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g width="500" src="http://jkl123.com/data/bbs/con_mrE117.jpg" border="0" vspace="1" hspace="1" alt="" filesize="45907"><br><table width="95%" align="center" border="0" cellspacing="2" cellpadding="2"><tbody><tr><td align="center" valign="top"> <div align="center"><a><img width="500" src="http://jkl123.com/data/bbs/con_D4dGeU.jpg" border="0" vspace="1" hspace="1" alt="" filesize="41210"></a> </div></td></tr></tbody></table><br><br><p class="mainfont">법적으로 세금을 납부할 의무가 있는 사람 혹은 기업이 실제로 그 부담을 전부 지는 것은 아닙니다.<br>경제적 관계에 의해 그 부담 중 일부 혹은 전부가 다른 경제주체에게 전가(shifting)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br>세금 문제를 다루는 경제학의 분야인 재정학에서는 바로 이 조세 부담의 전가 문제가 중요하게 다뤄집니다.<br><br>미친 듯이 뛰어오른 집값을 안정시키기 위해 다주택 소유자의 세금 부담을 무겁게 만들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br>그런데 어떤 사람은 다주택 소유자에 대한 세금 부담이 결국 세입자들에게로 모두 전가될 것이라는 점을 들어 반대를 하고 있습니다.<br>만약 이런 일이 실제로 일어난다면 그건 꽤 골치 아픈 문제가 되겠지요.<br><br>얼핏 보기에 다주택 소유자에게 중과세를 해보았자 세입자에게로 그 부담이 모두 전가되고 말 것이라는 주장은 상당히 그럴듯해 보입니다. <br>사실 다주택 소유자가 늘어난 세금 부담을 세입자에게 떠넘기려 할 것이라는 점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습니다.<br>전월세 계약을 다시 맺을 때 세금 부담이 더 커졌으니 임대료를 더 내라고 요구할 게 분명하니까요. <br><br>그러나 그와 같은 시도가 성공을 거둔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br>임대주택의 공급자(다주택 소유자)는 당연히 임대료를 높여서 부르겠지만, 수요자(세입자)가 그런 요구를 그대로 수용할 것인지는 확실치 않기 때문이지요.<br>공급자가 가격을 올려 부른 데 대해 수요자는 나름대로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을 갖고 있는 법입니다.<br><br>다주택 소유자에게 부과된 세금의 부담이 실제로 세입자에게 전가되는지의 여부는 결국 실증분석, 즉 통계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의해 밝혀져야 할 문제입니다.<br>그러나 간단한 이론을 통해 전가가 이루어질지의 여부에 대해 비교적 정확한 예측을 할 수 있습니다.<br>무슨 복잡한 이론도 아니고 그저 경제학원론 수준의 아주 단순한 이론만으로도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br><br>이창용 박사와 함께 쓴 『경제학원론』 80페이지와 81페이지를 보면, 어떤 상품의 공급자에게 부과된 물품세(excise tax)의 부담이 수요자에게로 전가될 수 있는지의 여부에 대한 설명이 나옵니다.<br>바로 이 분석틀을 그대로 사용해 다주택 소유자에 대한 세금 부담이 세입자에게로 전가되는지의 여부를 예측해 볼 수 있습니다.<br>즉 이 분석틀을 임대주택시장에 바로 대입함으로써 세금 부담의 전가 여부를 알아낼 수 있다는 말입니다.<br><br>위쪽의 그림에는 아래로 내려가는 모양의 수요곡선과 위로 올라가는 모양의 공급곡선이 그려져 있습니다.<br>경제학원론을 배울 때 맨 처음 배우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이 두 곡선이 교차하는 E점에서 균형이 이루어진다는 사실입니다. <br>이 그림을 보면 수요와 공급의 상호작용에 의해 아이스크림 한 통의 (균형)가격이 1만 5천원으로 결정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br><br>그런데 정부가 아이스크림 공급자에게 한 통당 3천원의 물품세(excise tax)를 부과했습니다. <br>그렇게 되면 세금을 내야 하는 공급자는 과거에 부르던 가격에서 3천원을 더 높여 부르게 되겠지요.<br>세금도 원가의 일부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당연히 가격을 그만큼 높여 부르게 됩니다.<br><br>아래쪽에서 보는 그림은 바로 그 세금의 부과가 아이스크림의 가격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br>그림에서 원래의 공급곡선은 S로 나타나 있습니다.<br>아이스크림 공급자가 과거보다 3천원을 더 높여 가격을 부를 경우의 공급곡선은 옅은 붉은색으로 그려진 St가 됩니다.<br>원래의 공급곡선을 3천원에 해당하는 거리만큼 위로 이동시킨 곡선이 바로 그것이지요.<br><br>그림을 보면 아이스크림에 통당 3천원의 물품세를 부과했지만, 세금 부과 후의 아이스크림 가격은 3천원에 못 미치는 폭으로 오른 것을 볼 수 있습니다.<br>세금 부과 후의 (균형)가격이 Pt임을 알 수 있는데, 이것은 가격이 3쳔원에 못 미치는 폭으로 올랐다는 것을 뜻하는 것입니다.<br>공급자는 3천원을 더 올린 가격을 불렀지만 수요와 공급 상호작용의 결과 3천원에 못 미치는 폭으로 올랐다는 말입니다.<br><br>편의상 Pt가 1만 7천원이라고 가정하기로 합시다. <br>그렇다면 원래 통당 1만 5천원을 내고 아이스크림을 사먹었던 소비자는 이제 1만 7천원을 내고 사먹어야 합니다.<br>즉 2천원을 더 내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는 뜻인데, 이는 공급자가 내야 하는 세금 3천원 중 2천원이 소비자에게로 전가되었다는 말입니다.<br><br>만약 세금 부과 후의 아이스크림 가격이 1만 8천원이 되었다고 하면 원래 공급자가 내기로 되어 있는 세금의 부담이 100% 소비자에게로 전가된 셈입니다.<br>소비자만 3천원 더 높은 가격을 내고 공급자는 예전처럼 1만 5천원의 가격을 받을 수 있으니까요.<br>이것이 하나의 극단적인 가능성입니다.<br><br>이와 극단적으로 대조되는 경우가 세금 부과 후에도 아이스크림 가격이 1만 5천원에서 아무 변화가 없는 경우입니다.<br>이 경우 소비자는 예전처럼 1만 5천원을 내면 되고, 공급자는 예전보다 3천원 더 낮은 1만 2천원을 받게 됩니다.<br>결론적으로 말해 공급자가 내기로 되어 있는 세금 부담의 전가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뜻입니다.<br><br>그렇다면 이 두 극단적인 경우는 어떤 상황에서 관찰할 수 있을까요?<br>우선 첫 번째 경우, 즉 세금 부담의 100%가 소비자에게로 전가되는 결과는 수요곡선이 수직선인 때 발생합니다.<br>여러분들 스스로 수직선의 수요곡선을 그려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측해 보십시오.<br>세금 부과 후의 가격이 3천원만큼 올라간 것을 쉽게 알아낼 수 있을 겁니다.<br><br>두 번째 경우, 즉 세금 부담의 전가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 결과는 공급곡선이 수직선일 때 발생합니다.<br>공급곡선이 수직선일 때는 그걸 위로 3천원만큼 들어올려 보았자 아무 변화가 생기지 않습니다. <br>즉 조세 부과 후의 공급곡선 St와 원래의 공급곡선 S가 똑같다는 말입니다.<br>그리고 이는 세금이 부과된 후에도 가격에는 아무런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br><br>그럼 이제 임대주택시장으로 돌아와 과연 이 시장이 그 두 가지 극단적 경우의 어느 쪽에 더 가까운지 생각해 보기로 하지요.<br>수요곡선이 수직선이라는 것은 가격이 아무리 올라도 수요자는 울며겨자먹기로 그 가격을 수용해야 한다는 것을 뜻합니다.<br>그렇기 때문에 임대주택 공급자가 세금이 중과되었다고 임대료를 올려 부르면 그대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br><br>그런데 임대주택 공급자가 임대료를 더 높이 올려 부르면 세입자는 다른 곳으로 옮겨 갈 수도 있고 아예 집을 사버리기로 결심할 수도 있습니다.<br>이것은 임대주택의 수요곡선이 수직선은 결코 아니라는 것을 뜻합니다.<br>따라서 다주택 소유자가 세금 부담을 고스란히 세입자로 전가시킨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 됩니다.<br><br>반면에 임대주택의 공급곡선은 수직선에 매우 가까울 가능성이 큽니다.<br>예를 들어 임대주택 5채를 갖고 있는 다주택 소유자가 있다고 합시다.<br>이 사람이 임대료 변화에 맞춰 임대주택 공급량을 변화시킬 수 있습니까?<br>최소한 단기적으로 그 가능성은 제로입니다.<br>임대료가 오른다고 7채를 공급할 수 없는 일이고, 임대료가 내린다고 3채로 줄여서 공급할 수도 없는 일이니까요.<br><br>지금까지의 논의를 종합해서 정리해 보겠습니다.<br>현실적으로 보아 임대주택시장의 공급곡선은 수직선에 가까울 가능성이 큽니다.<br>임대료가 오르고 내리는 데 대해 임대주택 공급량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는 말입니다.<br>이는 임대주택 공급자, 즉 다주택 소유자에게 중과된 세금이 세입자에게로 전가되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는 뜻입니다.<br><br>물론 이론과 현실은 다를 수 있습니다.<br>현실에서는 다른 여러 가지 이유로 세입자에게로 세금 부담이 전가되는 결과가 빚어질 수 있습니다.<br>그러나 내가 지금까지 설명한 이론적 분석은 그와 같은 전가가 일어나기가 매우 어렵다는 점을 시사해 주고 있습니다.<br>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와 같은 이론적 예측이 현실과 들어맞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습니다.<br><br>하다 보니 여러분에게 경제학 강의를 한 셈이 되었습니다.<br>지루하게 느끼셨다면 정중하게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br>이론적 관점에서 불 때 다주택 소유자에 대한 세금의 중과가 세입자에게로 전가되기는 어렵다는 결론만 이해하실 수 있으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br><br></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