랑 연애하고 싶지는 않다네요.

    제가 부족해서 그런걸까 ... 싶네요 ...

    친구들은 말린 오이지처럼 생긴걸 어디서 데려와서 도대체 왜그러냐는데

    저는 아직까지도 계속 생각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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