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남자구요.
그 친구랑 다섯살 차이났구요.
제가 스물일곱에 만나, 서른에 헤어졌습니다.
반대로 그 친구는 스물둘에 만나, 스물다섯에 헤어졌습니다.
일하느라 지방을 자주 갔던 저는 너무 힘들고, 외로웠습니다.
일주일에 한번, 이주에 한번, 길면 한달에 한번 만났습니다.
마지막에 그 친구가 말썽아닌 말썽을 좀 부렸습니다.
그래서 결국 제 입으로 끝내자 했고 그러고 정말 아무일도 없었던거 처럼 끝나버렸습니다.
제 일을 이해해주지 못하고, 고생하는 오빠한테 말썽만 좀 덜부리길 바랬는데
그게 안됐습니다.
반대로,
그 친구는 한창 예쁘고 젊을 나이에 남자친구가 항상 지방에 가있는 남자친구 때문에
얼마나 외로웠을까요.
없던 강아지도 키우고, 취미도 만들고, 친구도 만들었습니다.
저 말고도 다른걸로 채워가는 연습을 했던걸지도요.
항상 일에 치여 피곤해있는 제 삶은 그 친구한테 부담이었을거에요.
제가 사회초년생에 몇푼 못 벌고 힘들때도 저만 있으면 세상을 다 가진 듯이 해맑게 웃던 친구에요.
헤어지면 끝입니다. 그래도 그 미소가 자꾸 마음에 걸려요.
한두번 말썽부렸다고 끝낼건 아니었습니다. 저 힘들때 같이 버텨준건 어떻게든 갚았어야 해요.
저는 고지식했고, 한참 청춘일 그 친구한텐 그게 숨막혔을거에요.
인생은 후회 투성이지만 이번 후회는 오래가네요. 가장 가슴아프구요.
여유를 가지고, 그 친구 하고 싶은거 다 하게 해줬어야 해요.
마음의 여유가 없었죠.
헤어진지 3개월 됐습니다. 끝난거 아는데, 주변에서도 이젠 다들 아무렇지 않아하는데
이젠 더 이상 헤어진 걸로 누구 앞에서 힘들어 할 수도 없는 상황이여서
여기다가 이렇게 그냥 혼자 주저리주저리 적습니다
이별을 즐기고 있습니다. 오늘 같이 추운날에는 더욱 더 그 미소랑, 조그만한 손이 생각나네요
보고싶습니다
을마나 천사같은데요
한 일,이년은 제 자신을 이렇게 자책하면서 살아야 만족하겠네요
누구한테도 상처받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 친구가.
너무 작고 귀엽고 순수한 친구이거든요. 말도 얼마나 못하는데요. 누구한테 말싸움으로 발리기 딱 좋아요.
항상 입만 삐죽 내밀고 있죠.
조금 더 져주고, 조금 더 말하길 기다려주고, 조금 더 들어줄걸 하는 후회 뿐입니다
에휴
길구봉구가 부릅니다 이 별
다들 따뜻하게 입으세요 추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