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시작되고 필리핀에서 한국으로(4월1일) 한국에서 일본으로(10월25일) 들어왔습니다.

간단히 두 나라의 입국과 자가격리를 비교해 보겠습니다.

4월1일 한국 들어갔을 때 인천공항 도착시간이 새벽 5시였는데요.

입국시에 한국내 연락처를 적어라 그래서 형의 전화번호를 적었죠. (그때 한국폰 없었음)

그런데 전화번호가 맞는 지 그 자리에서 새벽인데 전화걸어 확인하더군요.

형은 자다가 일어나서 전화받았겠죠. 전화번호 확인 용도로 쓰는 일반전화가 10대 쯤 놓여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위치추적 되는 자가격리 앱을 깔았고 설명을 들었고요.

공항에 나와서 해외 입국자 전용버스를 타고 광명역으로 이동, 거기서도 해외입국자들은 완벽하게 동선 분리되어 있었습니다.

엘리베이트도 따로 타고 화장실도 따로 지정되어 있었고 전용 대합실에는 음료수 있었네요.

광명역에서 마산가는 KTX는 맨뒤에 한칸을 해외입국자 전용으로 사용하였고요.

마산역에 내리니 또 체온 재고 대기해있던 구급차로 격리하는 곳까지 데려다 주었습니다. 구급차 비용은 무료. 격리 지원 물품 셋트를 주더군요.

*4월 1일 기준이라 지금은 체계가 바뀌었을 수도 있습니다.

이후 격리생활은 위치추적이 되는 앱을 통해 하루에 두번 몸 상태 전송하였고 보건소에서 건강상태를 묻는 전화가 몇 번 왔습니다

 전화기를 놔두고 외출하는 케이스를 대비하여 불시 방문도 있었고요.

방문할 건 데 전화로 불편한 거 없냐 물어보셔서 마우스 건전지 떨어졌다니까 건전지+음료수 사다 주셨네요.

 미안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

격리 끝나고 나니 수고했다고 농산물 셋트가 집으로 도착했습니다. 이건 지자체별로 많이 다른 듯 하네요.

결론: 한국 빡쎔. 근데 잘해줌.

그리고 일본에 10월 25일 들어왔습니다.

한국에서 미리  코로나 검사받고 음성확인서 들고 들어왔습니다.

그게 있더라도 나리타 공항에서도 다시 검사받습니다.

한국은 코와 입에 면봉을 집어넣어서 채취하는 데 일본은 침을 용기에 모아서 줍니다.

은근히 침이 안 나아요. 채취하는 곳 앞에 침 잘 나오라고 레몬 사진을 붙여놓았더라구요.

일단 일본은 서류가 많습니다.

 서류받고 사인하고 이동하라는 창구로 이동해서 서류 제출하면 그 과정을 했다는 증명스티커를 받고 또 그 다음 서류를 받습니다.

이동 하라는 데로 가서 제출하고 또 받고 또 제출하고...

이런 걸 대여섯번 한 것 한 것 같네요.

 서류확인직원이 체온도 재고 서류에 탑승객 정보도 다 기록하고 코로나 검사면봉이 들어있는 튜브도 전달해 줍니다.

 탑승객 명단이 빼곡히 쓰여져 있는 A4용지에서 줄서 있는 탑승객의 이름을 찾아서 칼과 자를 이용하여 그 이름을 잘라낸 다음 그 이름을 서류와 코로나 검사튜브에 붙입니다.

A4 용지에서 7포인트 폰트 크기로 적혀있는 탑승객의 이름을 하나하나 찾아서 

또 그걸 칼로 잘라서 테이프로 그걸 붙이는 직원들을 보고 정말 안스러운 마음이 듭니다.

그 직원분들은 얼마나 답답하고 바쁠까, 아니 그냥 원래 당연히 그래야 하는 줄 알 수도 있겠네요.

 그렇다면 답답함도 없을 겁니다.

서류좋아하는 나라라는 건 알았지만 공항에서의 비효율적인 시스템을 보니 안구에 습기가 찹니다.

연락가능한 전화번호를 적으라 해서 해서 일본 폰 번호를 적었는 데 한국과 달리 그 번호가 맞는 번호인지는 확인하지 않습니다.

양심에 맡긴다는 취지는 좋을 지 모르겠지만, 코로나 시국에는 관리부족이라 생각됩니다.

대중교통 이용은 불가하다고 합니다.어떻게 숙소까지 갈거냐 그래서 지인이 마중나온다고 했습니다.

저는 지인의 차를 타고 도쿄로 들어왔지만, 아무도 통제하지 않아요.

 실제로 나리타에서 전철타고 들어왔다는 후기도 많습니다. 

위치추적앱 같은 거 깔지 않았고요.

검사결과가 나올때까지 약 한시간 번호표가 붙어 있는 지정된 의자에서 대기하였습니다.

결과가 음성으로 나와서 입국심사대로 이동하여 입국수속하였습니다.

코로나 대응 직원들의 역할은 여기 까지입니다.

입국수속을 마치면 아무 것도 규제가 없습니다. 

전철을 타고 이동하는 지 아닌지 전혀 신경쓰지 않고 그 흔한 안내판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격리기간 중에는 매일 한번 전화가 오는 데, 자동음성 전화입니다. 

몸에 발열이 있느냐는 말에 없다라고 대답하면 끝입니다.

두어번 정도 전화를 받지 못하였으나 아무런 추가 조치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14일이 지나니 전화는 더 이상 오지 않았고, 따로 신고하거나 통지 받는 것 없이 그냥 그대로 일상 복귀.

자가 격리 기간에 돌아다녀도 전혀 파악을 할 수 없는 시스템이었습니다.

결론

일본이 서류는 훠얼씬 많이 제출하고 시간 많이 걸리고 복잡한데 정작 통제는 하나도 안 됩니다.

예전엔느 스피드의 한국, 디테일의 일본....그랬었는 데....완전 아날로그 디테일입니다. 책임이 어디에 있는 지를 밝히는 그런 서류만 잔뜩 있고, 정작 중요한 건 다 놓치고 있네요.

일선 공무원들이 이런 시스템의 문제를 모를 리 없다 생각하는 데 그냥 시키는 대로만 하고 있는 느낌입니다.

 시키는 사람은 책상머리에서 자기에게 책임이 오지 않게만 만들어서 시키고요.

일본이 쇠락하고 있는 이유를 압축적으로 보는 듯 했습니다.

*일본도 코로나 입국 절차가 많이 바뀌었습니다. 지금은 좀 더 나아졌을래나 모르겠네요. 어디까지나 2020년 10월 25일 입국기준입니다. 

안타까운 마음이 많습니다. 

특히나 코로나로 아날로그 재팬의 아쉬운 부분들이 많이 보이네요.

나름 일본에 오래 산 사람들이 요즘 자주 하는 말....

지금 일본이 우리가 알던 일본이 아니여....

우린 분명 선진국으로 유학을 왔었는 데...이게 선진국의 시스템이 맞는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