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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dungeon_643158
    작성자 : Fathance
    추천 : 0
    조회수 : 216
    IP : 125.176.***.152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6/10/16 03:38:10
    http://todayhumor.com/?dungeon_643158 모바일
    [소설] 짧은 글
    옵션
    • 창작글
     그건,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오래전의 일이다. 수없이 많은 시간 축을 넘으며 하잘것없는 과거는 잊은 지 오래니 분명 아득하다는 말조차 아득할 지경으로 오래된 일. 바로, 시간의 틈새로 빨려 들어가기 전의 '나'는 어떤 사람이었나.
     아무리 떠올려보려고 해도 떠오르지 않았다. 굳이 떠올릴 필요가 있기나 한 걸까 싶지만, 한 번 신경이 쓰여버린 이상 그만둘 수가 없었다.

     아득한 기억을 떠올린다.
     희미한 기억을 끄집어낸다.
     흐릿한 기억을 되새기려 한다.

     몇 번을 시도해봐도 결국 기억은 떠오르지 않았다. 너무 생각한 탓이었는지 되려 머리가 지끈거렸다. 머리를 짚은 채 축 처진 모습에 그만 걱정을 끼친 것인지 그녀가 내게 다가와 걱정하는 말을 건넸다. 어디 아픈 거야? 나는 슬며시 미소를 지어주는 것으로 답을 대신했다.
     다시금 생각을 계속해보려고 했지만, 계속 머리가 아파졌다. 뭔갈 생각할 수조차 없을 정도로. 정말로 괜찮은 거야? 그녀의 목소리가 귓가를 맴돌았다. 더 걱정을 끼쳐선 안 되겠지. 난 괜찮아. 웃어주며 말했지만, 믿음이 영 가지 않았던 모양이었는지 그녀의 얼굴에서 걱정이 가실 낌새가 없었다.
     정말로, 괜찮아. 그렇게 말하며 머리를 쓰다듬어주자 그제야 억지로 제 머리를 끄덕이는 듯했다. 그만큼이나 힘들어 보였다는 거겠지.

     …더이상 그녀에게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았기에, 머리도 식힐 겸 잠시 눈을 붙이기로 했다. 한숨 자고 일어나면 틀림없이 두통이 가실 것으로 믿으면서.


     소년이 쇠사슬에 단단히 묶인 채 울부짖고 있었다. 아파요. 제발, 제발 살려주세요. 간절히 애원했지만, 소년의 말은 허망하게 공중으로 흩어지기만 할 뿐이었다. 몸에 잔뜩 새겨진 상처로 인해 고통스러워하면서 몸부림을 쳐봐도 벗어날 수는 없었다.
     그런 육신의 고통보다도 더욱 소년을 고통스럽게 만드는 것은, 마음에 깊이 새겨진 상처였다. 잊어버리지 않는 이상 사라지지 않을 상처로 흐느끼면서 소년은 울부짖듯이 빌고 있었다.

     제발 구원자를 보내주세요. 하늘의 어딘가에 있을지도 모르는 신을 향해서 빌었다.
     누구라도 좋으니 단 한 번만이라도 내 이름을 불러줘요. 자신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는 사람들을 향해서 빌었다.
     난 절대 괴롭기 위해 태어나지 않았어요. 하지만 소년의 말은 그 누구에게도 닿지 못했다.



     "누, 누가 너 같은 거 좋아한대? 혼자 멋대로 추측한 거잖아! 네 주제에 나대지 말란 말이야, 바보야!"

     소녀는 매몰찬 말을 내뱉고는 거침없이 고개를 돌렸다. 거부의 말들. 한 점 의심할 여지가 없는 확고한 거부의 말뿐이었다. 청년은 소녀의 말에 고개를 숙였다. 여태껏 청년이 들어온 여러 거부의 말과는 전혀 다른 느낌에 청년은 가슴이 아려오는 기분을 느꼈다. 깊은 상심. 전에 느껴본 적이 없는 괴로움. 마치 눈물이라도 흘러나올 듯한 고통에 청년은 소녀에게서 등을 돌리고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청년이 멀어지는 듯한 느낌에 소녀는 황급히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그곳에는 이미 아무도 없었다. 소녀가 매몰차게 내뱉은 말에 상처를 입은 것은, 청년뿐이 아니었다. 소녀 자신도 제 본심과는 전혀 다르게 튀어나오는 말들로, 고통을 받고 있었다.

     청년이 있었던 자리를 바라보는 소녀의 얼굴은 발갛게 상기되어 있었다. '널 너무 좋아해서, 들킬까 마음에도 없던 가시 돋친 말이 자꾸만 튀어나가.' 금방 울음이라도 터질 듯 눈시울이 붉어지고 있었다. '네 일그러진 얼굴을 보면 나도 마음이 쓰리지만, 어쩔 수가 없어.' 곧 넘쳐흐르는 감정을 이겨내지 못하고 소녀는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당장에라도 청년에게 사과의 말을 건네고 싶어 했지만, 소녀는 제자리에서 차마 발을 뗄 수가 없었다. 제 말에 상처를 입어버린 청년의 얼굴을 똑바로 볼 용기가 없었다. 그 사실에 소녀는 더더욱 서럽게 울었다. 미안하다는 말은 한숨과 눈물에 뒤섞여 땅으로 떨어지기만 할 뿐이었다.



    안녕하세요. 흔한 아라드의 죽창덕질하는 글쟁이입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러니까 여러분! 닼나크리랑 듀란아슈를 파세읍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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