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일 하다보니 막차를 놓쳐서 집에 못 가고 있어요.</div> <div>혼자 있다보니 수다라도 떨고 싶은데 다들 잘 테니까 싶어서 멍하니 있어요.</div> <div> </div> <div>집에 가서 쉬고 싶은데 겁이 많아서 밤에 택시는 못 타요.</div> <div>번화가라 엄청 시끄러웠는데 점점 그 소리도 낮아 지고 있네요.</div> <div>몇 년 전에는 회사에서 금요일에 간간히 밤샘 했었는데, 진짜 오랜만에 회사에서 밤을 보내요.</div> <div>거의 16시간 모니터를 봤더니 눈이 빠질 것 같아요.</div> <div>그래도 시간 때울 건 컴퓨터 밖에 없네요. 잠도 안 오고...</div> <div> </div> <div>밖에서 놀고 있는 신랑한테 대리 불러 집에 가는 길에 들러서 태워가면 안 되겠냐고 전화 했더니,</div> <div>대리비가 더 싸서 집에 차를 놓고 왔으니 택시 타고 들어 갈 거라고 헛소리를 해요.</div> <div>대리비가 더 싼데 왜 차를 놓고 왔어? 라고 물어도 말이 안 통하고,</div> <div>너무 신이 났는지 몇 시인지도 모르고 너 어디냐고 자꾸 물어 봐서 계속 잘 놀으라고 전화 끊었어요.</div> <div> </div> <div>토요일 당직인데, 출근시간까지 6시간 남았어요.</div> <div>대표님이 일찍 출근하는 편인데 2~3시간 뒤면 마주칠 것 같아서 24시간 카페를 찾아 가야하나,</div> <div>어디를 가야 하나 하고 있어요.</div> <div> </div> <div>사실 그제 생일이었는데, 회사 사람들 아무도 몰랐나봐요.</div> <div>단체방에 축하한다고 한 사람이 올리면 모두들 주르륵 다는데,..... 없었어요.</div> <div>난 팀원도 없고, 설연휴까지 겹쳐서....</div> <div>어차피 설연휴 때문에 바빠서 집에서도 잊고 그냥 지나 가는 경우도 많아요.</div> <div>이제는 알았어도 축하해 주는 게 더 민망하겠죠.</div> <div>내가 헛살았구나 싶으면서 앞으로 나는 축하 메세지 안 올리고 선물도 안 줄거라고 생각해 보기도 하고,</div> <div>내가 열심히 안 살아서 그런가 생각해 보기도 하고 이틀 내내 그랬어요.</div> <div>그래도 다른 데서 케이크는 두 개 받았네요.</div> <div> </div> <div>슬슬 일어나서 나가 봐야 겠어요.</div> <div>비는 그쳤으려나, 창 밖을 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네요.</div> <div>핸드폰에는 비가 오고 있긴 한데..</div> <div> </div> <div>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