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갈 길을 잃은 글이다.</div> <div>내가 너무 마음을 두었나보다 생각한다.</div> <div>글은 읽혀졌을 때 비로소 의미를</div> <div>갖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div> <div><br></div> <div>언젠가 남자후배한테서</div> <div>그런 말을 들었다.</div> <div>누나 글은 너무 딥다크해서</div> <div>댓글이나 코멘트를 적으면</div> <div>분위기가 깨질 것 같다고.</div> <div>칭찬이냐 욕이냐 한참 생각했다.</div> <div>나는 욕...까진 아니지만,</div> <div>흑염룡이 너무 날뛴다...고 생각했다.</div> <div><br></div> <div>내 방에 누군가 가만히 들어앉아 있으면</div> <div>늘 잠자던 흑염룡이 꿈틀거린다.</div> <div>그리고 그 용은 똑같은 말을 계속 반복한다.</div> <div>동어반복. 같은 의미인데, 단어만 다르다.</div> <div><br></div> <div>호기심에 이야기를 들어주던 이들이</div> <div>하나 둘, 가버린다.</div> <div>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고 있어.</div> <div>너, 또 그 이야기할 거잖아.</div> <div><br></div> <div>나는 말을 많이 하지 않으려 노력하는 편이다.</div> <div>그러나, 이 세상에 자기 이야기하고 싶지 않은</div> <div>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 믿는 편이라</div> <div>말 대신 글로 이야기했다.</div> <div><br></div> <div>사실 요즘 모든 관계에 지쳐있다.</div> <div>심지어 인터넷 상의 작은 것마저도.</div> <div>나는 왜 단수가 아닌가?</div> <div>나는 왜 누군가의 딸, 누군가의 친구,</div> <div>누군가의 정서적 기둥 이어야 하는가.</div> <div>그리고 나는 왜 타인에게서</div> <div>관심을 갈구하는가?</div> <div><br></div> <div>친구가 말한 적이 있다.</div> <div>너는 생각보다 자기를 드러내고 싶지 않으면서도</div> <div>자기를 많이 드러낸다고.</div> <div>다른 이의 감정에 내 감정을 대입해</div> <div>응원의 댓글을 달고 있는 나는</div> <div>나를 위해, 그들을 응원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다.</div> <div><br></div> <div>그냥 이제 이런 글도</div> <div>블로그 아니면 싸이월드 아니면...</div> <div>아무도 보지 않는 그 어딘가에 적을 수밖에 없겠다.</div> <div>읽혀지지 않을 그냥 꾸깃한 감정 쓰레기 같은거니까</div> <div><br></div> <div>갈 곳을 잃은 글이다.</div> <div>읽혀지지 않는 글이다.</div> <div>그냥 조용히 가라앉아야겠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출처 |
미쳐 날뛰는 흑염룡이 다잉메시지를 쓰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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