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도 제 만화를 보십니다. <div>지금 그리는거 같은 거 말고<br><div>맨날 미생이나 이끼같은, 송곳같은 작품을 그리라고 말씀하십니다.</div> <div>저는 장르가 아예 다른 만화를 그리고 있구요.</div> <div><br></div> <div><br></div> <div>저도 미생과 이끼 송곳을 정말 감명깊게 읽었고 </div> <div>윤태호 작가님 최규석 작가님 두분다 존경하는 작가님이십니다.</div> <div>저라고 그런거 안그리고 싶을까요?</div> <div><br></div> <div>하지만 세상에는</div> <div>마음의 소리가 있는가 하면 송곳 같은 작품도 있는 법이라고 생각합니다.</div> <div>그것에 우열이란것이 있을까요.</div> <div><br></div> <div>세상엔 초밥도 있고 냉면도 있잖아요..</div> <div><br></div> <div><br></div> <div>그렇게 말씀하실때마다 제 만화가 부정당하는거같아 슬퍼집니다.</div> <div>그리고 절대 아버지 입맛에 만족할 만화를 제가 평생 그릴수 없을거 같다는 생각이 들고요.</div> <div><br></div> <div>마치 저는 파란색으로 태어났는데 너는 노란색이 되어야한다고 말씀하시는거 같습니다.</div> <div><br></div> <div>저는 사람마다 생각하는것이 다르고, 그렇기에 할수 있는 이야기도 다 각양각색으로 다를 것이다.</div> <div>그래서 나만이 할수 있는 이야기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런걸 그린다고 말씀드리면</div> <div><br></div> <div>단순히 패배자의 변명처럼 생각하십니다.</div> <div>미생과 송곳같은것을 그릴수 없기 때문에 그렇게 말한다고 생각하십니다.</div></div> <div>그리고 너만이 할수 있는 이야기란건 내가 읽어보니까 별거 아니던데. 이렇게 말씀하신적은 없습니다만.</div> <div>저런 뉘앙스로 몇번 이야기를 하셨었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물론 정말로 지금 미생과 송곳같은걸 그려보라 하면 못해요.. ㅜㅜ 그것은 사실입니다.</div> <div>제가 나이가 들어 작품을 많이 낸 후에도 그런 작품은 아마 못할것 같아요. </div> <div><br></div> <div>하지만 제 정상은 따로 있다고 생각하거든요.</div> <div>각자가 오를수 있는 산이 따로 있다고 생각해요.</div> <div><br></div> <div><br></div> <div>지금 제 만화가 모자라다는 것을 저도 잘 알고 있어요..</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아버지가 그렇게 말씀하시는것은 단순히 아버지의 만화 취향때문이 아니라,</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장르의 탓이 아니라,</span></div> <div>제가 모자라기 때문이기도 하겠죠..</div> <div><br></div> <div>완성된 작품은 어느입맛을 가진 독자라 해도 고개가 끄덕거려지기 마련이라고 생각하거든요..</div> <div><br></div> <div>그리고 맨날 독자들 리플을 읽으세요. 읽지 말래도 말을 안들으세요.</div> <div><br></div> <div>그러고서 요즘 조금 지루하다더라, 이제 네작품 안본다더라, 어떻게 해야 하는것 아니니.</div> <div>이렇게 물어오세요.</div> <div><br></div> <div>지금 이야기가 쌓여 가는 과정이라 그렇다. </div> <div>마치 만화는 퍼즐로 된 액자 하나를 완성해나가는것같아서</div> <div><br></div> <div>퍼즐 하나만 놓고 봤을땐 별의미 없어보여도, 어떤 그림인지 감이 잡히지 않아도</div> <div>완성되기 위해 꼭 필요한 퍼즐이라 넣었다. 지루한 소재를 재미있게 풀어나가야 하는 게 만화가의 소명이겠지만</div> <div>내가 부족해서 그런다. 최선을 다하고는 있다.</div> <div>별의미가 없어 보인다 하더라도 나중 이야기 전개를 위해 꼭 필요한 장면이기에 해야하는 이야기 였다고 말씀드렸지만</div> <div><br></div> <div>그것도 역시 변명으로 받아들이세요. 괜히 센척한다고 생각하시는거 같아요 ㅠㅠ</div> <div>독자들의 의견에 귀를 열고 좀더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하는것 아니냐. 너무 작가주의?적 아니냐.</div> <div>스스로를 너무 믿는거 아니냐.</div> <div>이렇게 말씀하십니다.</div> <div><br></div> <div>하지만 이야기의 끝을 아는 것은 저뿐이기 때문에 중간에 욕을 먹더라도 해나가야 하는 시기가 있다고 생각해요..</div> <div>독자들의 의견에 휘둘려서 내용을 바꿀수는 없는 거잖아요.. </div> <div><br></div> <div>그렇게 뭐 욕으로 가득찬것도 아니에요...ㅠㅠㅠㅠ 소수이고요..</div> <div>계속해서 흥미롭게 봐주시는 분들도 많구요..</div> <div>저는 욕이라고도 생각하지 않아요. 지루하다고 느낄수 있다고 생각하구요.</div> <div>나중에 정리되어 떡밥이 회수될떄 재미를 느낄것이라고 긍정적인 상상을 해봐요.</div> <div><br></div> <div><br></div> <div>저는 제만화를 좋아하게 되기까지 무척이나 오랜시간이 걸렸어요..</div> <div>데뷔한지 1년이나 지나서야 아 내가 이 이야기를 비로소 사랑하게 되었구나. 문득 알게 되엇죠.</div> <div><br></div> <div>늘 못난자식이라고 생각했어요. 작품은 자신의 아이라고들 말하잖아요.</div> <div>그래서 꽁꽁 숨겨놓고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으리라고 생각했어요. 너무 흉측하게 생겼다고 생각했거든요.</div> <div>처음엔 가족들에게도 알리지 않으려고 생각했었어요. 비록 이렇게 되고 말았지만요..</div> <div><br></div> <div>하지만 처음으로 꺼내놨을때  위로받았다. 그려줘서 고맙다는 이야기들을 많은 분들이 해주셨어요...</div> <div>정말 놀랐고. 기뻣지만 기쁨도 잠시 금방 다들 내 작품이 흉측하다는걸 깨닫고 등지게 되겠지.</div> <div>너무 기뻐하지 말자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그것이 극단적인 생각이었다는것도 꺠닫게 됐구요.</div> <div>대중적으로 인기를 끌지는 못해도 참 좋았어요.그런걸 바라지도 않아요.</div> <div>좋아해주는 사람들에게 정말 고마웠구요.</div> <div><br></div> <div>저는 저를 믿어본적이 없어요. 근데 최근에야 이렇게 모자란 나라도 믿고 해나가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고 있었어요.</div> <div>그런 생각은 처음 해봤어요. 못미덥지만 내가 결국 이 작품의 방향키를 잡은 선장이니까.</div> <div><br></div> <div>실은. 나를 믿는건 저에게 있어서 생존같은 것이었어요.</div> <div>저 혼자서 만들어가는 작품이니까 저를 믿지 못하고는 앞으로 나아갈수가 없어지죠.</div> <div>그래서 연재 초반에 정말 힘들었고. 100개의 리플중에 1개의 재미없다는 리플에도 멈칫했어요.</div> <div>역시 나를 믿을수 없어. 내가 잘못하고 있는게 분명해.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div> <div>이미 이 작품은 망했어. 큰일 났어.이런생각을 했구요.</div> <div>정말 과장된 생각이지만 그떈 정말 그랬었어요. 리플하나에 죽고 웃고 그랬어요.</div> <div>저를 믿지 못했기 때문이었죠. 나는 모자라니까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 타인의 생각이 늘 옳다. 이런 생각을 은연중에 품었던거 같아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래서 누군가에겐 바람이었을 댓글들이 제겐 실제적인 힘이 되어 목을 조르는 태풍과도 같이 느껴졌어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겨우 최근에서야 나를 믿어도 된다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그때 결국 내 생각대로 그렸고, 많은 사람들이 기꺼이 따라와 주었고</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결론에 다다랐을때 좋은 결과를 얻었거든요.. 여기서 좋은결과라 함은 제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잘 전해졌다는걸 깨달았어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이 전례가 있어서 나를 믿어도 될지 모른다고. 이번에도 그때와 비슷하지만, 똑같이 내 생각대로 밀고나가면 될것이라고</div> <div>힘들게 다독이고 있는데  아버지가 저런식으로 말씀하실 때마다 다시 연재초창기의 나로 돌아가는것 같아요.</div> <div><br></div> <div>이번만큼은 아닐지 모른다. 정말로 망할지 모른다. 이미 이배에는 물이 차고있다 ㅠㅠ 이런 생각이요...</div> <div>다소 지루해도 어쩔수 없는 퍼즐조각이라 생각하는건 그저 찌질한 자기위로일뿐이고</div> <div>나는 매순간 잘못된 걸음을 내딛고 있는것일지 모른다.</div> <div>자신의 모자람을 그럴듯한 말로 포장해 위로하고있다. 이런 의심이 한켠에 자리잡습니다.</div> <div><br></div> <div>근데 저 생각들이 전부 사실이라도</div> <div>제 모자람을 대체 어떻게 해야 하죠? 저는 정말 매화 매주 매달 최선을 다 하고 있는데..</div> <div>전속력으로 달리고 있는거 같은데.. 여기서 어떻게 더..</div> <div>저번주의 나보다 이번주의 내가 더 나은 사람이겠지 막연히 생각해보려고 하는데....</div> <div><br></div> <div>이번주도 마감해야 하는데..자신이 없어집니다.</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