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요즈음 주변 사람들에게서 제일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가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관한 것입니다.<br>“소득주도성장 정책으로 우리 경제가 크게 활성화될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을 자주 받는 거지요.<br>잘 몰라서 경제학자인 내 의견을 들으려 하는 사람도 있지만, 마음속으로는 이미 답을 찾아 놓고서 짐짓 그런 질문을 던지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br>그 답이란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입니다.<br><br>보수언론은 현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갖는 이런저런 문제점을 비판하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br>그들의 논조를 보면 지금 한국경제는 전대미문의 위기에 빠져 있고 그 주범이 바로 소득주도성장 정책입니다.<br>소득주도성장 정책을 당장 폐기하지 않으면 우리 경제가 하루아침에 거덜이 날듯 호들갑을 떨고 있습니다.<br><br>MB가 대통령이 된 이래 우리 경제는 10년 이상 줄곧 3%대의 경제성장률에서 허덕여 왔습니다. <br>이런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내년도 전망을 2.9%로 고작 0.1% 하향조정하니 무슨 큰 난리라도 난 것처럼 떠들어 댑니다.<br>이 정부 츨범 직전 2015년과 2016년 두 해에 걸쳐 경제성장률이 겨우 2.8%밖에 되지 않았다는 사실은 까맣게 잊은 듯 말입니다.<br>만약 지금의 한국 경제가 위기상황이라면 그것은 이명박근혜 정권 이래로 계속되어 온 위기지 결코 이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만들어낸 위기가 아닙니다.<br><br>한 가지 아이러니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처음 들고 나온 것이 바로 박근혜 정권이라는 사실입니다.<br>그때 보수언론이 그 정책을 지금처럼 맹렬하게 비판하고 나섰던 기억은 전혀 없습니다.<br>또 다시 “내로남불”이라는 말을 머리에 떠올리게 됩니다.<br>보수정권이 그걸 추진하면 문제가 없는데, 진보정권이 추진하면 문제가 되는 듯 말하고 있으니까요.<br><br>솔직하게 말해 그때 나는 소득주도성장이란 개념 그 자체에는 지지를 보냈습니다.<br>다만 그것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행에 옮길지를 두고 당시의 정책을 비판했을 뿐입니다.<br>소득주도성장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중, 저소득층의 소득이 획기적으로 늘어나야 하는데, 그것을 가능케 하는 그 어떤 구체적 정책의 뒷받침도 없었다는 게 문제였습니다.<br>고작 한다는 것이 배당을 늘리도록 유도한답시고 배당소득에 엄청난 조세혜택을 주어 재벌들에게 수십억, 수백억원의 예기치 않은 이득을 가져다 준 일뿐이었습니다.<br><br>또 한 번 솔직하게 고백한다면, 나는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경제를 크게 활성화시키는 성공을 거둘 것이라고 전망하지 않습니다.<br>보수언론이 말하고 있는 것처럼 그것이 문제투성이의 정책이라고 보지는 않습니다만, 정부가 말하고 있는 것처럼 경제 활성화의 일등공신이 될 가능성도 크지 않다고 보는 것입니다.<br><br>이론적 관점에서 볼 때 한계소비성향이 상대적으로 높은 중, 저소득층의 소득을 늘려주는 것이 경기회복에 도움이 된다는 건 맞은 말입니다.<br>그러나 중, 저소듣층의 소득을 엄청난 규모로 늘려주지 않는 한 그와 같은 경로를 통한 부양효과는 그리 크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br>그리고 이것은 어디까지나 단기적 부양의 성격을 갖는 것이고, 장기적 성장동력의 확충과는 직접적 관련이 없습니다. <br><br>그 동안 세계 각국에서 정부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관찰해온 결과를 정리해 보면 정부가 경제를 망치는 것은 비교적 쉬운 일입니다.<br>당치도 않은 포퓰리즘 정책이 나라 경제를 하루아침에 거덜을 내버린 베네주엘라 같은 나라가 대표적 예지만, 정부의 잘못된 정책이 경제를 망친 경우는 아주 흔하게 관찰할 수 있습니다.<br>그러나 정부가 단기간에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결코 아닙니다.<br><br>수요의 부족으로 인해 경제가 일시적으로 불황국면에 빠져 있을 때 케인즈적인 확장정책을 통해 회복세로 돌려놓은 일은 상대적으로 쉽습니다.<br>그러나 정부의 정책을 통해 성장잠재력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일은 매우 어렵습니다.<br>MB의 그 허황된 ‘747공약’의 귀결을 보면 잘 알 수 있는 일입니다.<br><br>한 동안 전 세계 시민들은 감세정책과 규제철폐 등을 통해 경제를 획기적으로 활성화시킬 수 있다는 신자유주의자들의 허황된 주장에 매료되어 있었습니다.<br>그러나 미국의 신자유주의 실험 결과가 의심의 나위 없이 보여주듯, 그들의 주장은 헛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br>한 마디로 말해 신자유주의적 정책은 그들이 약속한 기적은 가져오지 못하고 분배상태의 악화라는 부작용만 가져왔던 것입니다. <br>여러분이 잘 아시듯, 현재 미국은 선진국들 중 가장 나쁜 분배상태를 보이고 있을 뿐 아니라, 역사상 가장 나쁜 분배상태에 접근해 가고 있습니다.<br><br>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나는 소득주도성장 정책 역시 기적적인 경제활성화를 가져오지 못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br>그러나 지금 경제가 겪고 있는 몇 가지 문제가 소득주도성장 정책에서 비롯되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br>예를 들어 꽁꽁 얼어붙은 투자심리라든가 성장률의 하락은 소득주도성장 정책과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br><br>다만 정부가 너무 서두른다는 느낌을 주어 경제 전반의 불안 심리를 자극했다는 점은 인정합니다.<br>보수언론의 부채질 때문에 불안 심리가 너무나도 쉽게 확산될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고려했다면 좀 더 신중하게 정책을 추진하는 현명함을 발휘할 수도 있었다고 생각합니다.<br>어떤 이유에 의해서든 국민이 정부의 정책에 대한 신뢰를 갖지 못하면 정책은 성공을 거둘 수 없습니다.<br><br>비록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경제를 획기적으로 활성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오지 못한다 하더라도, 그 정책은 나름대로의 장점을 갖는다고 믿습니다.<br>나날이 양극화가 심해져 가고 있는 상황에서 중, 저소득층의 경제적 지위가 더 이상 떨어지지 않도록 노력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바람직한 일입니다.<br>실현되지도 못할 ‘낙수효과’(trickle-down effect)를 기대하고 부자를 더욱 부자로 만들어주는 정책을 쓰는 것보다는 훨씬 더 낫지 않습니까?<br><br>신자유주의적 정책이든 소득주도성장 정책이든 경제를 하루아침에 변모시킬 수 있는 묘약은 없습니다.<br>아무리 뛰어난 능력의 정부가 등장한다 하더라도 경제성장률을 단숨에 1% 포인트라도 뛰어오르게 만들 수 없습니다.<br>경제성장률에 대한 과도한 집착은 정책을 잘못된 방향으로 이끄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br><br>생색이 나지 않고 시간이 들더라도 정부의 정책은 경제의 펀다멘탈을 튼튼하게 만드는 데 주안점을 두어야 합니다.<br>막힌 데를 뚫어주고 매듭진 곳을 풀어주는 한편, 공정한 게임이 이루어지도록 인도하는 심판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는 말입니다.<br>기본에 충실한 정부가 가장 효율적인 정부가 될 수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br><br>차제에 소득주도성장 정책은 아예 중, 저소득층의 소득을 보장하는 데 주안점을 두는 정책으로 전환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br>이를 통해 획기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다는 주장이 반대파의 공격을 불러일으키는 주원인이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br>사회적 약자들의 삶을 적극적으로 개선시키는 데 정책의 초점을 맞추겠다고 하는 데 누가 감히 거기에 돌을 던지겠습니까?<br><br>영어에 “Slow and steady”라는 표현이 있습니다.<br>느리지만 꾸준히 어떤 목표의 달성을 위해 노력하는 자세를 일컫는 말입니다.<br>현 정부에게 절실하게 필요한 지혜가 바로 이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br>서두르다 모든 것을 수포로 돌리지 말고, 천천히 그러나 끊임없이 노력함으로써 국민에게 희망을 불어넣어 주어야 할 것입니다. </p> <p><br></p> <p><br></p> <p><br></p> <p><br></p> <p><br></p> <p><br></p> <p><br></p> <p><br></p> <p>최근 경제이슈에 관해 좋은 글이 올라와 같이 보자고 가져왔습니다. </p> <p>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