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다음 웹툰 <쌍갑포차>를 보다보니 저승사자에게 간청해서 며칠을 더 늘린 사연이 나오더라구요.</div> <div>문득 나에게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어떻게 보낼까 생각해봤어요.</div> <div><br></div> <div>평소와 같은, 다를 것 없는 하루를 마치고 </div> <div>아기도 잠들고 신랑도 잠들고</div> <div>깊은 어둠속에 갑자기 <span style="font-size:9pt;">내게 저승사자가 나타나서 가야 한다고 한다면,</span></div> <div>저는 저승사자에게 간청해서 제발 내일 하루만 더 있다 데려가달라고 할거에요. </div> <div><br></div> <div>그렇게 나에게 마지막 하루가 남아있다면</div> <div>난 어떻게 그 하루를 보낼까요.</div> <div><br></div> <div>먼저 아침에 일어나서 좋아하는 음악을 틀고 전날 어질러진 집안을 치울거에요.</div> <div>그리고 아기가 일어나면 잘 잤냐는 인사를 하고 품에 안고 아침수유를 할 거에요.</div> <div>수유를 하고 아기와 놀아주면서 신랑은 늦게까지 자도록 그냥 둘 거에요. 평소에 잠이 부족하거든<span style="font-size:9pt;">요.</span></div> <div><br></div> <div>신랑이 오전중에 부시시 일어나면 우리가 좋아하는 쇼핑몰에 가자고 할 거에요.</div> <div>가면서 커피 한 잔 사서 마시면서, 늘 그렇듯 이런저런 사는 얘기를 하면서</div> <div>쇼핑몰에서는 비싼 신발 브랜드에 가서 가장 좋은 신발을 신랑에게 한 켤레 사주고</div> <div>3층의 아기옷 매장에서 늘 사주고 싶던 비싸고 예쁜 아기옷을 한 벌 살거에요. </div> <div>돈에 평소처럼 연연하지 않고 그날만큼은 <span style="font-size:9pt;">매장에서 제일 좋은 것으로 골라 살 거에요.</span></div> <div><br></div> <div>그리고 점심으로 맛있는 밥을 먹고는 동네로 돌아와</div> <div>동네 단골 꽃집에 가서 아주 곱고 아름다운 꽃 한 다발을 살 거에요.</div> <div>늦은 오후의 햇살을 보며 집에 천천히 걸어갈 거에요.</div> <div><br></div> <div>나는 따뜻한 음악을 틀어놓고 아기 기저귀를 갈고, 수유를 하면서</div> <div>오후의 햇살을 하염없이 바라볼거에요.</div> <div>그리고 저녁에는 간단하게 밥을 먹고,</div> <div>8시쯤 되면 아기를 목욕시켜준 뒤, 따뜻한 수면등 조명 아래 아기에게 로션을 발라주고 </div> <div>깨끗한 새 옷을 입혀주고 토닥거리며 재워줄거에요.</div> <div>"아가야, 오늘 하루 고생 많았지? 내일 아침에 엄마랑 만나자 우리 아가..."</div> <div>내일 아침에 만날 수 없지만, 아기가 깨어났을 때 이제 엄마는 없겠지만....</div> <div><br></div> <div>그렇게 곤히 잠에 든 아기의 표정을 마지막으로 오래오래 보고 </div> <div>신랑이 좋아하는 게임영상을 보면서 거실에서 자유롭게 뒹굴거리는 걸 가만히 지켜보며 </div> <div>여보 나 먼저 잘게, 하고 조용히 방에 들어갈거에요.</div> <div><br></div> <div>약속한 시간이 되고, 저승사자가 이제 진짜로 나를 데리러 오면</div> <div>이제 미련없이 떠나겠다고 해야겠죠.</div> <div>그때 저승사자가 곤란한 표정으로</div> <div>"사실 명부에 착오가 있어서 내가 엉뚱한 사람에게 잘못 왔다는 걸 알리러 왔으니...이제부터의 삶은 앞으로 선물이라 생각하시오"</div> <div>(저...저승사자...ㄱㅅㄲ......ㅋㅋㅋㅋㅋㅋ)</div> <div><br></div> <div>그때부터 나는 매일 아침 눈을 뜨면</div> <div>오늘 하루라는 선물을 받은 기분으로, 감사하며 매일을 후회 없이 행복하게 보내겠지요.</div> <div><br></div> <div>그런데 꼭 이렇게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 살아나와야 평범한 하루의 소중함을 알게 되는걸까요.</div> <div>나이가 들어갈수록 주위에서 이 세상을 떠나시는 분들의 부고를 더 자주 듣게 됩니다.</div> <div>아직도 우리 곁에 살아 계신것만 같은데, 소리없이 떠나시는 분들을 보며</div> <div>사람이란 유한한데, 그 마지막이 모두에게 와도 나에게는 오지 않을 것처럼 생각하며 </div> <div>그렇게 어리석게 살아가게 되는 것 같아요.</div> <div>매일 찾아오는 아침이 당연한 것처럼, 맡겨놓은 돈을 찾듯 냉큼 받아서</div> <div>아무렇게나 써 버리는 날이 너무 많아요.</div> <div><br></div> <div>사랑해야겠어요. 행복해야겠어요. 마치 내일이 없는 것처럼....</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