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솔직히 전 지금은 개콘을 챙겨보지 않습니다. 그 전에 TV를 잘 안 보는 편입니다.</span></p><p><br></p><p>많은 유행어들이 개콘에서 나오지만 그것마저도 친구들이 하는 말을 듣거나 또는 인터넷에 글로 올라오는 걸 보고 알곤 하죠</p><p><br></p><p>저녁 식사를 많이 늦게 하는 편이라 저녁을 먹고 잠깐 텔레비젼을 돌리는데 개콘이 하더군요.</p><p><br></p><p>아마 변방의 북소리를 패러디하는 것 같은 복장으로 <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이봉원씨가 나오는 걸 봤습니다.</span><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 </span></p><p><br></p><p>TV가 오래돼서 글씨는 읽을 수 없었지만 왼쪽 위의 코너 제목을 보니 뭔가 상당히 길게 쓰여있더군요.</p><p><br></p><p>아마 무슨 특집 이런게 적혀있던 것 같습니다.</p><p><br></p><p>뒤잇는 코너에는 임하룡씨가 나왔고 흥미가 생겨서 <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대체 언제 끝나냐고 겉으로는 투덜대면서 끝까지 시청했</span><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습니다.</span></p><p><br></p><p><br></p><p><br></p><p>제가 개그콘서트를 처음으로 본 건 2002년 초였던 것 같습니다. <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생각해보니 우연히도 오유를 시작한 시기와 어느정도 일치하는 것 같네요.</span></p><div><br><p>신학기인데 학교에서 친구들이 '사바나의 아침' 코너를 흉내내는 걸 보고 저게 뭔가 하고부터 개그콘서트를 보게 되었죠.</p><p><br></p><p>정말 새로웠고 재미있었습니다. </p><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br></span></p><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일요일 아침에 디즈니 만화동산을 챙겨봤듯 일요일 저녁에 개그콘서트는 고정이었습니다. </span><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다른 채널에서 뭐가 하는지 알 필요도 없었죠.</span></p><p><br></p><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개콘 엔딩곡인 스티비 원더의 Part Time Lover 전주를 들을 때마다 돌아오는 월요일을 실감하는 절망스러운 그 기분은 누구나 알 겁니다.</span></p><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br></span></p><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어쩌면 요즘도 느끼시는 분들이 많을지도 모르죠.</span></p><p><br></p><p>각설하고, 이렇게 심현섭씨 언급대로 '13년'을 돌이켜보는 약 1시간 동안 참 감회가 새로웠습니다.</p><p><br></p><p>친구들이 이민정이니 문채원이니 아무리 떠들어대도 그게 누군지 얼굴조차 못 떠올리고 그냥 맞장구만 쳐주면서</p><p><br></p><p>이제는 텔레비젼에 나오지도 않는 이 많은 개그맨들 얼굴을 다 기억하고 있구나 싶기도 하구요.</p><p><br></p><p>앞으로 몇십년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을 그러나 입 밖에 낼 일은 없을 유행어들을 오랜만에 들으며 절로 웃음이 지어졌습니다.</p><p><br></p><p>오늘 사바나의 아침 할 때 '심현섭은 안나왔겠지? 나왔으면 아까 봉숭아 학당 했을때 맹구했겠지? 에이 역시 김대희가 대신 하는구나'</p><p><br></p><p>하다가 심현섭이 모습을 드러냈을 때도 전 웃음을 감추지 못했습니다.</p><p><br></p><p><br></p><p><br></p><p>한편 씁쓸한 점도 있었습니다.</p><p><br></p><p>하나는 역시 이제 나도 늙었다는 생각이었죠. 요즘 학생 애들이 이 특집을 보면 나와 같은 감정은 전혀 안들겠지 싶더라구요.</p><p><br></p><p>오히려 '에이 역시 특집은 재미없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뭐 시간 흐르는 걸 어쩔 수 있겠습니까만은..</p><p><br></p><p>또 하나의 씁쓸했던 점은 이번 특집에서 거의 코너마다 <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사회적 이슈에 대한 발언이</span><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 </span><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있었다는 데 있습니다.</span></p><p><br></p><p>그게 무슨 문제냐구요?</p><p><br></p><p>물론 제가 요즘 개그콘서트를 보지 않으면서 말할 입장은 전혀 되지 않지만</p><p><br></p><p>제 시야에 들어오는 모습으로는 <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요즘의 개그콘서트가 그런 역할을 잘 하지 못한다고 느꼈습니다.</span></p><p><span style="font-size: 10pt; line-height: 1.8;"><br></span></p><p>시대를 막론하고 시작해서 희극인들의 가치 중 하나는 부조리한 사회를 꼬집는 데 있다고 봅니다. 전통 탈춤같은 것도 그런 예가 되구요.</p><p><br></p><p>오늘 특집에서 봤듯이 예전 개그 스타일은 그런 풍자적 요소가 많았던 것 같은데 요즘의 개그는 많이 빠져있는 것 같아 아쉬웠습니다.</p><p><br></p><p>물론 현 정부의 언론 통제가 희극인들의 입을 틀어막고있다는 걸 알고는 있지만</p><p><br></p><p>그래서 그런지 개그맨들이 사회를 꼬집기에는 너무 주눅들어있는 게 아닌가 싶기도 했습니다.</p><p><br></p><p>시간이 늦어서 이만 글을 줄여야겠네요. 모쪼록 건강한 개그로 다음 특집에도 같은 감동 느낄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p></div><p><br></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