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집에는 바퀴벌레가 없(었)습니다. (과거형) <div><br></div> <div>그런데 며칠 전...</div> <div>화장실 문을 열었는데 검지손가락 두 마디만한 엄청 큰 바퀴와 눈이 딱 마주쳤습니다.</div> <div>저는 비명을 질렀고 남편이 와서 처리했습니다.</div> <div><br></div> <div>그런 아주 큰 바퀴벌레는 외부에서 들어온 것 같아...</div> <div>그 한 마리를 처리한 뒤... 약간 불안해하며 아무 조치 없이 지내고 있었습니다.</div> <div><br></div> <div>그런데 어제...</div> <div><br></div> <div>남편은 외출하고 하루 종일 아기랑 놀다가</div> <div>밤 10시쯤... 일 문제로 지인과 잡담 카톡을 하고 있었습니다.</div> <div>그런데... 40개월 딸아이가 저한테 말하는 것이었습니다.</div> <div><br></div> <div>"엄마... 집게벌레가 있어..."</div> <div>"집게벌레?"</div> <div>"응... 아주 큰 집게벌레..."</div> <div>하면서 아이가 가리키는 곳을 보니</div> <div>며칠 전 보았던 바퀴벌레와 똑같은 바퀴벌레가 유유히 기어가고 있는 것이었습니다.</div> <div><br></div> <div>저는 순간 얼어붙어서 중얼거렸습니다.</div> <div>"이거... 집게벌레 아니야... 바퀴벌레야..."</div> <div><br></div> <div>아기는 바퀴벌레를 처음 본 것이었는데</div> <div>제 얼어붙은 표정과 얼어붙은 말투에 놀랐는지</div> <div><br></div> <div>갑자기 대성통곡을 시작했습니다.</div> <div>"난 벌레 싫어... 집게벌레 싫어... 큰 집게벌레 정말 싫어어어어어어!!!!!!!"</div> <div>저는 바퀴벌레 위에 두꺼운 종이를 덮고 책을 던졌습니다.</div> <div><br></div> <div>그리고 나서 두근두근 종이를 들어 보니</div> <div>바퀴벌레가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div> <div><br></div> <div>기어가는 거 못봤는데...</div> <div>말 그대로 증발..................</div> <div><br></div> <div>"어... 바퀴벌레 도망갔어... 어떡하지?"</div> <div>라고 말하자 아이가 더 크게 울면서</div> <div>"무서워... 업어줘... 바닥은 무서워... 업어줘..."</div> <div>그래서 아이를 업고 바퀴벌레가 어디갔나 막 찾았는데 또 울면서</div> <div>"엄마 찾지 마... 무서워... 찾지 마..."</div> <div><br></div> <div>바닥이 아니니 안심하라며 아이를 침대에 올렸더니 눈물을 그렁거리면서</div> <div>"아빠 언제 와? 아빠가 최곤데... 아빠는 집게벌레 잡는데..."</div> <div>제가 정정해줬어요.</div> <div>"집게벌레 아니고 바퀴벌레야. 바퀴벌레."</div> <div>사실 우는 게 넘 귀여워서 계속 놀리고 싶어지더라고요.</div> <div>그래서 바퀴벌레 저기 있다고 계속 놀리다가 미안하다고 사과했어요 ㅋㅋㅋㅋㅋ</div> <div><br></div> <div>아기는 계속 울먹이면서</div> <div>"아빠 보고 싶어... 아빠가 최고야... 아빠 언제 와... 아빠가 벌레 잡으라고 해..."</div> <div>이러다가</div> <div>"아빠 오늘 늦어..."</div> <div>라고 제가 말하자</div> <div>"그럼 엄마가 날 지켜줘... 꼭 지켜줘야 돼..."</div> <div>이러면서 손을 꼭 잡고 잠들었어요.</div> <div><br></div> <div>바퀴벌레는 무섭지만 애 반응이 넘 귀여워서 ㅋㅋㅋㅋㅋㅋㅋ</div> <div>왠지 즐거워진 저는 오유를 하다가</div> <div><br></div> <div>약 한시간 뒤... 슬금슬금 바닥을 기어가는 바퀴벌레와 눈이 마주쳤습니다.</div> <div><br></div> <div>순간!</div> <div><br></div> <div>재빨리 두꺼운 종이를 댄 책을 던지고 이번엔 바로 발로 밟았어요!</div> <div><br></div> <div>초스피드로!!!!!</div> <div><br></div> <div>바퀴벌레 따위... 못죽였는데 ㅠㅠ</div> <div>예전에도 다른 사람한테 잡아달라고 막 그랬는데 ㅠㅠㅠㅠ</div> <div><br></div> <div>제가 원래 운동신경이 없어서(?) 모기도 잘 놓치는데</div> <div>애 앞에 나타난 모기는 그렇게~ 잘 잡아지더라고요.</div> <div>그때 역시 엄마는 집중력이 세구나 를 깨달았는데</div> <div><br></div> <div>저도 모르게 바퀴벌레를 잡고 난 뒤... 역시 난 엄마구나 를 다시 깨달으며...</div> <div><br></div> <div>이번엔 확실히 잡아 처리했다는 평화로운 마무리입니다.</div> <div><br></div> <div>그런데...</div> <div>또 나타날 듯...</div> <div><br></div> <div>어떻게 퇴치하죠...? 바퀴벌레? ㅠㅠㅠㅠㅠㅠ</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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