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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bestofbest_251278
    작성자 : 시나브로아사
    추천 : 180
    조회수 : 43099
    IP : 211.36.***.112
    댓글 : 30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16/06/26 23:13:29
    원글작성시간 : 2016/06/24 02:49:48
    http://todayhumor.com/?bestofbest_251278 모바일
    헤어진 너의 프사가 바뀌었다.
    Screenshot_2016-06-24-01-54-40.png


    아마도 넌 지금 남자친구와 다시 이별을 한 것 같다.

    그럴 것 같았어.


    너의 프사배경에 있던 그와의 사진이 사라지는 순간 그런게 아닐까 싶었어.


    너를 만났던 그 시절이 떠오른다.

    내가 5년간의 만나왔던 사람과의 실연으로 잠도 못자고 수면제를 비타민제 처럼 먹었던 그 시절에

    나는 너 때문에 따듯해 질 수 있었어, 인생이 추울 때 너를 만나 나를 꽃으로 대해 준 네가 고마웠어.


    나의 불완전한 위치와 불완전한 나의 몸상태 때문에 항상 

    내 손에 날아 들었던 네가 날아갈까봐 겁이 나 살얼음 위를 걷기가 참 힘들었어

    그리고 마침내 우리에게 그런 일들이 생겼었지

    네 탓이라고 하진 않을게 그냥 내 탓이라고 할게

    따져봐야 무슨 의미가 있겠어, 이미 다 지난 일인걸

    좋은 기억만 안고 살기에도

    이 세상은 충분히 짧고 벅찬걸 말이야.

    그래도 어떻게 우리 나의 미련 덕분인지 너의 미련 덕분인지 어찌어찌 가끔 연락이 되어 

    5월 2일에는 다정하게 문자도 하고 서로 준비하는 것에 응원도 하고 그런 착각속에 우리가 어쩌면 연결 되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그런 환상속에 조금은 희망을 갖고 살았었어

    그리고 이내 나는 입원을 하였지. 수술을 하기 위해서 말이야

    내가 '힘드네요, 그래도 날씨는 좋네요'라고 보내던 날이 그 날이었어

    하지만 답장은 오지 않았어, 그리고 페북에서 내 사진을 지운 그 날 말이야

    그래 나한테만 공개해둔 우리의 커플사진이 사라진 그 날 5월 10일은 너한테는 새로운 만남의 시작이었겠지만

    나에게는 병원의 잿빛 벽지에 매달린 링겔이 빗방울처럼 똑똑 떨어지는 걸 멍하니 바라보던 날이었어.

    그 날 있던 너의 시합을 응원을 직접 못해준게 미안했어 그래도 너랑 마지막으로 통화할 때 이미 난 입원해야 되는 걸 알고 있었으니깐

    그랬으니깐...미리 힘내라고 문자해둔 건 잘 한거 같아.

    너와 헤어지기 전에 이미 이런 상태였음을 난 알고 있었고 잦은 일상들로 지쳐하는 네가 너무 안타까웠어 

    꽃처럼 싱그러운 네가 나라는 사람을 만나서

    나 덕분에 웃는 만큼 나 때문에 우는 일도 많아지는 것 같아서 그게 너무 마음이 아파서 ..어쩔줄 몰랐어

    그리고 넌 내가 아니어도 행복할 수 있을 것 같았어

    너는 아니? 

    꽃다운 사람을 만나

    참으로 가슴이 먹먹해지는게

    얼마나 슬픈일인지 

    그래서 놓아야 하는 그 상황들이 얼마나 슬픈지 말이야


    네가 물었던 그 날밤 너의 목소리가 생각난다.

    "오빠는 내가 진짜 행복했으면 좋겠어?"

    주저없이 나는 말했다.

    "응, 나는 진짜 네가 행복해졌으면 좋겠어"

    그리고 마지막으로 전화했을 때

    "이제 나도 조금 있으면 행복해 질 것 같아"라고 했던 너의 말에

    새로운 사람이 있음을 직감했었어.

    그래, 나보다 너를 더 사랑한 사람은 없더라도 너를 더 행복하게 해 줄 사람이야 있겠지 싶었어.


    그러나 카톡프사에 다정히 찍은 사진에 내 마음이 얼마나 위선이었는지 나는 알게 되었어.

    나는 여전히 널 그리고 사랑하고 있었던거야 다만 내 상황이 그렇다고 자조하고

    내 환경이 그렇다고 자조하고 너와의 상황들에 자조하며 그냥 괜찮겠지 라는 마음으로 그랬던거야


    정확히는 그래, 난 네가 행복해지길 원했어.

    다만 그게 나와의 사람외에는 싫었던 것 같아.

    나와 행복해지길 원했던 거였어.

    이런 나의 이중적이고도 위선적인 모습에 너무나 소름끼쳐서 몇날 몇일을 술을 마셨다.

    너를 위해 수취인불명의 편지도 꾹꾹써보고 지우고 찢었다가 다시 주워 붙이는

    그런 날들이였어

    너는 짧은 날동안 사귄 것 같네.

    정식으로 지금 헤어진 남자친구와는 1개월 가량 만났듯 싶어.


    그런데 말이야 난 네가 지금 남자친구랑 헤어지면 기분이 되게 좋을 줄 알았어

    '그래도 나만한 남자 없지?' 이런 우쭐거림이 기분 좋을 줄 알았어

    우리의 시간이 다른 누구에게 따라 잡히는걸 원하지 않았으니깐 우리의 시간과 차이나는 만큼 기분이 좋을 줄 알았어

    그래서 되게 기분 좋을 줄 알았어


    근데 있잖아.

    막상 우울해 하고 있고

    슬퍼하고 있을 네 생각을 하니깐

    난 되게 기분 좋을 줄 알았는데

    안 그러네

    나는 네가 지금 사람과 헤어져서 얼마나 슬플까? 

    이런게 걱정이 돼

    헤어진 전전 남자친구 주제에 이런 걱정이나 오지랖 넓게 하고 있다니

    참 나도 빌어먹을 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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