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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movie_56715
    작성자 : 꼬마냥
    추천 : 15
    조회수 : 1978
    IP : 210.90.***.45
    댓글 : 83개
    등록시간 : 2016/05/09 02:59:57
    http://todayhumor.com/?movie_56715 모바일
    시빌워는 캡틴 아메리카의 정체성을 완벽하게 드러낸 영화입니다 (왕스포)
    저는 원래 코믹스 덕후는 아니고, MCU 때문에 오히려 캡틴 아메리카를 좋아하게 된 사람인데...
    이번 시빌워를 보고 캡틴이 꼰대고 아이언맨이 불쌍하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에 깜짝 놀랐습니다.
    오히려 이번 시빌워야말로 이성적으로는 캡틴이 옳고, 다만 감정적으로 아이언맨에 공감할 수는 있는 그런 식의 스토리였으니까요.
     
    1. 캡틴이 자기 주장만 하는 꼰대다?
     
    실제 영화에서도 캡틴이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 라고 말하는 것에 대해 로디가 '야 그거 너무 오만(arrogant) 한 소리 아니냐' 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오죠.
    하지만 과연 영화 보면서 소코비아 협정의 내용에 대해 자세히 생각해보신 분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영화상의 소코비아 협정의 내용 중 드러난 가장 큰 것은 바로 '어벤저스가 UN 산하의 기구가 되며, UN의 담당부서가 어벤저스가 가야 할 장소와 때를 결정한다' 였습니다.
     
    어벤저스는 자기 자신의 의지로 세상을 구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앞으로는 'UN'이 그들이 가야 할 곳과 가야할 때를 정한다는 겁니다.
    무엇을 대가로? 그들의 행동을 국가적으로 합법화해주는 걸 대가로 말이죠.
    어벤저스 1 때의 상황을 생각해보죠.
    그게 쳐들어오는 순간 어벤저스들은 이미 거기에 가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토니가 그들이 노리는 게 스타크 타워라는 걸 아는 순간 바로 그곳으로 향했으니까요.
    그런데 만약 이 과정에 UN의 승인이 필요해진다면?
    만약 UN이 단 몇 명이서 외계인 '군대'가 쳐들어오는 것에 대해 막겠다는 말을 믿어주지 않는다면?
    의원회에서 정했던 대로 핵폭탄으로 뉴욕 맨하탄을 포기하고 '전쟁'으로 임하려고 했다면?
    혹은 일단 어벤저스를 보낸다고 해도, 다른 실질적인 전쟁 부대의 출동과 작전을 위해 좀 더 대기하게 만들었다면?
    분명히 뉴욕 사건에서의 희생자는 지금보다 훨씬 더 커졌을 겁니다.
     
    많은 사람들이 어벤저스 1 때 캡틴이 토니와 싸우면서 '군인이면 명령을 들어야지' 라고 말한 것에 대해 캡틴이 꼰대가 아닌가 라는 선입견이 생길만한 가능성이 많은 것 같은데... 사실 캡틴이 실질적인 '캡틴 아메리카'가 된 건 명령 불복종으로부터 시작했습니다. (from 퍼스트 어벤저)
    대장의 말을 무시하고, 홍보대의 일을 버리고, 버키와 남겨진 부대들을 구하기 위해 단독으로 적진에 돌입했죠.
     
    캡틴은 불합리한 명령에도 따라야 한다고 생각하는 군인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고 옳다고 여기는 일을 하는 것을 더 중시 생각하는 '수퍼솔져'입니다.
    말하자면 '원맨아미'라던가 '제 13 독립함대' 같은 존재죠. 그리고 실제로 2차 세계대전이라는 특수 상황에서 캡틴의 그러한 행동은 용납을 받았습니다. 그게 옳은 일이었고, 그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 통했으니까요.
     
    다시 돌아가서 소코비아 협정은, 어벤저스의 손발을 기본적으로 묶을 뿐 아니라 스스로 옳은 일이라고 생각되는 일을 하지 못하게 만들 가능성이 더 큰 협정입니다. 117개국이 사인했다는 건, 실제로 어벤저스의 행동에 117개국의 이권이 개입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블랙펜서 왕자님이 그렇게 말하죠,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고. (...) 실제로 UN은 연합군이라는 국제적 군사 강제력을 가진 조직입니다. 그러나 UN의 평화유지군이 어떨 때에만 파견되는지, 그리고 그런 파견이 어떤 상황에서 어떤 협의를 거쳐서 이루어졌는지 살펴보면 매우 까마득하죠. 느립니다. 한없이 느리고, 정말로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미뤄집니다.
     
    그런데도 왜 그런 협정에 사인을 하려고 하는가?
    바로 책임 때문입니다. 어벤저스가 어떤 깽판을 치더라도, 그 책임은 UN에서 져주니까요.
    지금은 어벤저스가 깽판을 치면 바로 어벤저스가 욕을 들어 먹고, 그 책임도 져야 하지만 만약 UN 산하의 기구가 되면 욕은 UN 이 처먹으면 됩니다.
     
    만약 어벤저스가 UN 산하의 기구가 된다면 가능성은 둘 중 하나입니다.
    하나, 어차피 일어날 깽판이 일어나고, 불가피한 희생은 똑같이 생기지만, 책임을 어벤저스가 지지 않고 UN이 욕을 뒤집어쓴다.
    둘, 미리 투입되어 욕을 먹을 상황에는 아예 어벤저스가 활동할 수 없게 되고 누가 보더라도 어벤저스가 투입되지 않으면 상황이 해결되지 않을 때에야 투입되게 된다.
     
    특히나 자유를 억압당하는 걸 싫어할 법한 토니 스타크가 소코비아 협정에 곧바로 사인하려고 한 것이 그 이유죠. 아는 사람은 다 알겠지만, 토니 스타크는 사실 외강내유형입니다. 실제 천재에, 잘난 척에, 끝간 데 없는 자신감을 보여주지만, 실제로는 트라우마와 컴플렉스 덩어리죠. 그리고 바로 직전 토니 스타크는 자신이 계속 어벤저스 활동을 하는 것으로 인해 페퍼에게 버림받을 위기에 처했고, 죽은 청년의 엄마가 와서 그 책임을 직접 추궁당합니다.
    만약 UN에서 어벤저스의 출동을 지시하게 된다면, 토니는 완벽하게 두 가지 문제로부터 벗어나게 됩니다. 페퍼에게 면구가 서고, 책임을 직접 추궁당할 일이 없게 되죠.
     
    그리고 캡틴은 정확하게 그걸 지적합니다. 이 협정에 사인하는 것은 책임회피라고요. 그전 장면에서 완다와 대화할 때도 나오지만, 캡틴은 최대한 많은 사람을 구하기를 원하고 그렇게 행동하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불가피한 희생이 생기는 걸 외면하지 않습니다. 흔히 전쟁에서 콜래트럴 대미지라고 하는데, 그런 일이 벌어지는 걸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자신들이 받아들여야 한다 라고 인식하고 있죠. 물론 이상적으로는 아무도 희생되지 않는 게 최선이지만 그럴 수 없다는 걸 압니다. 어벤저스2에서 캡틴이 결코 포기하지 않고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걸 보면 캡틴은 항상 자신에게 주어진 조건 내에서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는 걸 알 수 있죠.
     
    하지만 캡틴은 분명 현실을 직시합니다. 자신들이 UN 산하에 들어가서 행동한다고 해도 희생이 생기지 않을 순 없습니다. 그걸 '합법적'이라는 단어 하애 목줄을 내어주고 UN이 책임지게 만든다는 건, 분명히 말해서 책임회피인 겁니다. 어찌보면 2차대전이라는 전쟁을 실제로 했던 캡틴이기 때문에 알 수 있는 것일 수도 있죠. 전쟁이란 합법적으로 총으로 상대를 쏴죽일 수 있는 장소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자신이 한 일이 살인이라는 게 없어지진 않죠. 그걸 알면서도 대의를 위해서 살인을 할 수 있는, 그것이 스티브 로저스인 거죠. 퍼스트 어벤저를 보면 나옵니다. 캡틴을 만들어준 박사가 '가서 나치를 죽이고 싶나?' 라고 묻자, 스티브는 아니라고 대답합니다. '그럼 왜 전쟁에 가려고 하나?' 라고 하자 '깡패(bully)가 싫어서요.' 라고 대답합니다. 적을 죽여 없애기 위해 전쟁을 하는 것이 아니라, 불의를 쓰러뜨리기 위한 방법이었기 때문에 전쟁을 했던 거죠.
     
    그런 과정에서 생기는 희생과 책임에 대해서도 인식하고, 그걸 스스로가 지고 가는 것이 스티브 로저스의 방식인 겁니다. 그런 그가 보기에, 소코비아 협정은 두 가지로 절대 말이 안되는 겁니다.
    첫째로 자신들이 스스로 선택해서 옳은 일을 하려고 하는 자유를 잃습니다. 어벤저스1과 같은 상황에서 스스로 움직일 수 없게 되는 겁니다.
    둘째로 자신들이 한 일에 의해 벌어지는 결과, 희생에 대한 책임을 남에게 떠넘깁니다.
    버키 사건이 아니었더라도, 캡틴은 소코비아 협정에 서명할 리가 없습니다. 그러니까 캡틴이 버키 때문에 자기 좋을 대로 일을 벌였다 라는 비판은 말이 안됩니다.
    실제로 소코비아 협정을 들고 와서 토니가 모두에게 사인하자고 제안했을 때에는 버키의 테러사건이 일어나기 전입니다. 페기가 죽고, 캡틴이 페기의 장례식에 가 있었던 사이에 테러가 벌어졌죠.
     
    실제로 캡틴이 주장하는 바는 어찌보면 오만(arrogant)한 것일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스파이더맨의 숙부도 그렇게 말하죠.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고. 오히려 워머신의 로디처럼 일반적인 군인이 아니라, 토르나 스칼렛위치처럼 수퍼한 특수인간(?)에 속하기 때문에 가질 수 있는 책임감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로디는 사실 워머신이 전투기로만 바뀐다면 그냥 일반적인 군인이죠. 하지만 캡틴은 다릅니다. 그리고 아이언맨인 토니에게도 다르기를 바랬죠. 왜냐면 로디에게 워머신이란 주어진 무기였지만, 토니는 아이언맨을 '만들어내는' 사람이니까요. 특별한 힘을 가진 사람은 그만큼 특별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 캡틴의 지론인 겁니다.
     
     
    2. 캡틴이 버키 때문에 캐릭터가 망가졌다?
     
    여기에서 두번째 문제가 발생하는데... 캡틴이 버키가 불알친구라고 그 편만 들었기 때문에 캡틴의 캐릭터가 망가졌다고요.
    전혀 아닙니다. 왜냐면 캡틴이 스스로 찾으려고 한 첫번째 이유는 '그래야만 누군가 다른 사람이 찾다 죽는 일이 벌어지지 않을 테니까(not die trying)' 였습니다. (블랙위도우와의 전화통화) 이때 캡틴은 버키가 정말로 그 테러를 벌였고, 윈터솔져 상태일 거라고 추정하고 있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보통 사람이 버키를 쫓다간 엄한 희생만 당할 테니 자신이 찾겠다고 하는 거였죠. 
    그리고 두번째 이유는, 샤론 카터에게서 버키를 '보는 즉시 사살' 하라는 명령이 떨어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서였습니다. 왜냐면 캡틴은 버키가 세뇌당했다는 걸 알고 있었고, 세뇌가 풀렸을 가능성도 있다는 걸 포기하지 않았으니까요. 윈터 솔져에서 자신을 구해준 건 다름 아닌 버키였으니까요. 이런 두 가지 이유 때문에, 캡틴은 여전히 최소한의 희생을 통해 최대한 많은 사람을 구하기 위해 행동했습니다.
     
    그래서 캡틴이 먼저 버키의 아파트에 숨어들었을 때 캡틴이 본 건, 버키의 수첩(일기장으로 추정되는)이었습니다. 그리고 그걸 본 캡틴은 버키에게 기억이 돌아왔으며, 버키가 한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을 겁니다. 그리고 실제로 버키와 대화해본 캡틴은, 버키에게 계속 소리치죠. 사람을 죽이지 말라고. 그러자 버키가 대답하죠. 난 이제 그런 짓 안한다고. 캡틴은 여기에서 알게 됩니다. 버키가 세뇌에서 벗어났다는 걸.
     
    캡틴이 시종일관 하려고 노력하는 건, 버키가 '즉시 사살당하는 걸 막는' 것이었습니다. 즉, 재판을 받고 최소한 다시 기회를 부여받도록 해주려는 거였죠. 때문에 특수부대도 무력화만 시키려고 노력하고, 블랙팬서가 나타났을 때도 그걸 막으려고 하죠. 하지만 워머신과 UN 특수군에게 둘러싸였을 땐 바로 항복합니다. 그리고 그 이후에 토니가 와서 눈물겨운 설득을 하자, 결국 자신은 반대하지만 다른 팀원들을 위해 사인하려고 하죠. 그때에도 캡틴은 협정의 불합리성에 대해 이야기 하고, 독소조항들에 대해 수정을 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토니는 그러자고 했죠. 그리고 사인하려는 순간, 토니가 말이이 샙니다. 완다가 구금되어 있다는 걸 말해버리죠.
     
    바로 이 시점에서 캡틴이 화를 버럭 내면서 협정에 사인하지 않겠다고 하죠. 왜일까요?
    캡틴이 필사적으로 버키를 지키려고 했던 이유, 캡틴이 완다의 문제 때문에 토니와 극단적으로 대립한 이유.
    바로 자유와 평등입니다. 혹시 기억하시나요? 민주주의의 가장 기틀이 되는 기본 이념. 그건 자유와 평등이죠. 모든 사람은 자유로울 권리가 있다. 모든 사람은 법 앞에 평등하다.
     
    소코비아 협정이 어벤저스가 지닌 '스스로가 옳다고 판단한 행동을 실천할' 자유를 빼앗는 것이었다면
    버키와 완다의 건은 이것을 철저하게 어긴 것이었죠. '모든 사람은 법 앞에서 평등하다'
    만약 정말로 모든 사람이 법 앞에서 평등하다면, 버키는 보는 즉시 사살이 아니라 붙잡아서 재판에 넘겨져야 했습니다.
    완다는 비자도 못받은 채로 불법적으로 이나라 저나라 옮겨다니며 활동하는게 아니고, 집에 구금당하는 것도 아니고, 자신이나 토니처럼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어야 했죠.
    그러나 토니는 완다에 대해 '대량살상무기에겐 비자가 나오지 않는다' 라고 말해버립니다. 즉, 평등한, 동일한 사람으로 보지 않는 거죠.
    그리고 그것이 보통 사람들이 완다에 대해 가지는 시선입니다. 비전이 완다에게 말하죠. 자신은 당신을 편견없이 보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고.
    아니, 여기 한 명 더 있습니다. 바로 캡틴 아메리카 스티브 로저스죠. "걔는 그냥 애야!" 라고 말합니다.
     
    만약 누군가가 가진 힘 때문에 평등하지 않은 취급을 받아야 한다면, 그것은 민주주의의 종말입니다. 귀족주의의 부활이죠. 그건 좋은 쪽으로던, 나쁜  쪽으로던 마찬가집니다. (편견의 무서움에 대해서는 얼마 전 개봉했던 주토피아에서 무서울 정도로 잘 보여줬죠.)
    수많은 사람을 죽일 수 있는 힘을 가졌다는 것만으로 법 앞에서 다른 취급을 받아야 한다면 삼성 이건희도 법 앞에서 다른 취급을 받아야 하겠죠. (물론 우리나라에선 그렇습니다만...) 하지만 스티브 잡스도, 일개 거지도, 법 앞에서는 평등하다는 것이 바로 미국의 민주주의입니다.
    그리고 완다를 보고 "걔는 그냥 애야!" 라고 말하는 캡틴의 대사에 겹쳐지는 것이 몇 가지 있습니다.
     
    "버키라는 이름에 그만 브루클린의 열여섯짜리 꼬마로 돌아가 버렸어"
     
    "너 어디 출신이냐" "퀸즈요" "난 브루클린이야"
     
    "이 혈청을 맞더라도 변하지 말아주게. 수퍼솔져가 아니라 브루클린에서 온 착한 사내(good man)로 남아줘."
     
    평등 사상은, 개개인의 겉모습이 어떻고 조건이 어떻던 간에 인간이라면 누구나 평등한 영혼과 정신을 소유하고 있다는 개념에서 출발합니다. 평등한 영혼과 정신을 소유하고 있고, 그렇기에 평등하게 고귀하며, 평등하게 대우받아야 한다는 것이죠.
    남자와 여자가 평등하고, 백인과 흑인이 평등하고, 어른과 아이가 평등하고, 부자와 가난한 사람이 평등합니다.
    캡틴은, 아니 스티브 로저스는 결국 그 박사님과의 약속을 지켰습니다. 아무리 수퍼한 솔져가 되었어도, 그의 내부는 항상 브루클린에서 온, 옳은 일을 하고자 하는 열정이 넘치는, 책임감 많은 젊은이였죠. 이제는 백살이 다 되었어도, 여전히 캡틴은 브루클린 출신의 스티브 로저스였던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스티브 로저스에게 버키는 브루클린의 버키였고, 완다는 소코비아의 소녀 완다였던 겁니다. 무시무시한 윈터솔져나 대량 살상 무기가 아니고요. (그리고 퀸즈 꼬맹이...)
     
    버키나 완다가 위험(dangerous)하기 때문에 격리되고 구금되고 법에서 정해진 이상의 취급을 받아야 한다는 건, 주토피아에서 육식동물들은 위험하니 차별받고 통제되어야 한다는 것과 하나도 다르지 않습니다. 약하다고 편견받아야 하지 말아야 하는 것 이상으로, 강하다고 해서 편견받지 말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토니 스타크나 다른 사람들이 놓치고 있었던, 캡틴이 가지고 있는 진정 편견 없는 시선이었죠.
     
    이쪽 게시판에 올라온 글들 중에 어떤 분이 쓰신 내용으로, 캡틴은 버키가 아니라 다른 누구였어도 그렇게 해줬을 거다, 라는 말이 있었습니다. 맞습니다. 그게 옳으니까요. 캡틴 스티브 로저스는 바로 그런 사람입니다.
    단적인 예로, 윈터솔져에서 마지막 3대의 전함을 막으려 할 때 버키가 캡틴 앞을 가로막죠. 캡틴은 버키와 싸우고 싶지 않다고 말하지만, 실제로 버키가 덤비니까 서로는 서로를 죽일 듯이 싸웁니다. 정말 한치도 봐주지 않고, 상대방을 무력화시키려 합니다. 왜냐하면 그건 캡틴이 해내야만 하는 '옳은 일'이었으니까요. 대량살상을 막는 것.
    하지만 실제로 대량살상을 막아내고 전함이 침몰할 때에, 캡틴은 버키가 덤벼도 싸우지 않고 방패조차 놔버립니다. 왜냐하면 이미 해야 할 '옳은 일'은 성취를 했으니까요. 바로 직전까지 버키를 죽일 듯이 싸웠던 것이 감정적인 행동이 아니었다는 게 드러나는 부분이었습니다. 왜 쟤는 이랬다저랬다 하냐가 아니라, 그게 바로 옳은 일이니까요. 사람들을 구했으니, 이제 눈 앞에 자신이 구할 수 있는 사람을 구하는 것. 상대와 싸우지 않는 것. 그것이 자기 친구인 버키라면 더 말할 필요도 없는 것. 그것이 옳은 일이었고, 캡틴은 자신의 죽음을 각오하고 자신을 내던졌습니다.
     
    캡틴은 버키 때문에 캐릭터가 망가진 것이 아니라, 그것이 버키이기 때문에 더욱 강하게 폭발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랬기 때문에 시빌워 마지막에 다른 친구들을 구하러 간 것이죠. 소위 말하는 '법 없이도 살 사람'이 바로 캡틴 로저스니까요.
     
     
    3. 그래서 캡틴 아메리카
     
    사실 자유와 평등이라는 게 이런 식으로 영화에서 강렬하게 드러난 적이 언제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민주주의라는 말 자체가 구닥다리처럼 들리고, 자유와 평등이라는 건 무슨 구세대의 유물인가 싶어질 지경이죠.
    그런데 시빌워에서, 캡틴 아메리카 스티브 로저스는 바로 자유와 평등을 위해 싸웁니다.
    안보, 안전이라는 말에 의해 너무나 간단하게 무시당하는 현 세대의 자유와 평등. 윈터솔져에서는 다른 사람들의 협박에 의해 안전을 찾기 위해 스스로 자유를 내던지는 민중의 모습을 보여줬다면, 시빌워에서는 더욱 깊이 들어갔습니다. 강하다는 이유로,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다른 사람들에게 위협이 된다는 이유로 평등을 무시해도 좋은가. 내가 책임질 수 없는 일이 벌어진다는 이유로, 나의 자유를 반납하고 대신 책임을 면제받는 것이 옳은가.
     
    아무리 현시대의 미국이 욕을 들어처먹고 있어도, 미국이라는 나라가 바로 자유와 평등, 그리고 민주주의의 이념에 의해 설립되었다는 건 부정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지금 어느 영화에서도 언급되지 않고, 언급되기 힘든 바로 그 구닥다리, 그러나 너무나 중요하고 근본적인 이념인 자유와 평등이 바로 이 영화에서 너무나 강렬하게 드러났습니다. 스티브 로저스는, 현재의 미국조차 잘 지키지 않고 있는 미국의 '근본 이념'을 수호한 겁니다. 미국이라는 국가가 존재해야 하는 바로 그 이유, 그리고 만약 지금의 국가가 그 이유를 저버렸을 때, 그 국가를 수호하고자 하던 사람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 하는 질문.
     
    이것이 바로 시빌워가 드러낸 캡틴 아메리카의 정체성이지요.
    캡틴 아메리카는 자유와 평등을 수호합니다. 그것이 설사 국가나 권력과 싸우는 길이라고 하더라도요. 그렇기에 캡틴 '아메리카'인 것이고요. 
    그리고 그는 언제나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합니다. 스스로의 한계를 인정하죠. 수퍼맨처럼 모든 사람을 다 구하려고 하진 않습니다.
    대신 자신이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자신이 구할 수 있는 최대한의 사람을 언제나 구하려고 합니다. 자유와 평등을 지키면서요.
    그렇기 때문에 가장 마지막에 토니에게 편지를 보낸 거죠.
    캡틴은 토니를 적으로 규정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토니가 버키를 죽이려는 걸 막으려는 것 뿐이었죠. 그리고 동시에, 지모가 깨우려고 했던 다른 하이드라의 수퍼 솔져들의 위험을 막기 위해 행동한 것이었습니다.
     
    오히려 자신의 죄책감 때문에 책임을 회피하려 했고, 캡틴을 믿어주지 않았으며, 복수에 눈이 멀어 (충분히 이해는 가지만) 희생양 중 하나인 버키를 직접 죽이려고 한 토니가 시빌워 내내 감정에 휘둘리고 나약한 모습을 보여줬죠.
    하지만 그것이 또 토니 스타크의 매력 아니겠습니까.
    사실 인간적으로는 자기 아빠와 엄마를 죽인 사람이 눈 앞에 있으면 죽이고 싶어지는 게 당연한 거죠. 그렇기에 마지막에 블랙팬서가 지모를 직접 죽이는 것이 아니라 법의 손에 넘기기로 결정한 것이 대단하고 위대한 것이며, 또 그렇기에 블랙팬서가 캡틴 아메리카와 버키를 돕게 되는 것이지요.
    감정을 뛰어넘어 어떻게 보면 냉철하지만 이성적으로, 그리고 옳은 일을 행하는 것이 어렵다는 걸 알기 때문에, 블랙팬서는 캡틴을 돕고 버키를 지켜서 다른 세력과 싸울 결심까지 하게 되는 겁니다.
     
    저에게는 시빌워야말로 캡틴 아메리카 3부작의 종지부를 찍는 너무나 멋진 영화였을 뿐만 아니라, 여태까지 나온 모든 MCU를 통틀어 최고의 영화였습니다.
    스파이더맨에게 '너 어디 출신이냐' 라고 물어봤을 때 '퀸즈'라고 답하자 '나는 브루클린' 이라고 말하는 모습에서 많은 관객들이 웃었지만, 저는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캡틴이 박사와의 약속을 지금까지도 지켜왔고, 앞으로도 지킬거라는 의지의 표명으로 보였으니까요.
     
    우선은 캡틴에 대해 오해가 많은 것 같아 이렇게 길게 글을 쓰게 되었지만, 시빌워에서는 사실 어떤 캐릭터도 버릴 부분이 없었습니다. 대사 하나 행동 하나까지도 군더더기가 없었습니다.
    모든 캐릭터 하나 하나 대사 한 마디 버릴 것 없이 가치 있게 살려준 것이 너무 감동스럽고... 시빌워에 등장했던 모든 캐릭터들이 사랑스럽습니다.
    이렇게 완벽하고 멋진 영화를 만들어준 루소 형제에게 감사하고 싶습니다.
     
    이해가 잘 안되시는 분들은 부디 여태까지 나왔던 MCU 중에서 캡틴 아메리카 시리즈 (퍼스트 어벤저, 윈터 솔져) 와 어벤저스 1, 2는 꼭 보시고 나서 다시 보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가능하다면 아이언맨 1, 2, 3도 다 보시면 좋겠지만)
    이런 감동을 놓치기엔 너무 억울하다 싶을 정도로 잘 만들어진 영화라서요.
    올해 최고의 명작입니다.
     
     
    출처 내 머리속 & MCU 영화 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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