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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gomin_1783790
    작성자 : 익명ampma
    추천 : 9
    조회수 : 750
    IP : ampma (변조아이피)
    댓글 : 4개
    등록시간 : 2020/09/23 00:56:00
    http://todayhumor.com/?gomin_1783790 모바일
    IMF때부터 지금까지
    서른살에 당시 저보다 열 살 어린 아내와의 사이에서
    첫 아이가 생겼고 첫 아이는 안타깝게도 유산하여 세상 빛을 보지 못하였지요.

    그 후로 일년 뒤 둘째 아이가 생겼고 2년 뒤 셋째아이
    그러니까 아이들로써는 자신들이 첫째, 둘째라고 알고 있는 둘째, 셋째 아이가 태어났어요.

    당시에는 그래도 경기도에서 서울로 올라와 인쇄관련 사업하며 근근히 살 수 있었는데 imf가 터지자 마자 슬하의 직원들에게 줄 월급조차 마련할 수 없더군요...


    그렇다 보니 갓 유치원을 다니기 시작하는 큰애의 유치원 급식비에 하등 보태줄것이 없었어요(여기서 급식비는.. 당시 시절에 유치원생의 학부모들끼리 돌아가며 점심거리를 마련하는 비용입니다) 

    고작해야 줄 수 있는것이라곤 한 달에 만원, 많아봤자 이만원..
    아내는 첫째 둘째아이를 풀고도 육아를 병행하며 꾸준히 일을 해왔지만 살림살이가 나아질 기미는 보이질 않았습니다

    그맘때 저도 미련처럼 잡고있던 인쇄사업을 뒤로하고 당장 생업에 몰두할 수 밖에 없었지요.

    이렇게 한치 앞도 볼 수 없을때쯤 아내가 이혼을 통보해왔고
    그간 호강시켜준 기억이 없어 그냥 사인했습니다.
    그로써 남남이 되었지요.

    그 후 두 딸을 맡아 기르는데 경제적 어려움이 많아
    그냥 셋 다 죽어버릴까 하던 순간이 매일 같이 있었습니다.

    한 아이는 감기에 지독하게 걸려 아프다 울고
    다른 한 아이는 세상 모르도록 곤히자는 모습에 더 그랬는지도 몰라요.

    그래도 작은 소기업을 운영하는 형 덕에 밑에서부터 차근차근 배워나가서 imf를 겪고도 입에 풀칠은 할 수 있었고, 

    큰아이가 초등학교 고학년이 될 무렵부터는 
     동생이나 큰아이 자신의 처사를 자신들 스스로에게 맡기고 저는 지방으로 일하러 떠났습니다.

    일주일에 많아야 하루정도 볼 수 있었지만 만날때마다 얼마나 반가운지
    사춘기를 겪을 시기였던 아이들이 한 때 싸하게 굴때도 있어 서운하기도 하였으나 그래도 우리 세 가족 뿔뿔이 흩어지지 않고 한 주에 한 번 모일 수 있는것이 행운이다 여기며 지냈어요.

    그랬던 그 아이들이 이제 각각 29, 27살입니다.

    분기마다 명절마다 용돈에 선물을 쥐어주는데 언제 이렇게 컸을까 싶으면서도 울컥합니다.

     아직도 벌이가 좋지는 않아서, 아이들도 직장을 다니고 저도 일을 다니느라 일주일에 한두번 얼굴을 볼까말까이지만 뿌듯하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대견합니다. 

    추석을 앞두고 타지에서 일하며 괜히..
    얼마전 통화한 아이들이 생각나 괜히 오유에 주절거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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