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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태준, 엎드린 개처럼
배를 깔고 턱을 땅에 대고 한껏 졸고 있는 한 마리 개처럼
이 세계의 정오를 지나가요
나의 꿈은 근심 없이 햇빛의 바닥을 기어가요
목에 쇠사슬이 묶인 줄을 잊고
쇠사슬도 느슨하게 정오를 지나가요
원하는 것은 없어요
백일홍이 핀 것을 내 눈 속에서 보아요
눈을 반쯤 감아요, 벌레처럼
나는 정오의 세계를 엎드린 개처럼 지나가요
이 세계의 바닥이 식기 전에
나의 꿈이 싸늘히 식기 전에
신대철, 박꽃
박꽃이 햐얗게 필 동안
밤은 세 걸음 이상
물러나지 않는다
벌떼 같은 사람은 잠들고
침을 감춘 채
뜬소문도 잠들고
담비들은 제 집으로
돌아와 있다
박꽃이 핀다
물소리가 물소리로 들린다
송찬호, 이곳에 숨어산 지 오래되었습니다
이곳에 숨어산 지 오래되었습니다
병이 깊어 이제 짐승이 다 되었습니다
병든 세계는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황홀합니다
이름 모를 꽃과 새들 나무와 숲들 병든 세계에 끌려 헤매다 보면
때로 약 먹는 일조차 잊고 지내곤 한답니다
가만, 땅에 엎드려 귀 대고 누군가의 발자국 소리를 듣습니다
종종 세상의 시험에 실패하고 이곳에 들어오는 사람이 있습니다
몇 번씩 세상에 나아가 실패하고 약을 먹는 사람도 보았습니다
가끔씩 사람들이 그리우면 당신들의 세상 가까이 내려갔다 돌아오기도 한답니다
지난 번 보내 주신 약 꾸러미 신문 한 다발 잘 받아보았습니다
앞으로 소식 주지 마십시오
병이 깊을대로 깊어 이제 약 없이도 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렇듯 병든 세계를 헤매다 보면
어느덧 사람들 속에 가 있게 될 것이니까요
정군칠, 환청
매미가 울었지요
여름 이미 지나고
겨울이 바로 턱밑인데
매미가 울었지요
구실잣밤나무 등피에 붙은
매미 한 마리
탈피각으로 속을 다 비워내며
울었지요
기껏해야 그것
내 몸의 저승으로나
울었지요
김승해, 허공의 무게
나무 한 그루, 베어지고 없다
감또깨 떨어지면 떫은 풋그늘도 제법 만들던
남의 집 나무
창만 열면 보이던 감나무가
아침에 보니
없다
나무 없는 이 자리로
바람이 왔다가 멈칫거릴 순간
새들이 왔다가 길을 잃을 순간
그런 순간 같이
내 것 아닌 것이
내게로 걸어와 내 앞에서 멈칫거리는 날이 있다
그런 날은 안 보이던 것들이
새삼 두렷두렷 만져지기도 했다
까치가 물어온 가지들이 허공에서 쏟아진다
저, 없는 자리를
허공의 무게라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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