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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sisa_954962
    작성자 : 하나인우리
    추천 : 118
    조회수 : 4286
    IP : 118.33.***.117
    댓글 : 59개
    등록시간 : 2017/06/11 05:03:32
    http://todayhumor.com/?sisa_954962 모바일
    어제 청와대 앞에서 대통령님의 진심에 아빠가 감동받고 오셨습니다!


    저희 아빠는 본인을 합리적인 보수라고 생각하십니다.

    그 근거로 조중동뿐만 아니라 한겨레와 경향을 항상 챙겨보신다는 점을 내세우십니다.

    (제가 조중동보다 한경오를 더 싫어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아빠는 조중동이 새누리당과 비슷한 색깔이라는 점은 어느 정도 인식하고 계시지만

    한겨레와 경향 그 중에서 특히 한겨레는 조중동과 완전히 반대쪽에 있는 신문으로 생각하시기 때문에

    한겨레를 챙겨 보시는 것으로 균형잡힌 시각을 유지할 수 있다고 굳게 믿고 계십니다.

    그런데 저는 아빠의 이런 생각을 대선 직전에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평소 아빠는 뉴스에서 문..이라는 이름만 나오기 시작해도 바로 채널을 돌리실 정도셔서

    집에서는 정치 이야기를 안하는 편이었는데 대선을 앞둔 어느 날 대화를 한번 시도해 봤습니다.

    하지만 아빠는 바로 자리를 피하셨고 저는 그런 아빠를 꼭 붙잡고서는 여쭤봤습니다.

    "아빠는 문재인이라는 사람을 왜 그렇게 싫어하세요???

    사람을 그토록 싫어하기 전에 그 사람에 대해서 제대로 알아봐야 되는거 아니에요???

    맨날 KBS만 보시고 조중동만 보시니까 아빠가 문재인을 싫어하실 수 밖에 없잖아요???"

    "니는 내가 맨날 조중동만 본다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나는 하루도 안 빠지고 한겨레도 챙겨본다.

    한겨레가 어떤 신문인지 알제? 그런데 한겨레에서 문재인 칭찬하는거 나는 본 적이 없다.

    사방팔방에서 다 똑같은 지적을 하는데 그러면 그 사람이 잘못한다고 보는게 맞는거지.

    니 말대로라면 그 많은 기자들이 담합해서 없는 얘길 만들어낸다는 소린데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나?

    정치인들 그놈이 다 그놈이다. 괜히 쓸데없는 시간 낭비 하지말고 니 앞가림이나 잘 해라."

    충격이었습니다...

    조중동만 보고 계신 줄로 알고 있었기 때문에 다른 세상을 보여 드리면 아빠를 설득할 수 있다고 희망을 가지고 있었는데...

    본인 스스로를 세상의 다양한 면을 골고루 보고 있는 합리적인 사람이라고 믿고 계시는 아빠에게...

    노무현 대통령님때부터 시작된 한경오미의 배신을...

    그 길고 긴 역사를 어떻게 말씀드려야 하나...


    결국 대선 때까지 아빠 마음을 돌리지 못하고 시게에 올라오는 영업 성공 글들을 부러운 마음으로 읽으면서

    아빠가 투표를 안 하시는게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울적해하고 있었습니다.

    엄마가 반협박끝에 아빠를 투표장에 억지로 모시고 가셔서 기어이 1번을 찍게 만드신 놀라운 반전이 있었지만

    엄마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표는 줬지만 내 마음은 변함없다고 선언하시는 아빠를 보며 참 슬펐습니다.

    그렇게 꽁꽁 얼어붙은 아빠의 마음에 처음 실금이 가기 시작한 날이 현충일이었습니다.

    언론이 절대 왜곡할 수 없는 영상...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영상...

    아빠가 대통령님의 모습을 처음부터 끝까지 쭉 보실 수 있게 만들 수만 있다면

    분명히 그 분의 진심을 느끼실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아빠가 현충일 추념식 중계방송을 끝까지 보실 수 있을까 고민을 했습니다.

    일단 평소 채널 선택권을 양보하시는 편인 엄마가 현충일 추념식은 꼭 보시겠다며 분위기를 만들어 주셨고,

    저는 그 시간에 맞춰 아빠가 좋아하시는 토스트를 천~천히 만들어 드려서 자연스럽게 아빠가 TV앞을 못 떠나시게 만들었습니다.

    방송을 보시면서는 아무 말 없으셨는데 그 다음 날 저녁에 뜬금없이 한마디 하셨습니다.

    "그 사람 참... 마음은 있는 사람인 모양이다... 어찌 부축하러 나갈 생각을 다 했나 모르겠네..."

    엄마랑 제가 얼마나 좋아했을지 상상이 되시나요? ^o^


    그리고 어제!!!

    청와대 주말 관람이 일찌감치 마감된 바람에 아빠를 청와대에 모시고 갈 수 없어서 안타까워하던 중에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국방부 군악&의장대 행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올해 상반기 행사는 어제가 마지막이었기 때문에 당분간은 볼 수 없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두 분이서 다녀오시도록 코스를 만들어 드렸는데 저도 예상하지 못했던 깜짝 이벤트!!!

    서울광장에서 기념식을 마치고 청와대로 복귀하시던 대통령님께서 차를 멈추고 내리셔서는

    광장 한 쪽에서 땡볕 아래 대기중이던 대원들을 일일이 격려해 주셨답니다!!!

    엄마는 물론이고 아빠도 깜짝 놀라서 대통령님이 떠나실 때까지 계속 지켜 보셨다는데...

    우리 대통령님이 누구십니까? TV로도 진심을 전하는 분이신데...

    현장에서!!! 그것도 바로 코 앞에서는 얼마나 강력하게 전달하시겠습니까?

    엄마가 전해주신 얘기에 따르면,

    그 뜨거운 햇빛 아래에서 한참동안 대원들 한사람 한사람 일일이 눈 맞춰가며 악수하시는 대통령님 모습에

    "보통 사람이 아니다... 마음에 진심이 있는 사람이다..." 라며 아빠가 감탄을 하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차를 타고 가시는 모습까지 보셨는데 누가 봐도 대통령이 탄 차라는 걸 알 수 있는 그런 차가 아니라

    신경 안 쓰고 있으면 옆에 대통령이 지나가는지 눈치 못 챌 그런 차를 타시는 모습에 더 감동 받으셨다고 합니다.

    "저런 차를 타고 있었으면 그냥 지나가도 아무도 몰랐을텐데...

    이 더운데 일부러 내려서 저 많은 대원들 일일이 악수하고... 좋다고 몰려드는 사람들하고 사진도 찍어주고...

    사람이 진심이 없으면 저렇게 할 수 없는데... 참 대단한 사람이다..."

    그렇게 몇 번을 감탄 또 감탄하셨다는 아빠가 집에 오셔서 제게 해주신 말씀...

    "신문에서 보던 거랑 다른 면이 있긴 있는 것 같다..."

    여러분~~~

    저희 아빠가 대통령님의 진정한 모습을 어렴풋이 보기 시작하신거 맞죠??? T.T

    좋아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TV에서나 보던 대통령을 가까이서 봤다는 신기한 경험 정도로 끝날 수 있는 일이었는데,

    십 년 가까이 계속된 부정적인 시선을 변화시킬 만큼 감동적인 추억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이게 다 우리 대통령님의 변함없는 진심 덕분입니다! 요즘 정말 대한민국 국민이라서 행복합니다~

    오늘이 아빠 생신이라 어제 음식 준비한다고 저는 집에 있었기 때문에 바로 앞에서 대통령님을 뵐 엄청난 기회는 놓쳤지만

    그 아쉬움보다 훨씬 더 큰 기쁨을 선물 받아서 그저 감사한 마음 뿐입니다.

    아빠 생신인데 선물은 제가 받았네요. 일찌감치 움직여서 아침 더 정성껏 차려드려야겠습니다.

    희망이 없어보일 때마다 큰 힘이 되어주신 오유 여러분, 고맙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청와대앞분수대광장에서우연히뵙게된문재인대통령님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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