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인터넷 커뮤니티라는게 얼굴을 맞대지 않는 공간이다 보니 자신과 생각이 다르거나 혹 틀리다고 생각하면 </div> <div>본인이 평소에 표현할 수 있는 화보다 더 많은걸 표출할 수 있는 곳이 온라인이라는 공간이 아닌가 싶네요.</div> <div> </div> <div>저는 전남 광주에 살고 있는 평범한 서른두살이구요.</div> <div>하는 일은 교통사고조사직을 5년 정도 했습니다.</div> <div>이 일을 해오면서 정말 많은 사고들을 다루었고 </div> <div>1년 정도면 보통 1000건에서 1200건정도의 사고들을 처리합니다.</div> <div> </div> <div>제가 적발한 음주사고 혹은 위장사고(보험사기)등으로 면허가 취소되거나 </div> <div>몇백 혹은 그 이상의 금액들을 벌금으로 낸 운전자들이 수도 없이 많습니다.</div> <div> </div> <div>정신적으로 굉장한 스트레스와 협박들에 시달리며 </div> <div>육체적으로도 힘들죠...</div> <div> </div> <div>겉으로 보기에는 허울 좋은 보험사 명함을 파고 일을 하고 보수도 자격요건에 비해 많이 받는 편이라 </div> <div>주변에서는 마냥 편한 일로 하고 있지만 이면에는 말로 다 할 수 없는 어려움들이 있습니다.</div> <div> </div> <div>뭐 이렇게 글을 쓰는 요지는 딱 한가지 입니다.</div> <div>얼마전 신호없는 T자형 교차로에서 무리하게 좌회전하여 들어오는 차량 때문에 사고가 날뻔했다는 어떤 분의 글 때문입니다.</div> <div> </div> <div>영상을 보고 저는 딱 한가지 생각만 했습니다. </div> <div> </div> <div>"사고 안나 다행이네."</div> <div> </div> <div>여러분들도 잘 알고 계시겠지만 여러분들께서 사고가 발생하여 가입된 종합보험에서 현장출동팀을 보내준다고 하여 오는 인원들 혹은</div> <div>그 이후에 여러분들께서 통화하시는 대물이나 대인 담당자들이 늘 이야기 하지만 바퀴가 굴러가고 있는 사고에서 100% 사고는 없다고 하지요.</div> <div> </div> <div>자 그럼 신호없는 교차로에서 직진 차량과 좌회전 차량이 사고가 발생하였을때 누가 피해자일까요.?</div> <div>여러분이 생각하시는대로 직진차량과 회전차량의 사고에서는 직진차량이 피해자가 될 것 입니다. 물론 유형은 다양합니다 꼭 직진차량이라고 해서 </div> <div>피해자가 되는 경우는 없습니다.</div> <div> </div> <div>사고가 발생하고나서 여러분들은 보험사에 전화를 할 것이고 이래저래 협의가 잘 안된다면 경찰서에 가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할 수도 있겠지요.</div> <div> </div> <div>제가 이 일을 하면서 망자사고 즉 사망사고현장에 나간 횟수가 5년동안 약 3~4회 정도 됩니다.</div> <div> </div> <div>5년이면 적어도 5천건의 사고를 처리했는데 사망사고 출동횟수는 왜 이렇게 적냐구요?<br></div> <div>사망하신 분들은 현장에서 보험접수를 하실 수 없거든요.</div> <div> </div> <div> </div> <div>이쯤에서 제가 나갔던 현장 한가지를 말씀드릴게요.</div> <div> </div> <div>제가 이 일을 시작한지 1년여정도 지났을 시점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div> <div> </div> <div>제 출동관할지 끝자락에서 난 사고였죠.</div> <div>그곳은 시골길로 인적도 드물고 가로등도 거의 없는 한적한 국도였고 비가 오는 날이였습니다.</div> <div> </div> <div>현장에 도착하고 저는 무엇을 어찌해야 할지 어떻게 상황을 정리해야 할지 잘 모르겠더군요.</div> <div>큰 덤프트럭 후륜바퀴에는 사람의 것으로 보이는 살점과 피들이 잔뜩 묻어있었습니다.</div> <div> </div> <div>기억을 하기 싫어서 그런지 지금은 그 이미지만 강렬하게 떠오르네요.</div> <div> </div> <div> </div> <div>사고내용은 이러했습니다.</div> <div> </div> <div>그곳은 편도 1차로만 있는 시골 국도였고 덤프기사가 차고지로 사용하는 곳은 좌회전이 안되는 중앙선이 있는 곳이였습니다.</div> <div>덤프기사는 비가 오는 그 국도를 따라가던 중 자신의 차고지로 들어가기 위하여 좌회전을 하였고 갓길을 따라 자전거를 타고 가던 두 형제 중 </div> <div>한명을 덮쳤습니다.</div> <div> </div> <div>그 아이는 광주에 있는 대학병원으로 후송하였다가 그곳에서는 수술이 불가하다는 말을 듣고 서울로 후송을 갔으나 그 곳에서도 </div> <div>다리 접합은 힘들었고 다리를 절단하였다고 들었습니다.</div> <div> </div> <div>사고현장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들을 마치고 관할경찰서에 가니 덤프기사와 교통조사담당관이 마주 앉아있는 광경을 바라보았습니다.</div> <div> </div> <div>덤프기사는 넋이 나가있더군요.</div> <div>조사관은 중앙선침범이 인정될 경우 10대중과실 사고에 해당되기 때문에(그 당시에는 10대중과실만 존재했습니다.)</div> <div>형사처벌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지금 후송된 피해자는 다리를 절단해야 할 상황이라며 말하는 조사관의 표정도 씁쓸하더군요.</div> <div> </div> <div>일의 특성상 경찰서를 자주 방문하는데 인피가 미미한 교통사고에서 마주하던 조사관이 아닌 한 사람의 사람으로써 피해자와 가해자 </div> <div>모두를 안타까워 하는 한 사람의 사람을 그 날 보았습니다.</div> <div> </div> <div>그 이후로 제가 하던 일에 대해 생각을 달리 하게 됐습니다.</div> <div> </div> <div>나는 돈을 벌고자 하는 일이 누군가에게는 일생이 바뀌는 순간이 될 수도 있구나...</div> <div> </div> <div>제가 그 분의 글에 다소 공격적인 단어로 방어운전을 강조했던건 다른 이유가 없습니다.</div> <div> </div> <div>누가 피해자 가해자냐를 떠나 사고라는 것은 인명을 앗아갈 수도 있는 재해입니다.</div> <div> </div> <div>그러나 자연적인 재해와는 달리 사람이 충분히 예방할 수도 있다는 것 입니다.</div> <div> </div> <div>위에 적었던 사망사고 나가보면 사고내용에 대해 따지는 사람 아무도 없습니다.</div> <div>이미 운전자는 죽어있기 때문에 말이 없습니다.</div> <div> </div> <div>제가 사고현장에서 다투는 운전자들에게 꼭 하던 말이 있습니다.</div> <div> </div> <div>"그나마 사고가 경미하여 이렇게 두분이서 다투기도 하고 화도 낼 수 있는겁니다"</div> <div> </div> <div>당신의 소중한 가족이 동생이 그 사고로 인하여 운명을 달리한다고 생각해 보세요.</div> <div> </div> <div>어떻게든 과실 조금 덜 가져가려고 싸우는 모습 상상할 수 없을겁니다.</div> <div> </div> <div>2~3년전 지역뉴스에 나왔던 운남동 4중추돌 현장에 제가 있었습니다.</div> <div> </div> <div>화물 탱크로리 차량이 가장 뒤에 있었고 가장 앞에는 몇톤인지 기억은 잘 안나지만 큰 트럭이였고 </div> <div>가운데 두 차량은 1톤 화물차량이였습니다.</div> <div> </div> <div>가장 앞서 달리던 트럭에서 적재물이 떨어졌고 이를 보고 순차적으로 급정차를 하였지만 </div> <div>가장 뒤에 달리던 탱크로리 차량이 앞서가던 차량들을 추돌하였고 가운데 두 1톤 화물차량에 타고 있던 탑승객들은 </div> <div>큰 부상을 입었고 운전자는 다리를 절단하여야 했습니다. </div> <div> </div> <div>운남동은 편도 4차선이지만 인근에 신도시와 공단들이 있어 차량통행량이 굉장히 많은 곳입니다.</div> <div> </div> <div>사고가 일어난 차량들의 공통된 과실은 안전거리 미확보였으며 과속이였습니다.</div> <div> </div> <div>물론 나에게는 그런일이 일어나지 않으리라 생각하며 사는게 사람이죠.</div> <div> </div> <div>뭐 쓰다보니 감정이입이 많이 돼 하고자 하는 말이 자꾸만 퇴색되는거 같아 이만 줄이렵니다.</div> <div> </div> <div>인명을 앗아가는 사고에는 후회뿐입니다.</div> <div> </div> <div>늦은 시간에 댓글들을 확인하던 중 뭣도 모르는 멍청이가 댓글을 단다고 하기에 홧김에 글을 써내려온게 사실입니다만 </div> <div> </div> <div> </div> <div>제가 하고자 했던 말은 이전에도 지금도 분명합니다.</div> <div> </div> <div> </div> <div>"누가 잘했냐 잘못했냐보다는 당신의 그리고 상대방을 목숨을 지키는게 가장 중요하다는 겁니다."</div> <div> </div> <div> </div> <div>제가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div> <div> </div> <div>지금껏 겪어왔던 우리나라의 잘못된 교통사고 처리방법과 보험사의 무분별한 과실협의 그리고 일부 </div> <div>소비자들의 무지함과 횡포에 대해 글을 적어보고 싶네요.</div> <div> </div> <div> </div> <div>문제의 본질을 봐야하는데 누군가의 잘못만을 밝혀내고 싶어합니다...</div> <div> </div> <div>문제는 썪어가고 있는데 누군가 그 문제를 책임지고 물러나기만을 바랍니다...</div> <div>정작 본질은 내버려둔체...</div> <div> </div> <div>두서 없는 글 여기까지 읽어주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div> <div>아무쪼록 다가오는 2016년에는 상대방의 무지 또한 이해하는 저를 포함한 여러분이 됐으면 좋겠습니다.</div> <div>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