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class="se_doc_title_middle"><br></div> <div class="se_post_function"><a class="copyTargetUrl" style="font-size:0px;">http://blog.naver.com/ha_eun_love/221072038387</a> </div> <div class="se_doc_title_bottom"></div> <div class="se_doc_header_end"></div> <div class="se_doc_contents_start"></div> <div class="se_component_wrap sect_dsc __se_component_area"> <div class="se_component se_paragraph default"> <div class="se_sectionArea"> <div class="se_editArea"> <div class="se_viewArea se_ff_nanumgothic se_fs_T3 se_align-left"> <div class="se_editView"> <div class="se_textView"> <p class="se_textarea">#<span><span class="__se3tag"><a class="tag" href="http://blog.naver.com/PostListByTagName.nhn?blogId=ha_eun_love&encodedTagName=61" target="_blank">61</a></span><br></span><span>오늘도 그 녀석을 어렴풋이 보았던 그 시각에 잠시 집을 빠져나왔습니다. <br></span><span>어둠은 그렇게 또 고샅고샅마다 차분히 가라앉아 있었고, 집사 또한 예전의 그 기대를 조금은 더 차분히 내려놓았습니다. <br></span><span>한동안은 그 녀석이 보이질 않았던 것이었습니다. <br></span><span>그때 자기가 발각된 일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개묘적인 사정이 있기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여하튼 그 뒤로 내리 며칠을 그 녀석은 다시 나타나질 않았습니다.<br></span><span>혹시나 다른 시간대, 다른 장소를 틈타 이동하고 있는 것인지도 몰랐습니다.<br></span><span>하지만, 집사 입장에선 이런 답도 없이 순전히 광대한 시공간을 또 다시 헛헛하게 찌르느니 보다는, 차라리 그 한순간의 맹점을 계속해서 노리고 기다리면서 차분히 인내할 필요가 있었습니다.<br></span><span>그러니, 그렇게 마음을 조금은 차분히 가지고 다시금 그 시간대 그 장소로 내려갔던 것이었습니다. <br><br></span><span><br></span><span>저기 외등이 비추는 골목길을 따라 발소리를 죽여가며 조용히 다가갔습니다. <br></span><span>사실 이전에 그 녀석일 것이라 추정되는 생명체를 발견한 장소가 워낙에 건물 뒤편 외진 곳에 있어서, 그 외등 하나만으로는 분간이 쉽지 않은 거리였던 까닭에, 집사는 당장 자신의 휴대폰 조명을 켰습니다. <br></span><span>약간은 여전히 설레는 기대를 시나브로 품고, 약간은 다가올 공허감을 스리슬쩍 내뱉으며, 그렇게 집사는 그곳으로 다가갔습니다. <br></span><span>평소 이웃 주민들이 빌라를 돌아나갈 때 보이는 가시거리, 그 너머로 가득 차 있던 어두운 밤공기가 조금은 밀려나며, 사물의 형태와 명암이 딱 그만큼 집사의 눈에 상으로 맺혀 들어오는 찰나, 집사는 깜짝 놀랐습니다. <br></span><span>야옹이였습니다. <br></span><span>그 녀석은 특유의 눈망울을 봉긋 얼굴판에 피워놓고 집사를 정면으로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br></span><span>야옹아!<br></span><span>집사는 기쁨과 놀라움을 찢어질 듯 팽팽하게 진동하는 긴장감 속에다 간신히 밀어 넣고, 녀석을 향해 서둘러 나아갔습니다.<br></span><span>사실, 이제는 별로 다른 주의를 기울일 필요도 없을 듯하였습니다. <br></span><span>그 녀석이 집사를 제대로 본 이상, 두려워하며 어디로 멀찌감치 도망치기는커녕 환한 미소를 담고 집사의 품으로 푸근하게 안겨올 것이라, 전혀 믿어 의심치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br></span><span>하지만 웬걸, 이 녀석은 집사가 다가가자, 더욱 진하게 어둠이 채색된 반대편 통로로 오히려 뒷걸음질 치는 것이었습니다.<br></span><span>집사는 이런 상황을 전혀 예상치 못했습니다. <br></span><span>그러니 이 황당하고 당황스러운 시추에이션을 생산적으로 이해하지 못한 채, 그저 어?, 어?, 하며 다가갔다가는, 그 녀석이 저기 더욱더 깊은 어둠만 물고 있는 것을 쳐다봐야만 하였습니다. <br></span><span>몇 주간이 지났다고 집사를 못 알아보나? <br></span><span>분명 어둠이 짙어지고는 있었지만, 집사는 상대를 알아볼 수 있는 충분한 빛을 근처에서 뿌려대고 있었습니다. <br></span><span>집사가 야옹이를 단번에 알아챈 만큼, 야옹이는 그 자신의 특성상 더욱더 집사를 먼저 알아챘을 것임에 틀림없었습니다. <br></span><span>물론, 그때는 그런 생각을 일일이 하고 있을 상황조차 없었거니와, 집사는 그저 어리벙벙하여 집사 본인의 목소리를 신분증 삼아 동물적으로 방출해 볼 따름이었습니다.<br></span><span>야옹아?<br>그러나, 그 녀석은 뒤돌아서 집사를 멀뚱히 쳐다보기만 할 뿐, 어떠한 반응도 보이질 않습니다. <br>야?</span><span> <br></span><span>다시 한 번 불러봐도 여전히 묵묵부답입니다. <br></span><span>오히려, 이젠 됐</span><span>거니, 앞에 있는 괴생명체는 별로 해를 끼칠 것 같지 않지 않거니, 그냥 자기가 가던 길 마저 가겠다는 식으로 되돌아 설 뿐이었습니다. <br></span><span>그러고는 그 녀석, 아무런 미련도 후회도 없다는 듯, 완전한 어둠 속으로 사라져 버렸던 것이었습니다. <br></span><span><br><br></span><span>집으로 걸음이 떨어지질 않았습니다. <br>일단은 그 녀석을 드디어 찾았다는, 그리고 역시나, 아직도 잘 살아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는 것만으로도 그 녀석에게 참으로 고맙고 감사하였습니다.<br></span><span>여기저기 만지작거리며 자세히 뜯어보진 못했지만, 살이 좀 빠진 것 외에는 별로 허물할 것도 없이, 야옹이 자신의 예전 모습이 쏘옥 연상되었던 것 또한 참으로 그 녀석에게 고맙고 감사하였습니다.<br>그럴 줄 알았다, 야옹아. <br></span><span>그렇게 잘 살고 있을 줄 알았다, 야옹아.<br></span><span>집사는 그저 황망하게 자신이 이전에 저지른 죗값을 그대로 돌려받지 않은 것이 참으로 또 그 녀석에게 고맙고 감사하였습니다.<br></span><span>그렇게 그저 감사할 따름이었습니다.<br></span><span><br></span><span><br></span><span>하지만, 이제는 또 다른 의문과 의구심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기 시작하였습니다.</span><span> <br></span><span>저 녀석에게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을까?<br></span><span>왜 집사를 알아보지 못할까? <br></span><span>알아는 보는데, 무슨 다른 사유로 아는 척하지를 않는 것일까?<br></span><span>도대체 나한테 왜 저렇게 반응하는 것일까?<br></span><span>그동안 녀석과 지내며 대충 추리해낸 그 녀석 특유의 두뇌 사용 능력, 이를테면 사물 지각력, 기억력 따위를 더듬어 보다 몇 가지 그럴듯해 보이는 가설들을 도출해내면서도, 집사는 여간 안타깝고 씁쓸한 기분을 지워내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br></span><span>더군다나, 앞으로 그 녀석과의 관계 또한 어떻게 재설정해야 될까 걱정과 고민이 늘었습니다.</span><span><br></span><span></span><span>마냥 찾았다고 좋아하기에는, 그래서 그 녀석을 품에 안고 금의환향할 거라 기대하기에는, 아직도 어두운 밤공기가 가시지 않고 있었습니다. <br></span><span></span><span><br></span><span></span><span> </span><span></span><span> </span></p><span></span></div> <div class="se_textView"><span> </span><p class="se_textarea"><br></p> <div class="autosourcing-stub-extra"></div></div></div></div></div></div></div></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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