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806/15292881896fe2969473a740418042fcd23e10dd10__mn514074__w546__h325__f30650__Ym201806.jpg" width="546" height="325" alt="petloss.jpg" style="border:none;" filesize="30650"><br><br></div> <div style="text-align:left;">2000년부터 식구처럼 살아온 녀석을 여제 보내고, 오늘 휴가 내서 가족들 돌아오기 전에 <span style="font-size:9pt;">녀석이 쓰던 <br>물건들을 좀 보이지 않는 곳에 치워두고 있습니다. 왜 병원에 더 빨리 가지 않았을까? </span><span style="font-size:9pt;">수술대보다는 </span></div> <div style="text-align:left;"><span style="font-size:9pt;">집에서 보내 주는 것이 더 좋지 않았나? 차라리 지난주 좀 편하게 보내주는 편이 더 나았을까?)</span></div> <div style="text-align:left;">이런저런 죄책감에 <span style="font-size:9pt;">밥이 전혀 먹히지 않아 이틀째 굶고 있는데, 목만 마를 뿐 배가 전혀 고프지 않네요.</span></div> <div style="text-align:left;"> <div><br></div> <div>반려동물 떠나보낸 후 살아남는 방법엔 정답이란 건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그동안 있었던 여러 번의</div> <div>이별을 통해 얻은 경험을 좀 갖고 있을 뿐이죠. 그런데 그걸 다 쓰려면 너무 길어지니 딱 하나만 적어</div> <div>볼게요.<br><br></div> <div>앙앙이가 자궁 축농증으로 고생할 때, 그리고 슬개골 탈구로 아파할 때, 쏜살처럼 내달려 수술받게 해</div> <div>주었어요. 많은 돈이 들었지만 조금도 주저하지 않았어요. 녀석이 내게 아주 고마워한다는 건 <span style="font-size:9pt;">눈빛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만으로도 알 수 있었지요. </span></div> <div><br></div> <div>아무리 힘들어도 뒷산 정상까지의 산책은 매일 시켜주려 했어요. 앙앙이는 그 산책과 등산로에서 만나는</div> <div>다른 강아지들을 아주 좋아했어요. 중요한 주말 모임에 늦는 한이 있어도 휴일엔 녀석이 지칠 때까지</div> <div>마음껏 돌아다니도록 함께 했어요. 나이가 먹어 걷는 것이 힘들어졌어도, 안고서 함께 산책을 했어요. </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그리고 찹찹이와 첩첩이라는 이름을 갖게 한 치즈버거 간식을 아주아주 </span><span style="font-size:9pt;">좋아해서 항상 떨어지지 않게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사두었죠. 아무리 술이 떡이 되게 마신 날도 그 간식을 사는 건 한 번도 잊어본 적이 없어요. 오늘 주인을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잃은 그 치즈버거 열 봉지 치우는 것이 아주 많이 </span><span style="font-size:9pt;">힘들었지만... 기력이 약해진다 싶으면 북어을 푹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고아서 숟가락으로 떠먹여 기력을 차리게 한 적이 여러 번 있네요.</span></div> <div><br></div> <div>키우면서 단 한 번도 때려본 적이 없어요. 그런데 이건 녀석이 너무 착해서이기도 해요. 특히 약한 치매가</div> <div>온 지난달부터 항상 패드 위에 볼일을 보던 녀석이 마루에 아무렇게나 실수를 해도 빨리 치우고 그냥 꼭</div> <div>안아주었어요. 그래서인지 앙앙이는 한 번도 절 무서워하거나 피하지 않았어요. 마지막 날 까지...</div> <div><br></div> <div>앙앙이는 제 겨드랑이 사이를 파고들어 몸을 제게 딱 붙이고 자는 걸 아주 좋아했어요. 팔 저린 건 잘 못 참고</div> <div>자면서 뒤척임이 심한 저이지만, 신기하게도 그렇게 아침까지 곤히 자곤 해서 아내가 아주 많이 샘을 냈어요.</div> <div><br></div> <div>생각해 보니 처음엔 제가 잘못하고 후회스럽고 죄책감 드는 일만 있었던 것 같았는데, 잘해줬던 것, 그리고 그로</div> <div>인한 좋았던 일들이 <span style="font-size:9pt;">더 많은 것 같네요. 주인 잃은 목줄이 아주 슬프긴 해도, 그 줄에 녹아든 우리 시간은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즐겁고 기쁜 시간이었습니다. 물론 지금은 슬픔과 죄책감이 훨썬 더 큰 것이 너무 당연하지만, 언젠가는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그 좋았던 시간이 슬</span><span style="font-size:9pt;">픔이 지나간 빈자리를 채워주었으면 좋겠어요.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 </span><div style="text-align:left;"><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806/152929318581ac88a37850476f972ae112b89cb659__mn514074__w502__h437__f41479__Ym201806.jpg" width="502" height="437" alt="Angangs.jpg" style="border:none;" filesize="41479"></div><br></div> <div>내가 처음으로 딸이라 불렀던 강아지. 천국에서 편히 쉬었으면 하지만, 내가 없는 그곳이 </div> <div>어떻게 네게 천국일 수 있을까 걱정이 많이 되는 아뻐가... 2000~2018.</div></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