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을 굴려 보다 높은 수익을 돌려준다”고 선전하는 변액연금보험 가입자 10명 가운데 8명은 평균적으로 보험 가입 9년 후에 계약을 해지해도 원금조차 돌려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br><br>15일 채이배 국민의당 의원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서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40대 남성이 월 20만원씩 10년간 붓는 국내 생명보험사의 변액연금상품(기대수익률 연 3%)에 가입해 9년 차에 중도 해지할 경우 원금(2,180만원) 회수는커녕 평균 62만7,494원을 손해 보는 것으로 계산됐다. 같은 기간 은행 적금만 부어도 약 135만원(올 8월 기준 평균금리 1.6% 적용)의 세후이자를 챙길 수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br><br>이는 17개 보험사의 변액보험 상품 가운데 사업비가 가장 많이 들어간 상품과 가장 적게 들어간 상품을 표본으로 추출, 총 25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상품이 여러 개라도 사업비가 같은 곳은 1개의 상품만 포함됐다.<br><br>변액연금은 고객이 낸 보험료를 채권과 주식 등에 투자한 뒤 원금과 수익금을 연금으로 지급하는 실적배당 상품이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국내 변액보험 총 자산(올 7월 기준 약 106조원)은 최근 5년간(2012년 약 73조원)새 절반 가까이(약 47%) 급증했다. 보험사들이 고객들에게 “운용 실적에 따라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고 장기 투자를 하면 원금을 손해 볼 가능성도 적다”고 적극 홍보한 덕이다.<br><br>하지만 보험사들의 주장과 현실은 사뭇 달랐다. 생보협회가 공시한 변액연금 평균 투자수익률(연 3%)을 25개 상품에 적용해 9년차(109회차) 해지환급금을 추정한 결과, 해지환급금(원금+수익금)이 원금보다 높은 상품은 3개에 불과했다. 환급금이 가장 높은 상품은 미래에셋생명의 ‘온라인 변액연금보험 무배당1704(최저보증형)’으로 원금 2,180만원보다 210만원이 많은 2,390만1,741원을 돌려줬다. <br><br>전체의 80%가 넘는 나머지 22개 상품은 해지환급금이 원금보다 적었다. 손에 쥐는 돈이 가장 적은 상품은 ‘삼성생명 최저연금보증형 변액연금보험(무배당) 평생 든든하게’로 원금보다 약 209만 적은 1,970만9,659원만 받을 수 있었다. 해지 시점을 가입 후 7년으로 앞당기면 25개 상품 중 1개를 제외한 모두가 원금 손실을 볼 만큼 변액연금의 수익률은 저조했다. <br><br>다만 이는 사업비에 따른 환급액 차이를 알기 쉽게 평균 수익률을 적용한 결과로, 실제 투자수익률에 따라 각 상품별 환급액은 다소 달라질 수 있다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채 의원은 “보험은 중도 해지 시 이미 지출한 사업비와 위험 보험료를 공제한 잔액만 환급해주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오는 것”이라며 “변액연금의 유지율(상품 가입 후 계약을 유지하는 비율ㆍ7년 차 22.1%) 역시 높지 않아 대다수 가입자가 손실을 보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br><br>사업비에는 설계사 등에 지급하는 판매 수당 등이 포함되는데 계약 후 10년까지 보험료의 3~17%를 매달 보험사가 떼 간다. 채 의원은 “사업비에 따라 환급금의 차이가 큰 만큼 가입 시 꼼꼼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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