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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입 : 13-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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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animal_141866
    작성자 : 앤생겨요 (가입일자:2013-10-23 방문횟수:1377)
    추천 : 11
    조회수 : 867
    IP : 221.157.***.161
    댓글 : 29개
    등록시간 : 2015/09/28 15:29:57
    http://todayhumor.com/?animal_141866 모바일
    전 우리집 강아지가 창피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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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등학교 다닐 때였는데요. 당시 집이 좀 시골이었습니다.
     
    하지만 도시 인근이라서 고등학교는 시외버스를 타고 20분이면 갈 수 있었죠.
     
    그 때 강아지를 한 마리 키웠었는데요.
     
    방에서 기르던 애완견에서 아버지께서 냄새가 난다고 밖으로 내 쫒는 바람에
     
    이 강아지는 집을 지키는 흔한 시골견이 됩니다. 짖기도 잘 짖어서 잘 어울렸다고 생각해요.
     
     
     
    근데 이 강아지가 귀엽긴 한데... 참 사고뭉치였거든요.
     
    목줄을 싫어하는지 목줄을 제대로 차고 묶여 있는 걸 잘 못 봤구요.
     
    나중에 가니 포기를 해서 아무도 목 줄 채울 생각을 안했어요.
     
    그래서 동네 돌아다니다 더러워지면 그래도 가끔 씻겨주고 그랬어요.
     
     
    문제는 아침에 등교를 하려면 15분 거리에 있는 버스 정류장에 가야했습니다.
     
    그런데 이 강아지가 아침마다 따라오는거에요!
     
    동생이랑 둘이서 아침에 버스정류장까지 걸어가는데 자꾸만 따라옵니다.
     
    처음엔 나름 귀엽고 배웅해주는 것 같기도 하고 쫄래쫄래 등교길이 덜 심심하고 나쁘지 않았어요.
     
    그리고 배웅하다 제 풀에 지쳐서 집으로 돌아가기도 했구요.
     
     
    하지만 이 강아지가 자꾸 아침에 길을 따라 다녀서 그런지 길도 익혔겠다. 아주 끝까지 따라오는거에요.
     
    버스를 타야하는데 버스정류장 근처에 앉아서 알짱대더군요.
     
    뭐 학교가기 바쁘니까 동생이랑 잽싸게 버스타고 등교를 하곤 했죠.
     
     
    헌데 이 강아지가 흰색 강아지였는데, 동네를 뒹굴고 오는지 새카매져서 따라오는 경우도 있었단 말입니다.
     
    결국에는 이 지저분한 강아지가 저랑 동생이 버스를 타는데 같이 올라타기에 이르렀네요.
     
    할머니들이 아는 강아지냐고 물어보는데 창피해서 후다닥 버스 뒷자리로 가곤 했어요.
     
     
    그런 일이 있고서는 아침 등교길이 스펙타클 해집니다.
     
    간식을 들고 강아지를 유인해서 잡아 놓고 현관문 유리문 쪽에 가둬놓고 잽싸게 간다거나
     
    이 좋아 죽겠는 것도 아닌 강아지가 어딨는지 아침부터 찾아 헤매게 되구요.
     
    그리고 얘가 아침부터 자꾸 그러니까 놀이하는 줄 알고 잡혀 주지도 않아요.
     
    버스 시간을 맞추다보면 도저히 그 시간들 들여서 강아지를 포획할 수 없는 지경에 다다랐을 때는
     
    15분 동안 버스 정류장으로 가는 길 중에 강아지가 못 따라올 만한 곳으로 우회를 하곤 했어요.
     
    예를 들면 일부러 돌아서 담장 위쪽으로 간 다음에 거길 뛰어 내려서 가면 강아지는 다시 왔던 길을 돌아서 따라 와야하니
     
    그 사이에 동생이랑 저는 버스를 타고 잽싸게 가버리곤 하는 식이었죠.
     
    아니면 지금 생각하면 좀 웃기긴 한데 문이 있는 곳으로 일부러 들어가서 강아지가 따라들어오면 살짝 닫아 놓고 우린 가고 그랬죠.
     
     
    끈질긴 이 강아지가 아침 등교길에만 따라 나오진 않았죠.
     
    제가 자전거를 타고 나갈 때도 용감하게 따라 나서곤 했습니다.
     
    왠만큼 죽도록 밟아서 전속력을 내지 않는 한 이 강아지를 따돌리는 건 불가능했습니다. 달리기도 좀 빨라야지요.
     
     
    한 날은 겨울이었는데요. 자전거를 타고 나갈 일이 있었네요.
     
    포장도로가 높게 있고 양 옆으로 논이 있는 그런 길이었는데 시골길이라 자동차 두 대가 겨우 지나갈 폭이었죠.
     
    S자 코스는 차가 두 대 지나기엔 좁고 양 옆에 논두렁은 3~4 m 아래 쪽에 얼어있었죠. 벼는 베어진 채로 얼어있었구요.
     
    그 날 무슨 생각이었는지 이놈의 강아지를 떼어 놓고 가야겠다는 생각에 전력으로 자전거 페달을 밟았습니다.
     
    성공적으로 강아지와의 거리가 멀어지는 걸 확인하고 앞을 보는 그 순간,
     
    S자 코스에 진입하는 자동차를 딱 발견하고는 그 좁은 길을 미쳐 지나가지 못하고
     
    논두렁으로 전속력을 점프를 했습니다.
     
    그 무심한 자동차 운전자는 한 번 내려보지도 않고 휑하니 가더군요.
     
    아 어찌나 아픈지 자전거는 휘어져있고 여기 저기 타박상에 피도나고 욱씬욱씬하기도 하고, 이 놈의 강아지가 원망스럽기도 하구요.
     
    정신이 혼미해져있는 사이에 강아지는 돌아 돌아서 제가 넘어져 있는 곳으로 내려와선 알짱댑니다. 날 위로하는 거였을까요. 놀린 거였을까요.
     
     
     
     
    추석연휴인데 사람보다 문득 제가 창피해했던 그 강아지가 보고 싶네요.
     
     
     
    출처 학창 시절의 내 기억
    앤생겨요의 꼬릿말입니다
    1425266744AXSB41oQGxwEgk.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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