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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animal_120278
    작성자 : 오유인인가요
    추천 : 11
    조회수 : 1261
    IP : 125.132.***.14
    댓글 : 17개
    등록시간 : 2015/03/11 19:53:17
    http://todayhumor.com/?animal_120278 모바일
    우리 집 햄스터 이름은 멍멍이다.
    누나는 개를 키우고 싶었지만 부모님은 이를 허하지 않았다. <div><br></div> <div>궁여지책으로 누나는 홈플러스에서 햄스터를 사와선 멍멍이라 이름지었다.</div> <div><br></div> <div>처음 일주일간 멍멍이는 제 집 밖으로 나오지않았다.</div> <div><br></div> <div>난 누나가 햄스터 우리를 햄스터라고 부르며 키우는 줄 착각까지 했었다.</div> <div><br></div> <div>어느 순간부터 그 모습을 보였지만 그때부턴 마치 야생의 동물처럼 철창과 플라스틱을 다 갉아대기 시작했다.</div> <div><br></div> <div>그런 멍멍이를 손으로 만지기까지는 꽤 걸렸던걸로 기억한다.</div> <div><br></div> <div>밀웜과 해바라기씨로 유인하면서 포동포동한 궁딩이를 구경하곤 했다.</div> <div><br></div> <div>친구들에게 '멍멍이'라 이름지여진 계기를 설명하면서 웃고는, 알게모르게 햄스터 사진자랑도 종종했다.</div> <div><br></div> <div>그렇게 멍멍이와 우리 가족이 같이 지낸게 벌써 2년 3개월 가량이다.</div> <div><br></div> <div>몇 주전부터 멍멍이는 많이 쇠약해보였다.</div> <div><br></div> <div>한쪽 눈에는 다래끼같은게 나서 약을 발라도 잘 낫지를 않았으며, 내가 손을 갖다대면 혀로 핥핥해주던 녀석이 다시금 세게 물기 시작했다.</div> <div><br></div> <div>누나 말로는 턱쪽에 혹같은게 있다고도 했다.</div> <div><br></div> <div>그냥 나이가 나이인만큼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다.</div> <div><br></div> <div>그러다 어제저녁에 녀석이 유난히 신나보였다.</div> <div><br></div> <div>평소엔 잠을 잘 시간인 초저녁에 나와서는 솜뭉치를 가지고 이리저리 움직이고, 땅을 파고 그랬다.</div> <div><br></div> <div>다소 오랜만에 활기찬 모습을 본것같아서 덩달아 나까지 기분이 좋았다.</div> <div><br></div> <div>손을 갖다대니 핥핥하려는 척하면서 또 세게 물 시동을 거는게 아닌가?</div> <div><br></div> <div>과도한 핸들링은 햄스터한테 좋지않다는걸 알기에, 그리고 나도 손을 물리면 아프기에 얼른 손을 삐고 놀라고 내비둔 후 나는 잤다.</div> <div><br></div> <div>그리고 오늘 새벽에 일어나니, 멍멍이가 움직이지 않았다.</div> <div><br></div> <div>눈을 뜨고 꿈쩍도 안하고, 만져도 반응이 없는 모습에 난 순간 녀석이 죽은 줄 알았다.</div> <div><br></div> <div>당황해서 누나를 불러 다시 한번 자세히 보니, 미세하게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div> <div><br></div> <div>평소의 빠른 숨패턴이 아닌, 천천히.. 천천히 헐떡이고 있었다.</div> <div><br></div> <div>때가 온것임을 직감했기에, 좀 더 편안한 자세로 있게 해주려고 급수기 받침대를 치웠다.</div> <div><br></div> <div>급수기 받침대에 턱을 괴고 엎드려 있던 멍멍이의 상체가 같이 움직인다.</div> <div><br></div> <div>밤새 침을 흘린게 털과 받침대에 묻은게 굳은게 아닌가 한다..</div> <div><br></div> <div>간신히 떼어내고 누나는 마저 돌보며, 나는 출근을 했다.</div> <div><br></div> <div>출근하기 전에 멍멍이에게 그동안 고생했다고 인사를 했다.</div> <div><br></div> <div>왜 인지 모르지만 멍멍이는 울고있었다.</div> <div><br></div> <div>햄스터도 눈물을 흘린다는건 처음 알았고 처음 봤다.</div> <div><br></div> <div>아파서 우는건지 세상을 떠나는게 아쉬워서 우는건지 우리를 못보는걸 예감해서 우는건지는 잘 모르겠다.</div> <div><br></div> <div>어제부로 입사한 신입사원인 부리나케 회사로 갈수밖에 없었다.</div> <div><br></div> <div>버스타러 가는 아침부터 눈물을 흘리면서 걸어가니 지나가는 사람들이 쳐다보는게 느껴졌다.</div> <div><br></div> <div>회사에서도 이러면 안된다는 걸 알기에, 일부러 멍멍이 생각은 하지 않으려 노력했다.</div> <div><br></div> <div>멀쩡히 인사하고 얘기하고 업무보고 밥을 먹었다.</div> <div><br></div> <div>웃고 떠들고 집중하고.. 그러다 문득문득 멍멍이 생각에 눈시울이 붉어졌다.</div> <div><br></div> <div>점심시간에 누나에게 멍멍이는 어떻게 됐어? 라고 물어보니</div> <div><br></div> <div>사진이 날라왔다.</div> <div><br></div> <div>휴지 위에 해바라기씨가 몇개 있더라.</div> <div><br></div> <div>난 그 의미를 잘 몰랐다.</div> <div><br></div> <div>퇴근 후에 집에 와보니 휴지안에는 멍멍이가 있고 그 위에 해바라기씨가 있는 것이였다.</div> <div><br></div> <div>내일 공장에 있는 마당에 묻어줄 예정이란다.</div> <div><br></div> <div>비록 큰 탈없이 수명을 다하여 죽는 멍멍이지만, 세상에 호사는 없다고 생각한다.</div> <div><br></div> <div>함께했던 지난 시간들이 떠오르며 슬픔을 주체할 수가 없다.</div> <div><br></div> <div>집에와서 그 모습을 보고 참았던 눈물이 터지는걸 막을 수가 없다.</div> <div><br></div> <div>도저히 어쩌지 못해서 울면서 이 글을 쓰고 있다. 이 글이 멍멍이한테 바치는 선물이 되길 바란다.</div> <div><br></div> <div>멍멍이는.. 좋은 곳에 갔을 것이라 믿는다. 착한 녀석은 아니였지만, 그 녀석으로 인해 마음에 힐링을 많이 받았다.</div> <div><br></div> <div>혹시라도 다음 생에 만나게되면 같이 소주한잔 하고 싶다.</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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