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p> <p>매우 진지한데다 속상해서 털어버리듯 쓰는 일기 같은 글이므로 반말(죄송)</p> <p> </p> <p> </p> <p>우리 아들은 중3이다.. 그런데 왜 아직 중2병이 안낫는지 모르겠다. </p> <p> </p> <p>생각해보면 중1때부터 병의 초기 증세가 보였다. 뻑하면 학교 조퇴..</p> <p><span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조퇴도 그냥 조퇴가 아니다. </span></p> <p><span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학교에서 엎어지면 코닿는 곳에 집이 있는데 걸을수가 없어서 집에 못온다고 전화가 온다.</span></p> <p><span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그럼 나는 회사 바닥을 머리카락으로 쓸어준 후, 급하게 반차를 내고 학교로 가야한다. </span></p> <p><span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한팔엔 책가방 한팔엔 아들을 데리고 병원으로 간다.</span></p> <p><span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 </span></p> <p><span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그런데 여기서 또 문제 발생. </span></p> <p>그렇다. 중2병은 내과에서 진단이 내려지질 않는다. </p> <p>아무 이상이 없다. 그냥 학교 제출용 진료확인서만 돈주고 뗀다. </p> <p>그날 저녁. 학원 갈 시간이 상당히 지난 후 아들은 핸드폰 게임을 하며 시시덕거리고 있다. </p> <p>그럼 나는 용가리가 되지만.. 입에서 불이 뿜어져 나오는 것을 참아가며 하루를 마감한다. </p> <p> </p> <p>한때는 우리 아들이 수퍼맨인가 생각도 들었다. </p> <p>친구랑 싸웠댄다. 친구 손가락이 부러졌댄다. 손가락 성장판 부분이 다쳐서 친구 엄마가 난리가 났다.</p> <p>나는 또 머리카락으로 학교 바닥을 쓸어준다.. 친구 엄마에겐 돈도 준다..</p> <p>하루 뒤 또 전화가 왔다. 말리던 친구가 뼈에 금이 갔다고 한다. </p> <p>아니 우리 아들은 수퍼맨인가. 손만 닿으면 부러지네...? </p> <p> </p> <p>그런 일들이 중1 내내 있었다. 나는 회사를 쉬기로 했다. <span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아들의 심리 상담도 시작하였다. </span></p> <p>하지만 내 생각과는 달리 아들의 조퇴와 패악은 계속 되었고 연말까지 고쳐지지 않았다. </p> <p> </p> <p> </p> <p> </p> <p>중2초반. 괜찮아지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나는 다시 회사를 나가기 시작했는데..</p> <p>새학년 새교실이지만 아들은 역시 조퇴를 밥 먹듯 하고.</p> <p>심지어 불특정 다수의 여자애들에게 무턱대고 들이대 학교에서 문제가 되었다. </p> <p>아놔. 여자애한테 들이댔다고 학교에 불려가본적 있는가. 내 아들이지만 진심 빡친다. </p> <p>자세한 내용은 나도 여자라 이해가 안되서 생략한다. </p> <p> </p> <p><span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종종 할머니댁에 놀러가 하루 1박 하고 돌아오곤 했는데 </span></p> <p>사실.. 놀러가는건 핑계고 잔소리 없이 핸드폰 게임을 즐기기 위해서였다. </p> <p>알지만... 나도 좀 쉬고 싶어서 보냈다. </p> <p>며칠 후 할머니가 전화가 왔다. 당신은 쓰지 않은 카드가 300만원이나 긁혀있단다.. </p> <p>내역을 보니 아이폰에서 현질을 300만원어치 했다. </p> <p>어른이 인증해줘야하는 게임이 있어서 할머니한테 인증해달라고 했댄다.</p> <p>알고보니 신용카드 인증이었다... 기함을 했고 이새끼를 조졌으나.. </p> <p>아들은 죽어도 자기는 모르는 사실이라고 했다. </p> <p>핸드폰을 까서 현질 내역을 까발려도 자긴 그게 왜 그런지 모른단다..</p> <p>중2병은 아들이 걸렸는데 왜 흑염룡은 내 속에서 날뛰는지 자꾸만 입에서 불이 뿜어지려고 했다. </p> <p>환불? 못받았다. 이미 사용해서 안된다고 한다. 그렇게 나는 게임회사에 300만원을 바쳤다.</p> <p> </p> <p><span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이런 일들이 연이어 터지자 친구들이 수근대는 소릴 들었는지 학교에 아예 안가기 시작했다. </span></p> <p>안가고 갑자기 가출크리... 심지어 자살하겠다는 문자와 함께 사라짐.. </p> <p>경찰 신고 들어가고 반톡에도 자살문자 남겨 반 전체 애들이 동네를 찾아다녀줌.</p> <p>그러나 제발로 집에 들어왔고. 이후 나는 가정내 아동학대 등의 문제가 없었는지 조사를 받았다. </p> <p>통상적인 절차니 이해해달라는 경찰도 내가 불쌍해보였나보다.</p> <p>자꾸만 입에서 불이 뿜어져 나오려고 한다. 내 안의 흑염룡이 계속 자라는 중인거 같았다. </p> <p> </p> <p> </p> <p> </p> <p>중3. 코로나로 학교를 안간다. 아들이 너무 신나한다. </p> <p>웃긴다. 나도 학교에서 전화 안받고 불려가지 않게 되니 좀 살거 같았다. </p> <p>그런데 한달 뒤 담임이 전화가 왔다. 온라인 클래스를 안들어서 수업일수가 부족하다고</p> <p>이대로면 졸업을 못한다고 했다. 밀린거 빨리 해치우란다...</p> <p>나는 출근 전에 아이의 아침과 점심을 준비하고 </p> <p>퇴근하고 오면 온라인 클래스도 제대로 하는지 매일매일 체크해야 했다. </p> <p> </p> <p>학원을 맨날 빠지려고 한다... 다니지 말라니까 학원은 다녀야겠댄다. </p> <p>일주일에 두세번 빠지는데 왜 다니려고 하는지 도통 이해가 안된다. </p> <p>힘들어서... 머리가 아파서... 배가 아파서.... </p> <p>우리 아이는 왜 이렇게 매일 아픈걸까 심각하게 고민도 해보고 전반적인 검사도 해보았으나</p> <p>진심.. 아무런 이상도 없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지경이었다. </p> <p> </p> <p>학교 등교가 재개됐다. 그래봤자 한달에 일주일쯤.. </p> <p>매일매일 자가검진을 해야되는데 학교 가기 싫은 날은 항상 열이나 호흡곤란에 체크를 해 등교 중지가 떴다.</p> <p>그냥 등교만 중지 되는게 아니다. 코로나 검사를 받아서 음성결과를 학교에 제출해야 재등교가 가능하다. </p> <p>옘병... 이번엔 애랑 동네 병원에 가는게 아니라... 자가운전해서 선별 진료소로 가서 검사를 받아야 한다. </p> <p><span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5월부터 9월까지 코로나 검사만 3번을 받았다. </span></p> <p>선별 진료소 직원이 날 알아볼것만 같아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상황에 감사해야될 지경이었다. </p> <p> </p> <p>결국 내가 열받아서 학원을 때려쳤다. </p> <p>기말고사를 봤는데.. 하.... 찍어도 이거보단 잘 하겠다 싶을 점수가 보였다. </p> <p>뭐. 상관 없다. 나는 아이 점수에 연연하지 않는다. 제발 학교만 매일 잘 가달라고 속으로 빌었다.</p> <p> </p> <p>그렇게 다가온 3학년 2학기.</p> <p>여전히 학교를 제대로 등교하지 않아... 수행평가를 보러 몇번이고 학교를 재등교 하라는 전화가 왔다. </p> <p>내가 선생이어도 빡칠거 같다.. 담임과 고등학교 진로상담 전화를 했는데 </p> <p>이런식이면 고등학교 말고 그냥 대안학교를 가는게 낫지 않겠냐는 소릴 들었다. </p> <p>고등학교 선생님들은 입시가 최우선이라 아이의 심리 상태를 고려하긴 정말 어려운 환경이라서</p> <p>중학교 정도의 배려도 받기 어려울거 같다고... 그러면 아이가 더 힘들어질거 같다고.. </p> <p>담임선생님이 진심으로 걱정해주는걸 알거 같았다. 좋은 대안학교도 추천해줬다. </p> <p> </p> <p>ㅅㅂ 대안학교 비용이 너무 비싸다. </p> <p>입학예치금이 천만원. 매달 90만원의 수업비. 그 외에도 기부금이 오백이상... </p> <p>거기다 부모의 참여도 엄청 필요하단다.. </p> <p>그럼 나는 회사를 그만 둬야하는데.. 남편의 수입만으론 저 수업비 감당 못한다. </p> <p>(둘째도 있고 시부모님도 생활비를 드리는 판이라 그렇다.)</p> <p>무리를 해서라도 대안 고등학교를 보내야하는지 </p> <p>아니면 어차피 검정고시 봐야하는거 그냥 일반고 보내보다 정 안되면 자퇴를 시킬지 고민이 된다. </p> <p> </p> <p> </p> <p> </p> <p>이 판국에 아들놈은... 지가 다시 다니겠다던 학원을 또 밥 먹듯 빼먹어서 </p> <p>어제 불을 뿜으며 다니지 말라고 했다. (소리지르진 않았다.)</p> <p>학교는 이번주가 쉬는 주간이라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할지 모르겠다. </p> <p> </p> <p>심지어 심리상담하던 병원에서는.. </p> <p>입원치료를 고려해보는게 어떻느냐고 한다. </p> <p>두렵다. 주변에서 아이를 어찌 볼지. 그리고 과연 이 녀석이 이것을 받아들일수 있을지.</p> <p> </p> <p>내 속에 너무도 크게 자라버린 흑염룡은.. 매일매일 불을 뿜어대는데 </p> <p>그것을 참느라 속이 까맣게 다 타버렸다. </p> <p>차라리 내가 그냥 다 타버렸으면 좋겠다. 타서 없어지면 좋겠다.</p> <p> </p> <p>이 글을 쓰던 도중 사장 호출이 왔는데.</p> <p>회사 상황이 안좋아서 올 연말까지만 나와달란다. </p> <p> </p> <p>어디가 끝인지 모르겠다. </p> <p> </p> <p> </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