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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업은 사진작가입니다.
가끔 광고영상, 웨딩영상등
영상촬영도 합니다.
어느순간부터 코로나로 인해 행사나 결혼식이 취소되
장비를 하나 둘씩 처분하게 되더군요.
다른 직업을 구해보려 했으나
일자리 구하기도 힘들고
가장먼저 기존에 제가 벌던 수익을 충족해주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장비를 팔아가며 코로나를 버티고,
1단계로 느슨해지고 다시금 행사 웨딩촬영이 들어와
저번달부터 촬영을 나갔습니다.
결혼식 하객분중 한분이 저한테 물어보시네요.
카메라 어느나라꺼냐고
시국이 어떤지 잘 알고있던지라
조심스레 일본카메라라 말씀드렸습니다.
욕은 하지 않으셨습니다.
조곤조곤하게 그러면 안된다고
다같이 동참해야 한다고
벌써 불매의 불이 꺼져간다고 그러시네요.
제가 뭐라하겠습니까.
죄송하다 했습니다.
근데 집에와 작업하려고 앉아보니 굉장한 회의감이 듭니다.
저도 라이카, 핫셀블라드 중형카메라 고급기형 사용하고 싶습니다.
만약 사진이 저에게 업이 아닌 취미였다면 마음이 편했지요.
하지만 저에게 사진은 업입니다.
이미 많은 장비를 처분한 시점에
저에게 있어 장비는 수단입니다.
그런 수단에 수익이라는 조건이 붙습니다.
"전문가면 당연히 더 좋은 카메라 사용해야 되는거 아닌가요?"
라고 묻는 분들도 계십니다.
맞는 말씀입니다.
하지만 저에게 장비는 고사양, 고화질이 아닌
내가 하고자 하는 부분을 가능하게끔 해주냐의 문제입니다.
그런 시점으로 들여다보면 독일제의 고가 카메라보다
아직은 일제카메라의 가성비가 더 들어오고
장비를 팔아가며 명을 유지하는 시점에
장비의 업그레이드 역시
가성비를 무시하지 못했습니다.
일본카메라를 옹호하는게 아닙니다.
불매운동을 강요하시는 분들을 욕하는게 아닙니다.
저도 불매운동 찬성합니다.
일본차 안타고, ABC마트 안가고, 유니클로 안가고
편의점에가서도 롯데 남양 거릅니다.
저에게 있어서 할수있는 불매운동만을 할뿐입니다.
누군가는 선택적 불매라고 욕하시겠지만
죄송합니다.- 카메라만큼은 저에게 다른 대안이 없습니다.
바디는 일제지만 적어도 렌즈만큼은 일본제가 아닌
다른 서드파티를 구매해보려 노력도 해봤습니다.
몇의 렌즈를 제외하곤, 렌즈 자체의 완성도가 너무 떨어지기에
결국은 다시 돌아오곤 했습니다.
일본카메라 사용해서 죄송합니다.
하지만 대안이 없습니다.
라이카나 핫셀블라드의 고가의 기종보다
100만원 언저리의 미러리스 카메라들이 편의성이 좋습니다.
그 편의성을 무시하기 힘듭니다.
중형카메라 제대로 맞추어 사용하려하면
그 만큼 저희 단가를 올려야 합니다.
하지만 단가 올리면 욕하시잖아요.
셔터 누르는게 뭐 힘드냐고, 손가락 까딱거리는게 뭐 힘드냐고
요즘 카메라 좋아서 렌즈만 꼽고 찍으면 다 작가라고
그러셨잖아요.
휴대폰 카메라 좋다고, 그걸로 찍으면 되지 그러셨잖아요.
영상촬영 문의하실때
4K의 4:2:2급의 화질을 원하시면서
카메라는 일제가 아니면 좋겠다고 하시는 분들
분명 계십니다.
그럼 저희도 Bmpcc등 미러리스가 아닌 다른 바디로 준비해드릴 수 있습니다.
다만 들어가는 부속품들이 많기에 인원이 추가되고, 추가금이 발생한다고 말씀드립니다.
그러면 안하십니다.
당장의 밥벌이만 아니면 참으로 직업 바꾸고 싶은 요즘입니다.
너무나 하고싶었던 일이기에, 20대 어린시절부터 알바하며 배워왔습니다.
23살 제대하고 처음으로 일을 배우기 시작해 11년동안 외골수처럼 걸어왔습니다.
11년의 노력이 일본카메라란 이유만으로 무시당하는 요즘입니다.
사진업계에 계신 많은 선후배님들.
화이팅입니다. 저는 정리해야 될 듯합니다.
코로나로 인해, 일본카메라를 사용하는 죄때문에
스트레스 받아가며 일하니
더 이상 예전처럼 일이 즐겁지 않습니다.
근 3년간 참으로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아버지 사고부터 코로나까지
결국 저는 아버지를 지키지 못한 불효자에
일본카메라를 쓰는 매국노에
밥벌이 제대로 하지못하는 못난 남편밖에 되지 못했습니다.
여러분은 꼭 잘되세요.
죄송합니다. 댓글 작성은 회원만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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