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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gomin_964239
    작성자 : 라익★
    추천 : 17
    조회수 : 1117
    IP : 221.145.***.173
    댓글 : 84개
    등록시간 : 2014/01/06 02:18:13
    http://todayhumor.com/?gomin_964239 모바일
    동성애에 혐오감 드시는 분들은 읽지 말아주세요 (긴글 주의)
    고개익명이 말이 많아 고개용 아이디를 만들었습니다.
    제 연애담에 대해 적어 보려 합니다.

    전 22살, 그 사람은 28살 입니다. 6살 차이 적다면 적고 많다면 많은 나이 차이지요. 저와 그 사람은 2년이 되었습니다. 2년을 사귀면서 순탄하지 못했습니다. 여느 커플 처럼 싸움도 잦았고 헤어짐도 많았습니다. 더욱이 그랬던 이유는 저와 그 사람은 남자 입니다. 흔히 말하는 게이이죠. 전 원래 청소년 시기부터 성정체성에 대해 혼란이 있던 아이였고 그 사람은 여자를 좋아 하는 보통의 남자였습니다.

    믿지 않겠지만 저와 형은 드라마나 영화 처럼 만나게 되었습니다. 익명으로 하는 채팅이 있었는데 형과 제가 채팅으로 만나게 되었습니다. 일주일 정도 대화를 하다 서로의 신상에 대해 말을 터 놓게 되었습니다.
    그당시 형은 26살에 키는 몇이고 어디산다는 등 그런 간단한 얘기를 주고 받았고 일주일 정도 대화를 했던 형을 놓치면 안된다는 생각에 본의 아니게 제 성별을 바꿔 여자라 하였습니다. 그렇게 전 제 성별을 여자로 속여 한달여를 그 형과 대화 하였고 결국엔 만남을 약속해버렸습니다.
    주변의 친구나 누나들한테 나인척 한번만 만나 주면 안되냐고 부탁아닌 부탁을 했지만 당연히 들어 줄리가 없죠. 결국 만나기로 한 날이 다가 오기 시작했고 전 여장을 하기로 했습니다. 남자치고 흰 피부에 보통 여자 만큼 마른 몸, 변성기도 오지 않아 가는 목소리 덕에 조금은 속일 수 있을거라 생각 했습니다. 몰래 누나의 옷장을 뒤져 원피스를 찾아 입고 화장을 하였습니다. 위로 누나가 셋 있는 딸 부자집이라 그런지 화장이라던가 옷 입는건 문제가 안 되었습니다. 발도 작은 편이라 누나의 구두가 딱 맞아 들어 갔고 전 떨리는 마음을 안고 약속 장소로 나갔습니다.

    사진 교환도 서로 안 했던 상태고 전화 번호만 알던 상태라 약속 장소에서 전화를 걸었습니다. 들킬까 조마조마 하며 떨리는 목소리로 어디냐고 물었습니다. 어디쪽에 있다는 형의 목소리를 듣는데 정말 몸이 베베 꼬였습니다. 남자가 들어도 멋들어진 낮고 허스키한 목소리 진짜 심장 떨려 죽는 줄 알았습니다. 형이 일러 준 곳으로 가니 키가 훤칠하고 깔끔한 수트를 차려 입고 장미꽃 다발을 들고 있던 형을 발견 했습니다.
    조마조마 해서 떨리던 몸도 더욱 더 떨기 시작했고 천천히 다가갔습니다. 형은 단박에 절 알아 보고 멋지게 웃으며 왔냐며 장미꽃 다발을 건냈습니다. 조금의 안도감에 살짝 웃으며 꽃을 받아 들었습니다. 그후 저녁을 먹고 카페에 갔습니다. 평소 제 고민을 자기일 처럼 들어 주고 위해주던 사람이라 그런지 편했습니다. 한참을 대화 하다가 형이 분위기를 잡으며 테이블 위에 올려져 있던 제 손을 꽉 잡았습니다. 자기한테 속이는거 있으면 말해 달라고 말하더라고요. 죄책감이 들었습니다. 그 말을 듣고 다시금 몸이 떨려 왔습니다. 결국 죄책감이 들어 눈물을 펑펑 흘리면서 속인거 있다고 사실 나 남자라고 고백을 하였습니다. 씁쓸한 미소를 보이던 형의 얼굴이 눈에 들어 왔고 잡고 있던 손을 놨습니다. 답답했던 가발도 벗어 버리고 화장덕에 번진 마스카라며 헝클어진 머리를 하고는 미안하다며 연신 울었습니다. 한참 말이 없던 형은 티슈로 흉측해졌을 내 얼굴을 닦아 주고 내 머리칼을 쓰다듬어 주었습니다.

    처음 봤을 때 부터 내가 남자라는 걸 알아 봤다고 합니다. 더 나아가서는 채팅을 할때도 반신반의 했다고 합니다. 호리호리하고 말랐고 흰피부였지만 본래의 남자의 버릇은 숨길 수 없던거죠. 원피스를 입고 힐을 신었지만 다소 불편해 보이는 걸음 걸이며.. 아무튼 형은 괜찮다며 날 다독여 주었습니다. 전 형이랑 더 못 볼거란 생각에 더욱 울었습니다. 그때 형이 제 옆으로 와서 앉았고 말 없이 품에 안아 다독여 주었습니다.

    울어서 지친 기력이 만연한 절 집까지 바래다 주었고 그렇게 헤어졌습니다. 몇일을 채팅도 들어가지도 않았고 연락 또한 하지 않았습니다. 형 역시도요.. 역시나 형이랑 연락이 끊겼구나 하며 또 몇일을 울고 혼자 앓았어요. 그렇게 한달쯤 지냈을까 반가운 번호가 액정에 찍혔습니다. 전 무서움 반 설렘 반으로 형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떨리는 목소리로 여보세요라고 말하니 형이 다짜고짜 나오라고 하는겁니다. 조금은 무서웠지만 집 앞으로 나갔습니다. 형의 차가 세워져 있었고 날 보고 형이 내렸습니다. 반갑게 웃으며 이리 오라는 듯 양팔을 벌리고 서 있었습니다. 더 생각 할 것도 없이 형에게 달려가 안겼습니다.
    형이 그날 제게 고백을 했습니가.

    그날 후로 머리속에 자꾸 너가 맴돌아서 힘들었다고, 한참을 고민하고 생각 하느라 멀리 돌아올 수 밖에 없었다고 늦게 와서 미안하다고 꽉 안아 주었습니다. 그후로 저희는 2년째 사귀고 있습니다. 동성애라는게 우리나라에서 멸시 받고 천대 받고 욕을 먹고 손가락질 받지만 그럴 때 마다 형은 내 앞에서 다 막아주고 꽉 안아주고 더욱 더 우리 커플이라는 뉘앙스로 손도 꽉 잡아 주고 뽀뽀도 해줍니다. 

    사귀고 일년쯤 되었을 시기에 형의 부모님을 뵈었습니다. 형이 결심을 한거죠. 전에 한두번 집에 놀러 갔을 때 귀여워 하는 동생이라 소개를 했었지만 이번엔 달랐습니다. 형은 부모님 앞에 무릎 꿇고 자기 옆에 있는 사람이 정말 자기가 사랑 하는 사람이라고.. 당연히 어머니는 우셨고 아버님은 그런 형이 보기 싫은 듯 고개를 돌리셨습니다. 한참 무릎을 꿇고 앉아 인정해 주실 때 까지 있겠다는 형을 보고 저도 옆에 무릎 꿇어 앉았습니다. 한시간을 넘게 그러고 있던 거 같습니다. 드디어 어머니께서 조심스레 말을 꺼내셨습니다. 평소에도 놀러오면 좋게 보고 있었다고 합니다. ㅇㅇ이가 (형 이름) 어릴 때부터 친구나 사람들을 집에 들이지도 않는데 아끼는 동생이라며 자주 데리고 오고 잠도 재우고 챙기는 모습 하며 싹싹하고 예의 바른 절 보고 예쁘게 봐주셨다고 하더라고요. 형 집에 놀러 가면 설겆이도 도와 드리고 친 자식 마냥 제가 살갑게 굴었거든요.. 다행이 이게 플러스 요인이 된거 같습니다. 어머니는 차츰 마음을 열었습니다.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ㅇㅇ이가 집에까지 데려와서 난생 처음 무릎을 꿇을 정도면 이길 수도 없겠다고 말이죠. 아버님은 여전히 완강 하셨습니다. 그후로 더욱 자주 형 집에 놀러가 얼굴 도장도 찍고 누나들이 많이 애교가 많았던 편이라 아버님께도 애교를 부리고  안마도 해드리고 그랬습니다. 외동아들에 무뚝뚝한 형도 반대로 살가운 저에 슬슬 마음을 여신 두분이였습니다. 지금은 형의 부모님께 인정 받고 예쁘게 잘 사귀고 있습니다. 아버님도 어머님도 집에 올러가면 우리 예쁜 며느리 왔다고 할 정도가 되었습니다. 전 너무나도 행복합니다. 곧 저희 부모님께도 허락 받으러 가려 준비 하고 있습니다. 걱정도 많이 됩니다.. 보수적인 집안은 아니지만.. 저희 엄마와 큰누나는 제가 게이라는 걸 알고 있지만 누나 두명과 아빠가 제일 큰 산이 될거 같아요. 저희 부모님께도 허락 받으면 저희는 정식으로 결혼까지 하려고 생각 하고 있어요. 동성끼리의 결혼이 우리나라는 말이 많고 힘들더라고요. 김조광수 감독님도 우여곡절이 많았고 아직 정식으로 부부로 인정 받지 못한다는 글을 본 터라 아마 외국으로 나가서 결혼 할거 같습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드리고요. 욕하고 손가락질 하셔도 괜찮습니다. 개개인의 생각과 취향은 존중 하니까요. 다음에 언제 글을 쓸지 모르겠지만 저희들의 연애담이나 궁금한거 있으시면 재밌는 글 가지고 올게요. 

    마지막으로 형, 내가 많이 사랑해. 내가 성격이 강하지 못해 눈물이 많아서 많이 힘들지? 욕 먹고 나쁜 소리 못 듣게 하려고 내 귀 막아주고 눈 가려 주잖아. 내가 더 강해 질게 우리 예쁘게 지금 처럼만 사랑하자 고마워 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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