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었습니다.
초기멤버로 12년을 다니던 회사가 상장도하고 돈도 많이 벌고
승진도 하고 스톡옵션도 두둑히 받았습니다.
좀 살만해졌습니다.
그런데 어느순간 돌아보니 모든 것이 허망했습니다.
회사에 돈이 도니 사람들도 같이 빙글빙글 돕니다.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 하던 회사가
돈은 있는데 가오가 없는 회사가 되어버립니다.
그래서 3억이 넘는 스톡옵션 포기하고 나옵니다.
그리고 지금 작은 사무실에서 게임 개발중입니다.
제가 개발하고 같이 나온 디자이너가 함께합니다.
사무실은 2월에 잡았는데 급한 일 먼저하고
본격적인 개발은 두달 되어가네요.
배운게 도둑질이라고 게임은 만들겠는데 홍보가 문제입니다 .
누가 그러더라구요.
돈 없이 홍보하려면 오유니 웃대니 클리앙이니 커뮤니티 활동이라도 해야 한답니다.
서른 넘으면서 자기 말에는 자기가 책임을 져야한다는 개똥 철학아래
가입도 안하고 눈팅만하던 사이트들을 하나하나 가입합니다.
활동 안하다가 홍보글 올리면 잘린답니다.
스파이처럼 정체를 감추고 활동하다가 적절한 때 홍보를 하라고 귀뜸해줍니다.
그런데 그것도 부지런해야 합니다.
미친듯이 일만하다보니 찬란하게 빛났던 내 유머의 전성시대는 어디가고
말로 누굴 웃길 자신도 없습니다.
첨부한 이미지는 개발중인 2D턴제 RPG의 주인공입니다.
그래도 나름 인디게임인데 머리 노랗고 정의감에 불타는 전형적인 친구를 주인공으로 하는 건
너무 식상한 것 같아서 토끼를 주인공으로 결정했습니다.
앞으로 4~5개월정도 더 개발해야 합니다.
아직 저녀석 이름은 정하지 않았습니다.
나중에 이름 공모를 해볼까 생각중입니다.
누가 읽어줄지 모르겠지만 힘내서 또 만들어보겠습니다.
다음에 혹시 또 들르면 게임 스샷도 좀 첨부하고 하겠습니다.
지금은 좀 부끄럽고 첫글이라 뻘쭘합니다.
즐거운 불금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