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적으로 난 음악을 들으며 걷는 걸 좋아한다.<br>걷기는 계절과 날씨에 따라 가능한 시간이 얼마 되지 않기 때문에 공기 좋고 비가 내리지 않으면 걷는 편이다.<br>저녁을 먹고 살짝 배가 꺼질 무렵부터 걷기가 좋다.<br>건강에 좋은 걷기는 빠른 템포로 살짝 땀이 날 정도가 좋은데 음악을 들으며 걸으면 참 상쾌하다.<br><br>대략 10분 정도 빠르게 걷고 나면 그다음부턴 음악을 끄고 명상을 하며 걷는다.<br>명상하며 걷는다는 것을 좀 의아하게 생각할 수 있다.<br>하지만 걸으면서 명상하는 것은 '경행'이라고 하는 단어가 있을 만큼 중요하고, 효과적이다.<br><br>일반적으로 명상은 종교와 관련이 없고(어떤 종교를 믿던) 누구에게나 좋은 것이지만<br>왜 명상이 좋고, 어떻게 명상을 해야 하는지 방법을 잘 모른다.<br><br>명상에는 목적이 있다. 막연하게 정신적 안정을 주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br>명상의 목적은 삼매에 드는 것이다. 흔히 말하는 독서삼매경을 생각하면 쉽다.<br>독서에 빠져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른다는 것인데 이 말이 참 명상의 특징을 정확하게 설명하고 있다.<br><br>삼매라는 것은 어떤 대상에 깊이 집중해서 그것을 잊어버리지 않고 몰입해 있는 것이다.<br>불교에서 법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놓은 것을 아비담마라고 하는데 모든 불교의 법은 아비담마로 해석할 수 있다.<br>아비담마의 문자적 뜻은 아비(더욱 높은) + 담마(법)이라고 하는데 경전을 교과서라고 하면 아비담마는 참고서쯤 되겠다.<br><br>자세히 쓰자면 한도 끝도 없으니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마음은 한 번에 하나를 알아차리는 기능만을 가진다.<br>마음이 어떤 대상에 완전히 몰입해서 그 대상을 놓지 않는다면 그것을 삼매라고 한다.<br>어떤 사람이 삼매에 들었다면 그 자신은 삼매에 들었다고 확신을 가질 수 있다.<br><br>예를 들어 1시간을 완벽하게 삼매에 들었다면 그 시간 동안은 어떤 외부의 자극도 알아차릴 수 없다.<br>옆에 폭탄이 떨어져도, 탱크가 지나가도 모른다. 하지만 걷다가 그럴 리는 없으니 안심하자.<br><br><br>서두가 너무 긴 것 같은데 방법을 지금부터 쓰겠다.<br>삼매는 기본적으로 40가지의 주제만을 가진다. 당연하겠지만 게임하면서 그렇게 집중해도 삼매에 들지 아니하는 이유기이도 하다.<br>명상 주제 중에 최고이고, 붓다가 깨달은 명상 주제인 호흡을 주제로 하자.<br>호흡 명상을 '아나빠나 사띠'라고 하는데 경전에 쓰여있는 대로 방법을 우선 쓰자면<br><br>1. 길게 들이쉬면서 '길게 들이쉰다'고 꿰뚫어 알고, 길게 내쉬면서는 '길게 내쉰다고' 꿰뚫어 안다.<br>2. 짧게 들이쉬면서 '짧게 들이쉰다'고 꿰뚫어 알고, 짧게 내쉬면서는 '짧게 내쉰다고' 꿰뚫어 안다.<br>3. 온몸을 경험하면서 들이쉬고 내쉰다. (여기서 말하는 몸은 숨의 몸이다.)<br>4. 몸의 작용을 편안히 하면서 들이쉬고 내쉰다. (여기서 말하는 몸은 숨의 몸이다.)<br><br>사실 일반적인 사람들은 삼매에 들기 어렵다. 기본적으로 앉아서 한 시간 정도를 명상하는데 <br>이런 삼매 수행을 아주 오래, 집중적으로 해야 될까 말까이기 때문이다.<br>하지만 이런 수행을 하는 그 자체만으로도 정신은 맑아지고 불교에서 말하는 공덕이 쏟아진다.<br><br>평범한 사람이 시간을 내어 앉아 수행하기는 어렵기에 경행은 일반인에겐 최고의 수행이다.<br>걷는 동안은 특별한 외부자극에 휘둘리지 않아 집중하기 쉽고, 오래 앉아 수행할 수 있는 체력과 집중력을 쉽게 얻을 수 있다.<br><br>위의 4가지 방법대로 하면 되지만 간단히 말하자면 코와 윗입술 사이에서 숨을 알아차리기만 하면 된다.<br><br>사람의 마음은 정말 다루기 어렵다. 그렇기에 많은 스님이 여러 비유를 하셨는데 몇 가지 알아보자.<br><br>'마치 송아지를 단단한 말뚝에 매어 놓으면, 이리저리 날뛰지만 곧 벗어날 수 없음을 깨닫고 말뚝 근처에 앉아 쉰다.'<br>이 비유처럼 마음을 코와 윗입술 사이에 매어놓는다고 보면 된다.<br><br>'성을 지키는 문지기는 안팎의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조사하지 않는다. 오로지 성문 앞에 서서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철저히 조사한다.'<br>위의 비유와 비슷하다. <br><br>이렇게 열심히 집중을 하다 보면 집중을 잘 하고 있는지 아닌지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br>아비담마에 따르면 호흡은 마음이 일으킨다. 마음이 집중되면 자연스레 호흡이 미세해지는데 심지어 편안히 걷는 동안에도 미세해진다.<br>호흡이 편안해지고 미세해지지만, 정신은 말짱해진다.<br><br>마음은 하던 것을 계속하려는 특징이 있다. <br>그래서 집중을 잘 했다면 경행을 끝내고 집에 돌아와도 마음이 매우 안정되어있는 것을 느낄 수 있다.<br>잡생각이 안 나고 마음은 부드러워질 것이다.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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