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도배하고 책장을 정리하다 보니 옛날 책들 하나하나마다<br>그 책에 얽힌 이야기들이 생각나곤 합니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그 중, 이 책에 얽힌 이야기.<br></div> <div style="text-align:left;"><img class="chimg_photo" style="width:260px;height:300px;" alt="사본 -IMG_0420.jp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408/1407317939l7LDbE1o3MrWQemfN2gLRbYpKH.jpg"></div> <div><strike>하지만 책 내용과는 전혀 상관없지</strike></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98년인가 99년이었을 겁니다.</div> <div> </div> <div>학교 총학생회장 선거날.<br>저는 선거 참관인으로<br>의과대 건물에 가서 하루종일 붙어앉아<br>선거를 참관하여야 했습니다.</div> <div><br>이게 상당히 지루한 일이라 한가할 때 시간 죽이려<br>다들 책을 들고가거나 했었습니다.<br>저 책도 제가 그렇게 들고 갔던 거지요.</div> <div> </div> <div>저와 같이 참관인으로 배정받아 앉아있게 된 건<br>저보다 한 학년 위의, 간호학과 누나였습니다.</div> <div>뭐 이런저런 얘기도 하고, 농담따먹기도 하고 하며<br>참관인으로 앉아 있는 동안<br>이 누나가 좀 특이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div> <div> </div> <div>지나가는 수위 아저씨, 청소하시는 아주머니 등등<br>모든 분들과 인사를, 그것도<br>'ㅇㅇ 아저씨', 'ㅇㅇ 어머님' 하고<br>이름까지 부르며 인사를 하더군요.</div> <div> </div> <div>"누나 참 대단하시네요. 어떻게 이름까지 다 외워요?"</div> <div> </div> <div>그 누나는, 살짝 민망해 하면서 이렇게 대답하더군요.</div> <div> </div> <div>간호학과인 나도 남들에게 봉사하는 일을 하게 될 텐데<br>그 때, 남들이 나를 이렇게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라고.</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div> <div> </div> <div>그 날 이후로, 저도 그 누나를 흉내내게 되었습니다.<br></div> <div>아파트 경비원 아저씨들 <br>회사 사무실을 청소해 주시는 아주머니<br>자주 가는 식당 아주머니<br>가끔 들르는 편의점 알바하는 학생<br>...<br>이름까지 부르는 경지에는 못 미치지만서도<br>감사합니다, 수고하십니다, 잘먹었습니다<br>한 마디씩은 꼬박꼬박 웃으며 인사했습니다.</div> <div> </div> <div>내가 하는 일에 보람을 느끼려면</div> <div>내가 받는 것에도 감사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div> <div>그 누나는 제게 그걸 가르쳐 주었습니다.</div> <div><br>***</div> <div> </div> <div>그래서, 제 인생이 바뀌었나고요?<br>글쎄요, 제가 바뀐 건 잘 모르겠습니다. </div> <div> </div> <div>하지만... 제가 그분들의 1분씩은 바꾸지 않았을까요?<br>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책 얘기도 아닌데, 그냥 오래된 책을 보고는<br> 제 오랜 습관이 시작된 이유가 기억났다는 이유로 책게에 올립니다.</div> <div> </div> <div>** 제목은 살짝 낚시</div><b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