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두사람만 있던 집에 산후조리원 퇴원후 가족이 1명 늘어 신기했던 지난날이 생각납니다.</p> <p>집에온 둘째날부터 지금까지 아이목욕을 시켜줬는데요.</p> <p>씻기기 전에 가상으로 워밍업을 하고, 적어도 2분30초내로 아이를 씻겨주었죠.</p> <p> </p> <p>어느새 47개월 5살 여아</p> <p>지금까지 아이를 늘상 제가 씻겨주었는데, 애가 자라서 물놀이에 심취해 있을때는</p> <p>먼저 들여보내 물놀이를 시키고 나중에 제가 씻고 마무리를 해주곤 했습니다.</p> <p>제가 일년에 아이의 목욕을 시켜준 날이 약 5일빼고 다 해줬습니다.</p> <p>와이프가 처가에 갔을때는 어쩔 수 없으니 제외하고요.</p> <p> </p> <p>작년 가을이었나봅니다.</p> <p>아이의 몸에 묻은 물기를 닦아주고, 바닥에 놓인 로션을 들어올리는데</p> <p>아이가 "아빠는 왜 엉덩이에 꼬리가 있어"라는 질문에 당황했어요.</p> <p>아하, 아빠는 남자라서 그래라고 했지만 허리를 숙였을때 뒷모습에서 보였던 거죠.</p> <p> </p> <p>3살이후부터 남여의 신체에 대해 호기심이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을 망각했습니다.</p> <p>그저 아이 목욕시켜줄 욕심에...</p> <p> </p> <p>저는 코로나 이전에 회식을 하더라도 9시에는 들어가 좀 늦었지만 아이 목욕은 제가 시켜줍니다.</p> <p>그리고 욕조부터 화장실 주변 세척을 해요.</p> <p>여간 힘든게 아니에요, 허리도 아프고 몸에 기력도 점점 빠지고요.</p> <p>거기다가 애가 자라면서 가만히 있질 않습니다.</p> <p> </p> <p>샤워기를 빼았아 저를 목욕시켜준다고 저에게 뿌리고,</p> <p>물기를 제거할때도 춤추고, 타일바닥에 두러눕고, 로션을 발라줄때도 호들갑스럽구요.</p> <p>아무리 사랑해도 가슴속에서 치밀어 올라오는 화를 누를때도 정신적으로</p> <p>버티기 위해 애를 씁니다.</p> <p> </p> <p>아이를 목욕시킨 후, 로션을 바르는 일은 어쩌면 제일 중요한 일입니다.</p> <p>로션을 바르면서 온몸 구석 구석 멍자국이나 피부트러블이 있는지 살펴보고 난 후</p> <p>아이를 밖으로 내보내주기 때문이죠.</p> <p> </p> <p>그런데, 이젠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을 합니다.</p> <p>시한부의 하루처럼 시간이 흐르면 저는 이제 혼자 씻어야 한다는 생각이 드네요.</p> <p> </p> <p>와이프는 오빠가 육아를 소흘히 해서 안힘들어서 그런다고 말하는데</p> <p>제 마음속에 자리잡은 아이에 대한 사랑을 보여줄 수 없고, 말로 표현하고 싶지가 않아요.</p> <p>퇴근후 집에오면, 밥상 차릴동안 아이와 놀고</p> <p>와이프가 샤워하는 동안 설거지, 그리고 아이를 씻겨주고 잠자기 전까지 놀아주고</p> <p>양치질 시켜주고, 아이를 재우거든요.</p> <p> </p> <p>저도 힘들어요. 미칠듯이 힘들어요. 아빠라는거 못해먹겠어요.</p> <p>그런데, 아이는 케어해주고 싶고 사랑스러워요.</p> <p>그래서 하는 거거든요.</p> <p>이런말을 와이프에게 하면, 그래, 오빠는 다정다감하니까</p> <p>결혼은 잘한거 같다고 말하죠.</p> <p>하지만, 우린 일주일에 4회 정도 싸움을 합니다..ㅎㅎ</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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