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시사 게시판에 글을 올리려니까 제한이 걸려 자유 게시판에 올립니다</div> <div>죄송합니다</div> <div> </div> <div>1. 현장의 모습 </div> <div> </div> <div> 조금 멀리 돌아서 이야기를 해볼까요? 시위 현장에 안나가신 분들은 텔레비젼에서 싸우는 것만 보셨을 겁니다. 현장은 의외로 느낌이 다릅니다. <br>광우병 당시에 대한문에서 처음 물대포 쏘던날 현장에 있었습니다. <br>최근에는 집회에 참여 못했고, 요새는 우리나라에 없어서 아예 못갑니다만 <br>크게 달라지지는 않았을 거에요. 집회 처음 가보시는 분들에게는 꽤나 비현실적인 장면이 될 겁니다. <br>대한문에서 멀찍이 떨어진 곳에서는 사람들이 불피워놓고 도란도란 노래부르면서 놀고 있었습니다. <br>조금 앞으로 가보면 사람들이 구호 조금 외치고요. 조금 더 앞으로 가면 갑자기 차벽이 나타납니다. <br>거기서부터 상황이 달라집니다. 그 몇십미터 간격만에요. </div> <div>왜냐하면 차벽은 싸우자는 의미로밖에 해석이 안되거든요. <br>불복종을 말하면서 온 사람들 앞에 물리적인 상징, 불통의 상징을, 가져다 놓습니다. 불복종을 말하고 왔는데 거기에 복종해야겠습니까? <br>차벽은 그래서 싸워야 하는 대상이 됩니다. 경찰이 해야 하는 일이 시민의 안전을 위한 시위의 관리라면, 차벽이라는 물리력을 거기에 놓아서는 절대로 안됩니다. 넘고자 하는 자 앞에 무엇을 넘으면 되는지를 보여주니까요. </div> <div>대부분의 사람들은 청와대로 가고자 하는게 아닙니다. 거기에 차벽이 있으니, 복종하라는 상징물이 있으니 넘으려 하는 것이지요. <br>애초에 차벽에 복종할 사람들이었다면, 시위를 하러 가지 않았을 겁니다. 시위는 불복종이니까요. 단순한 논리입니다. <br>우린 개 돼지가 아니니까요. 사람은 불복종을 말할때 강요에 굴복하지 않습니다. <br>여튼 그 날 차벽에 막혀서, 물대포 맞으면서 많은 생각을 했었습니다. 우리 세금으로 만든 버스 경찰이 이상한 용도로 쓰는것도 짜증났습니다. <br>우리 세금으로 낸 걸로 이상한 짓 하니 조금 옆으로 치워두겠다는데 사람이 맞으면 죽을것 같은 흉기를 쏘아대더군요. <br>(그 날, 우리는 더 싸웠어야 합니다. 물대포에 손도 못대도록 당시에 제대로 싸웠다면 백남기씨가 그리 돌아가시지 않았을 겁니다.그래서 우리는 백남기씨에게 사죄해야 합니다. ) </div> <div> </div> <div>2. 앞으로 마주하게 될 것들.</div> <div> </div> <div>아마도 그들은 시위에 참여한 사람들을 조각조각 내려고 할 겁니다. <br>폭력시위-평화시위의 두가지 시위대로. <br>합법시위-불법시위의 두가지 시위대로 <br> 순수한 참가자-정치선동꾼의 두가지 시위대로요. <br>그렇게 시위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정체성을 부여해주고 나면, 시위에 참여한 사람들이 서로를 비난하기 시작할 겁니다. <br>깃발을 들고 온 조직 참가자에게 일반 참가자는 깃발을 내리라고 할 것이고, <br>일반 참가자들에게 조직 참가자들은 '여태 싸워온게 우린데 왜 이러냐'고 서운해 할겁니다. <br>순수한 참가자들은 정의당, 노동당에서 온 참가자들을 의심할 것이고, 노동당 정의당에서 온 사람들은 그게 왜 의심받을 일인지 고민하게 되겠지요. </div> <div>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지금은 그렇게 비난하며 한가하게 굴 때가 아니라는 겁니다. <br>상대방은 여전히 국가 기관을 장악하고 있는 현실 권력입니다. 목숨 걸고 국가를 장악했고, 사유화했습니다. <br>그리고 지금 목숨이 백척간두에 몰린 상황에서 온갖 방법으로 살아 남으려고 들 겁니다. <br>그리고 그들이 가장 무서워 하는게 모여 있는 시민들이고요. </div> <div>싸우지 마세요. 각자의 방법이 의심스러워도, 당장은 그럴 때가 아닙니다. <br>폭력시위, 비폭력시위, 순수, 선동같은 단어들은 일단 그냥 잊어버리면 좋겠습니다. 서로 다른 방식으로 싸우는 사람들입니다. <br>앞에서 으쌰으쌰 하는 분들이 뒤에 있는 분들에게 같이 하자고 하지 않는다면, 뒤에 계신 분들도 그냥 저런 식으로 싸우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받아들이세요. </div> <div>지금은 서로를 비난할 때가 아닙니다.</div> <div> </div> <div>3. 싸움의 방법</div> <div> </div> <div> 우리가 이명박근혜의 시대를 거치면서, 시위가 어떤식으로 분쇄 되는지 보아 왔습니다. 교묘하고, 노련하게 시위를 분쇄하는 사람들이 정치판에, 언론에 포진하고 앉아서 사람들을 조각내어 놓으면 시위는 알아서 추동력을 잃는 것이지요. </div> <div>그에 맞서는 방법은 단순합니다. 기본적으로는 '쪽수'입니다. <br>광화문에 60만명이 모였던 광우병 촛불의 절정-그리고 퇴각을 위한 마지막 외침-을 기억합니다. <br>그 날- 아마도 가장 많은 선동꾼과 폭력시위대와 불법 시위대가 모였을 그 날, 어떤 언론도 불법 시위를 논하지 못했습니다. <br>모든 언론이 그날만은 민주주의를 이야기했고, 현장에 카메라를 가져갔고, 시민의 목소리를 담았습니다. <br>그 날만은 이명박대통령이 아침이슬을 따라불렀지요. (젠장) </div> <div><br>그리고 다시 한 번 적자면, 서로 비난할 시기가 아닙니다. 다시한번 말씀드리지만, 국가가 사유화되었습니다. 그를 위해 목숨을 건 자들이 자기 목숨을 지키려고 발버둥치고 있습니다. 그것도 우리가 준권력을 무기로 삼아서요. 상대는 죽자고 달려드는데, 폭력이니 비폭력이니 하는 단어들로 비난하고 싸울 여유같은거 없습니다. <br>한명이라도 더 모이고, 각자의 방법을 그냥 일단 인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어떤 일이 있었는지 증언해야 하고요. </div> <div> </div> <div>4. 결국 거리. </div> <div> </div> <div>상황에 대한 이런 저런 논의가 오가고 있습니다만, 모든 일은 결국 거리에 얼마만큼의 사람이 모였는지로 결정날 겁니다. 사람들이 무관심해지면 정치는 어물쩍 넘어갈 것이고, 사람들이 모이면, 탄핵이든 하야든 망명이든 일어날 겁니다. 한 정부의 실권을 내려 놓게 하는게 목표라면, 그에게 위임한 힘에 상응하는 시민의 힘이 모이지 않으면 불가능합니다. 민주주의적 절차에 의해 뽑힌 대통령입니다. 내려오기 위해서는 또 다른 민주적 절차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시민들의 직접행동 뿐입니다. </div> <div>쓸데 없이 긴 글 여기까지 읽어주셨다면 감사합니다. 막상 저는 광장에 서지 못하는 상황이 조금 안타깝습니다.  <br></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