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class="se_doc_title_middle"><br></div> <div class="se_container"><span>#58<br></span><span>야옹이를 그렇게 허무하게 잃어버리고, 한동안은 고양이 자체를 가까이하기 싫었습니다. <br></span><span>하지만 그게 고작 인간의 의식적인 힘으로 싫다고 해서 어디 마음대로 되는 것이겠습니까? <br></span><span>야옹이가 어디론가 사라졌어도, 집사라는 직함은 여전히 제 마음속에 푸른 새싹을 틔운 뒤였습니다. <br></span><span>또 야옹이를 언제 발견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었습니다.<br></span><span>매일 꾸준히 밥 주는 야옹이 가족들도 돌보고, 예전에는 신경도 쓰지 못했던 다른 고양이들에게까지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하였습니다. <br></span><span>사실, 부끄러운 고백입니다만, 집사는 야옹이를 집에 들이고 나서부터는 집 밖의 고양이들을 만지는 것조차 꺼리곤 하였습니다.<br></span><span>무슨 병균이나 박테리아를 옮아가지고 올 것이 두려웠기 때문입니다.<br></span><span>하지만 이젠 그럴 걱정도, 불안감도 가질 필요가 없었습니다. <br></span><span>야옹이 가족 녀석들은 이제 그런 집사의 무장해제를 알아챘다는 듯이 집사의 무릎이며 등 위로 기어오르기 시작합니다. <br></span><span>물론, 다 그러는 것은 아닙니다만, 야옹이 어미를 비롯해서 한두 마리는 집사를 무슨 장난감 놀이터로 아는 모양입니다. <br></span><span>야옹이의 빈 구멍을 그 녀석들이 그렇게 메워 주고 있습니다. <br></span><span>비록 그것은 야옹이의 것과는 다른 빛깔, 다른 모양의 마개입니다만, 집사는 그 다름을 시나브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br></span><span>그리고 그저, 그런 녀석들이 고마울 따름입니다. <br></span><span><br></span><span><br></span><span>언제고 반복되는 길냥이 논란들에는 왜 밥을 그놈들에게 줘서 굳이 말썽을 불러일으키느냐는 불만들을 품고 있곤 합니다. <br></span><span>일정 부분 공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br></span><span>집사 또한 야옹이를 집에서 키우면서 마냥 행복했던 것만은 아니었습니다.<br></span><span>특히 그 녀석의 발정기 때는, 정말이지 고생도 많이 하였습니다. <br></span><span>다 자는 새벽에 그렇게 짝을 찾으며 울어대거나, 막 앙칼지게 뛰어다닐 땐, 정말이지 막 던져버리고 싶은 마음이 들불처럼 일어나곤 하였음을 부인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br></span><span>그러니, 분명 길냥이들에게 밥을 주면서 생기는 유무형의 피해는 분명히 있으리라는 것이 집사의 생각이기도 합니다. <br></span><span>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그럼에도 집사는 한 번만 더 그런 분들께 간절히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br></span><span>그렇게 잠을 설치게 하고, 시끄럽게 굴고, 쓰레기통을 뒤지기만 하는 그런 녀석들 또한, 누군가에겐 작지만 소중한 삶의 한 원천이 되기도 한다는 점을 조용하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br></span><span>제가 그랬습니다. <br></span><span>길냥이 출신이었던 야옹이를 비롯해 그런 못나 보이는 녀석들로 인해 집사는 삶을 살아갈 이유 하나를 오롯이 발견할 수 있었고, 삶을 사랑하고 가치있게 영위해야 할 근거 하나를 오롯이 찾아낼 수 있었습니다. <br></span><span>그래서 모르긴 몰라도, 저뿐만 아니라 그런 사람들이 우리 한국 땅에 적으나마 1000명, 아니 100명이라도 된다고 한다면, 그런 사람들의 작지만 소중한 삶의 발판을 위해서 조금만이라도 연민과 동정을 베풀어주십사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br></span><span>길냥이들을 보면서 길냥이들만 보시지 말고, 그 길냥이들로 인해 살아갈 힘을 얻은 소수의 사람들이나마, 그네들 인간들까지도 함께 보아주십사 당부드리고 싶습니다. <br></span><span>물론, 그렇다고 해서 길냥이들의 모든 언행들이 갑자기 마음에 찰 리는 없겠습니다만, 그 증오와 미움 속에서도 일말의 동정과 사랑이란 물방울들이 아릿하게나마 녹아들어 갈 수 있다면, 집사는 그것만으로도 만족하겠습니다. <br></span><span>그리고 그저 그렇게, 집사는 또 매일 길냥이들에게 밥 주기를 멈추지 않겠습니다. </span></div><span> </span><div><br></div> <div><br></div> <div> <div style="text-align:left;"><img width="800" height="450" class="chimg_photo" style="border:medium;" alt="IMG_1391_0000001279ms[1]a.pn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708/1503488541f64d5ca3babc46d283618b7d142c7fd8__w1440__h810__f216349__Ym201708.png" filesize="216349"></div><br></div> <div class="se_container"><br></div> <div class="se_component_wrap sect_dsc __se_component_area"> <div class="se_component se_paragraph default"> <div class="se_sectionArea"> <div class="se_editArea"> <div class="se_viewArea se_ff_nanumgothic se_fs_T3 se_align-left"> <div class="se_editView"> <div class="se_textView"> <div class="autosourcing-stub-extra"></div></div></div></div></div></div></div></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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