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Insert Ominous Title Here.
드디어 내 남편 데이비드가 집으로 돌아왔어요. 늦은 새벽이지만요.
데이비드는 살인사건을 전담하는 형사인데 요즘은 밤늦게까지 근무하고 있어요. 어떤 연쇄살인마가 지난 두 달간 여자를 여섯이나 죽였거든요.
언론은 그를 잭이라고 불러요. 음, 네, 썩 재미있는 이름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다들 경찰과 결혼하면 마음이 든든할 거라고 생각하던데, 사실 그렇지 않아요.
처음엔 걱정됐는데 지금은 무서워요.
사실 지난주에 내 폰을 찾다가 조수석 밑에서 한 짝의 장갑을 찾았거든요.
그 장갑, 겉면은 깨끗했는데 안감이 피로 물들어 있었어요.
삼일 전에는 스크류 드라이버를 꺼내려고 공구박스를 열었는데, 세상에, 생전 본 적 없는 면도칼에 피가 말라붙어있는 거에요!
어젠 내 직장 근처의 차고에 차를 대고 그 안에서 잤어요. 아침에 일어나보니 내 옷들이 피로 절어있고, 내 팔엔 적어도 세 개의 깊은 상처가 있더군요.
처음엔 장갑, 다음은 면도칼, 이제는 이건가요?
잭이 점점 부주의해지고 있네요. 그를 통제해야할 필요가 있겠어요. 데이비드가 날 숨겨주는 걸 그만두기 전에요.
의역이 많습니다.
외람되지만 not very original, if you ask.은 뭐라고 번역해야할지..잘모르겠네요.
침대를 타고 나는 달렸어 밤 도시를 돌고 돌았지
팽이가 돌듯 머리 돌 일로 꽉찬 슬픈 인생을 돌았어
내가 태어나 사랑하고 죽어갈 이 침대
다 잃고 다 떠나도
단 하나 내 것처럼 남을 침대
결국 관짝이 될 침대
몸의 일부인 침대를 타고 달리면
물고기와 흰 나비 떼들이 날고
슬픔까지 눈보라같이 날아
내일은 좋은 일만 생길 것 같고
세상 끝까지 갈 힘을 얻지
몸은 꽃잎으로 가득한 유리병같이
투명하게 맑아져 다시 태어나는 나를 봐
-신현림, 침대를 타면
눈먼 손으로 
나는 삶을 만져보았네.
그건 가시투성이였어.
가시투성이의 삶의 몸을 만지며
나는 미소지었지.
이토록 가시가 많으니
곧 장미꽃이 피겠구나라고.
장미꽃이 피어난다해도
어찌 가시의 고통을 잊을 수 있을까
해도
장미꽃이 피기만 한다면
어찌 가시의 고통을 버리지 못하리요.
눈먼 손으로
삶을 어루만지며
나는 가시투성이를 지나
장미꽃을 기다렸네.
그의 몸에는 많은 가시가
돋아있었지만, 그러나,
나는 한 송이의 장미꽃도 보지 못하였네.
그러니 그대, 이제 말해주오.
삶은 가시 장미인가 장미가시인가
아니면 장미의 가시인가, 또는
장미와 가시인가를.
- 김승희, 장미와 가시
피었다 지는 것이야
쉬운 일이지만
그 향기까지야
쉽게 잊혀지겠습니까?
사랑하는 것쯤이야
쉽게 한다고 하지만
그리워하는 것까지야
어찌 막을 수 있게습니까
먼 훗날 다시 태어난다면
나는 사무친 가시가 되고 
당신은 숨가쁜 꽃봉오리가 되는 
하나의 뜨거운 몸이 되어요
-정문규, 부활의 장미 
저 붉디붉은
장미 한 송이
꺾어 드릴까요
그대로 하여
붉어진 내 가슴 꺾어 드릴까요
그대 아니면 쓸모없는
내 나머지 인생을 꺾어드릴까요
-강인호, 장미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