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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animal_4999
    작성자 : 오바마
    추천 : 14
    조회수 : 2005
    IP : 114.111.***.147
    댓글 : 3개
    등록시간 : 2011/04/30 18:06:48
    http://todayhumor.com/?animal_4999 모바일
    군생활 미안했던 나비를 추억하며..^^
    <사진출처: 네이버 검색>





    이런글을 올려야하나 말아야하나 항상 고민했지만.. 
    정작 이런말을 할수 있을만큼 동물을 사랑하는 상대도 없을뿐더러 저역시 말을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항상 마음속으로만 간직하고 있던 일이 있습니다..
    마침 베스트게시판에 고양이가 쥐를물고 침대에 갖다 놓는다는 글을 읽고 용기내서 적어보네요..^^;

    때는 바야흐로 2006년 군생활중 몸이 어느정도 편해질 무렵 저는 느닷없이 부대장 관사 관리업무를 맡게 
    되었습니다. 관사병도 아니고 병과도 관련이 없는데.. 과업외 시간에 관사를 정리하러 가야해서 과업은 
    과업대로 하고.. 근무는 근무대로하고.. 아침저녁으로 뭐 골프공대신 사용할 솔방울을 줍고, 닭모이도 주고, 
    토끼 모이도 주고, 청소도하고, 고양이 밥도 주고, 세차도 하고 뭐 그냥 이런저런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토끼는 일찌감치 산으로 도망갔고요. 닭은.. 후에 적을 내용이지만.. 고양이(나비)가 가출하고 난후 쥐한테 
    엉덩이를 물어뜯겨 죽었습니다..

    아직도 나비한테 미안한 감정이 있는데요.. 저는 동물을 많이 좋아해서 관사 청소나 뒷정리는 재밌지 않았지만
    동물들 밥주는건 정말 좋아했습니다.. 그중 가장 똑똑한 고양이(나비)에게 많은 애정을 쏟았어요.

    괜히 가서 귀찮게 쓰다듬고, 만지고 누워있는거 긁어주고, 밥주면서 한번 쓰다듬고 했는데 그때마다 정말 많이
    손목과 손바닥, 손등을 긁히고 물렸습니다.. 처음에는 아프고 피도나고 해서 안 물릴려고 밥줄때 살짝 만지고 건들고 했는데 
    문제는 나비가 밥을 먹으면서도 제가 건들면 정말 아프게 물더라고요^^; 그렇게 어느정도 지나니 나비가
    깨물고 할퀴어도 별로 아픈걸 모르겠더라고요 물론 피는나지만 이게 나비가 나와 노는 방식이구나 싶어 상처가 조금 나도 상관없이 
    장난쳤습니다.. 물론 당시는 제가 먼저 자꾸 터치를 했었지만요.. 

    어느날이었습니다 보통 제가 가면 별신경도 안쓰는 나비가, 제가 청소하려고 빗자루를 잡았더니 그옆에 누워서 청소도 못하게 
    막더라고요..저는 그게 또 재밌어서 빗자루로 밀어도 봣다가 들어 놨다봤다가 안고있었다가 등등 ..
    동물한테 할수 있는 모든 표현은 다 했던것 같아요..결국 마지막에 크게 할큄당해 상처도 제법나고 많이 아팠지만요..

    나비가 제 장난을 받아주기 시작했던건 그 이후였던것 같아요.. 
    저역시 나비에게 뭘 해줄까 싶어 장난감 비슷한것도 만들어서 주고 했는데, 나비가 자꾸 짱박아 놓기만 하지 
    들고다니지는 않았던걸로 기억합니다..

    제가 관사관리를 안해도 될때쯤 무렵 아침.. 
    관사에 죽은 쥐새끼가 한마리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야생쥐라 더러워서 삽으로 떠서 버릴려고 하는데 
    나비가 자꾸 따라오는 겁니다.. 그래서 저는 "야 니가 이놈 가져왔냐?" 면서 관사 밖으로 던져 버렸어요.

    다음날 또 쥐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두마리!!! 한마리는 제가 빗자루 모아놓은 곳에 있었고, 한마리는
    나비가 물고 저에게 가져와서 딱 발앞에 두고 갑니다.. 에휴 어쩌겠습니까 또 삽으로 떠서 관사밖으로 버렸습니다..
    하지만 이 이후로 나비에게 할큄 당하지 않으려고 했고, 물려고하면 하지마! 하면서 소리를 쳤어요.. 
    아무래도 위생적이지 못한 쥐를 잡은 앞발과 입이라면 그입과 앞발로인해 제가 상처났을때 문제가 있겠다
    싶었기 때문이지요.. 그날부터는 그냥 밥만 줬습니다

    또! 그다음날!! 쥐가 반으로 분해되어 있습니다!!!! 그날 나비에게 정말 실망했어요... 
    내가 싫어하는 짓을 왜계속 하나 싶어 밥만주고 놀아주지를 않았어요 

    그렇게 거의 1주일 동안 밤낮으로 분해된 쥐를 자꾸 삽으로 버렸네요..

    그후 어느날이었어요 여느날처럼 아침에 청소를 하고 있는데 나비가 분해된 쥐 한마리 한마리씩 어디서 물고
    제앞에 자꾸 가져다 놓습니다.. 제가 그냥 보면서 다른일을 하고 있으니까 아예 한마리는 물고 졸졸 
    따라다니더라고요.. 제가 멈춘다 싶으면 그때서야 제앞에 분해된 쥐를 놓아두고요.. 

    저는 나비가 왜그러는지 이해를 할수가 없었어요.. 쥐를 몽땅 모아 관사밖 항상 버리던곳에 다 버렸지요..  
    그다음날 아침에 부대장이 이럽니다.. 나비가 가출했다. 아무리 찾아도 나오지를 않는다!

    저는 그날 저녁 나비를 찾아보기로 얘기를 했고요, 그날저녁 청소를 하러 가면서 나비야 하고 한번 불러봤습니다.. 
    그런데 왠걸 제가 부르니까 나비가 어디서 슉 나타납니다.. 저는 꾸짖었어요 ㅅㅂ ㅅㅂ 하면서 뭐라고 했어요.
    그렇게 나비는 자꾸 가출을 했어요.. 갈때마다 찾아서 관사 안으로 몰아넣고 밥주고 했네요..
    그이후 관사정리를 후임한테 인계했습니다..

    저는 나비가 그랬던건 이제 나이가 차서 본능을 찾은거라고 생각하고 전역할때까지 그렇게 생각했네요..

    하지만 그게 아니더군요.. 나비가 저에게 해줄수있는 최선의 선택이었다는것을 전역후에 오유에서 
    글을 읽고 알게됐어요.. 
    아! 그이후에 저는 나비가 저에게 했던 행동 한땀 한땀을 이해할수 있었어요. 
    나비한테 마지막까지 잘해줄껄 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이자리를 빌어 나비한테 한마디 하고 싶습니다




    나비야 미안하다 니 진심을 몰라줬구나.. 하지만 나는 수컷을 좋아하지는 않아. 끗


    오바마의 꼬릿말입니다
    <center><img src=http://thimg.dreamwiz.com/upfile/201006/1275632042169_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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