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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animal_12433
    작성자 : yakmo1
    추천 : 9
    조회수 : 1569
    IP : 115.20.***.86
    댓글 : 4개
    등록시간 : 2012/01/20 09:24:34
    http://todayhumor.com/?animal_12433 모바일
    저희집 10살배기 강아지가 아파요...
    곧 세상을 떠날 것 같습니다..
    결혼해서 분가한 이후론 일년에 4-5번 봤을까요..
    2002년에 대학생이던 제가 첨으로 맞이하는 제 여동생이었습니다. 
    2003년에 군대갈적에 부모님과 지금의 아내와 함께 전주 35사단까지 함께 배웅해주었지요. 
    제대하고. 복학. 취업. 결혼준비... 제 인생문제로 갈길 바쁠때. 딱히 먹이를 주거나 산책시켜주지도 않는 저를 가장 따르고. 심지어 저 땜에 상상임신까지할만큼 절 좋아해서 항상 공을 물고와서 놀아달라고 조르던 귀여운 아이입니다. 
    요크셔테리어 두마리를 기르고 있구요. 우리 앵두는 검은 빛에 갈색을 약간 띄는 종. 다른 한마리인 나무는 회색빛과 갈색이 어우러진 녀석이지요...
    어제 회사에 있다 얼마전에 출산한 아이 이름을 지었다고 어머니께 전화드렷는 데. 앵두가 피오줌을 싸서 병원 가는 중이라고 하시더군요. 그리곤 저녁에 다시 전화가 왔습니다. 간암 말기라고...
    마침 주변에 있던 사람들에게 이야기하니 풋. 웃더군요. 개도 암에걸려? 이러면서...화가 났지만 제 생일 자린데 화풀이하기 싫어서 가만있엇습니다. 모임을 파하고 아내에게 양해를 구하고 어머니 댁으로 갓습니다. 
    언제나처럼 문을열자 앵두가 저를 맞아주더군요. 힘차게 흔들던 꼬리는 축쳐지고. 절 보면 신나서 우렁차게 짖어대던 입은 봉해진듯 닫혀잇엇습니다. 그냥 그림자처럼 슬픔 눈만 빛내며 저를 바라보더군요. 어머님께선. 여태 몇시간을 움직이지도 못하고 누워잇다가 네가 오니 나오는구나. 하셧습니다. 처음엔 생각처럼 눈물이 나진 않앗습니다. 앵두 자리로 데려가서 눕힌 후 계속 이야기를 해줫습니다. 앵두 너무 이쁘다. 너무 착하다. 너무 사랑한다... 앵두 때문에 너무 행복햇구 다음 세상에 다시 우리 가족이 되어줘. 혹시 가능하면 다음에 내가 둘째를 낳으면 내 딸로 태어나줘. 그 땐 더 오래오래 지켜줄게.... 너무 영리하고 순한 녀석이라 그런지 아무 소리를 내지 않앗는 데 곧 씩씩 거리며 숨소리가 좀 거칠어졋습니다. 
    쓰다듬는 데 눈물이 나더군요. 너무 말라서 척추뼈와 갈비뼈가 마디마디가 만져지더군요.. 괜히 엄마에게 화풀이를 했습니다. 왜 링거라도 놔주지 않느냐고.... 아마도 병원에서 못하게 한 모양입니다.
    맨날 공 물고와서 놀아달라던 녀석이었는 데, 정말 끝이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언젠가 부터는 부모님은 안놀아주셨는 데.. 전 그게... 부모님 관심이 자꾸 나무(다른 강아지)에게 가니깐, 자신에게도 관심을 가져 달라면서 삑삑 대는 공을 가져오는 것 같아서 전 앵두를 더 이뻐해줬거든요.. 그게 생각나서 괜히 안그래도 맘 안좋을 부모님 마음에 생채기를 냈습니다. 좀 더 이뻐해주지. 애가 왜 그렇게 공을 가져왔었겠냐면서요.
    제가 계속 울면서 앵두를 쓰다듬고 이야기를 하니깐 자꾸.. 옆으로 흘깃흘깃 절 보던 녀석이 얼굴을 벽쪽으로 돌려버리더군요. 왠지 슬퍼서 얼굴 피하는 사람의 모습 같았습니다.몸은 가누지도 못하면서 계속 귀는 쫑끗 세우고 있더군요.. 마지막으로 우리 이야기 하는 걸 모두 담고 가려고 하려는 듯이....
    그렇게 옆에서 잠들고 일어나 아침에 출근을 해야하는 데....... 도저히 못나오겠더군요. 사무실에 이야기 해서 한시간만 늦게 가겠다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리고 계속 만져주고 이야기를 하는 데.. 아이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더니 나가는 겁니다. 왜그러나 했더니.. 미처 다 가지도 못하고 거실에서 대변을 봅니다. 
    아파서 꼼짝도 못하는 녀석이.. 엄마 힘들까봐 화장실을 가다가... 미처 다 가지도 못하고 대변이 나와버린 겁니다. 너무 슬퍼서 엉엉 울었습니다..
    아직 무지개 다리를 건너지는 않았습니다. 지금도 집에서 어머니와 누워서 쌕쌕 대고 있겠지요..
    이별이 언젠가는 다가올 지 알았지만 이렇게 갑작스럽게, 힘들게 다가올지 몰랐습니다.
    혹시 반려동물 기르는 분들.. 아니 반려동물 기르지 않아도, 가족들에게도 사랑한다고 이야기 해주고
    조금 더 많은 시간을 함께 해주세요.. 그게 너무 가슴이 아프네요...
    혹시라도 글을 보신 분들은.. 우리 앵두가 아프지 않고 편안히.. 좋은 곳으로 가서 행복하게 지낼 수 있도록 기도 한 번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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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1/20 10:50:03  210.104.***.221  
    [2] 2012/01/20 11:28:02  121.160.***.222  까만벌♬
    [3] 2012/01/24 11:55:43  121.135.***.41  
    [4] 2012/01/26 01:45:41  122.32.***.8  
    [5] 2012/01/26 12:27:17  124.5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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