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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story_443531
    작성자 : 항상봄빛인생
    추천 : 12
    조회수 : 3449
    IP : 103.22.***.159
    댓글 : 88개
    등록시간 : 2016/01/18 19:07:43
    http://todayhumor.com/?humorstory_443531 모바일
    외국의 야동에 관한 대화[이런 것도 19금?]
    옵션
    • 창작글
    일본생활 11년차, 미국인남편과 결혼한 지 6년차 여자사람입니다.

    제 첫 일본생활은 대학교 4학년 때의 교환학생으로 일본에 와서 1년간 살았을 때였습니다. 
    같은시기에 제 친구는 유럽 스위스에 교환학생으로 가 있었구요.

    지금부터 14년 전의 일이라, 당시에는 스카이프 같은 건 없었고, 저희는 해외생활의 외로움을 메신저 채팅으로 풀곤했습니다.

    어느날 메신저 창을 통해 친구가 뜬금없이 물어봅니다.

    친구: 일본은 야동의 나라지?
    나: 그렇지.

    친구: 그냥 텔레비전에서도 야한거 나와?
    나: 12시 넘어서 심야방송 되면 여자 가슴 정도는 나오더라. 왜?

    친구: 유럽 방송은 10시 넘으면 갑자기 야해진다.
    나: 올!

    친구: 얘들이 성실한 직장생활과 건전한 가정생활을 보낸 후, 애들을 재우고 나면 불타오르나봐.
    나: 올!!


    그리고 질문은 좀 더 세세해 졌습니다.


    친구: 근데, 일본 야동은 주로 어떤 상황 설정이 인기냐?
    나: 텔레비전에서는 야동급은 안나오는데, 비디오 빌리는데 가면 이것저것 많더라. 주로 병원이나 학교 설정이 인기인 듯. 왜?

    친구: 여긴 좀 이상해.
    나: 뭐가?

    친구: 유난히 헬스장 설정이 많다.
    나: 허....?


    헬스장 야동이라는 생소한 개념에 어리둥절한 저를 위해, 친구는 자신이 본 야동의 내용을 알려주기 시작합니다.


    친구: 예를 들면 이런거야. 
          여자가 주인공이야. 헬스장에서 열심히 운동을 해.
          중간에 떡대좋은 남자 트레이너랑 은근한 눈빛을 서로 보내면서.
          운동 끝내고 여자가 집에 왔는데, 헬스장 사물함에 중요한 걸 놓고 온 걸 알게된거야.
          늦은 시간이지만 여자는 그걸 찾으러 헬스장으로 돌아가.
    나: 올!

    친구: 여자가 헬스장 문을 열고 들어가면, 아까 눈빛추파를 보내던 남자트레이너가 
          불꺼진 헬스장안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운동을 하고있어. 
          막 어깨 으쌰으쌰하면서.
    나: 올!

    친구: 여자가 그걸 보고 침을 꿀꺽 삼켜.
    나: 진부하다.

    친구: 남자 트레이너가 그 여자를 보고 몸을 일으켜. 
          하체는 딱달라붙는 반바지에, 상체는 맨살에 멜빵만 차고있어. 
    나: 뭐야? 레슬링 옷이야?? 이거 진짜 야동 맞아? 야한 코믹물 아니야??

    친구: 아냐. 얘들 표정 진지해.
    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친구: 남자트레이너가 여자한테 왜왔냐고 물어. 
          여자가 "잊고간 게 있어서요"라고 대답을 해.
          남자 트레이너가 "잊고간 것이라는건, 혹시... 나?"라고 말한 다음,
          한쪽 멜빵을 엄지손가락으로 한 번 튕겨... "짝"소리 나게.
    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역시 이건 코믹물이야!!!

    친구: 아니라니까. 그 뒤로는 둘이서 각종 헬스 기구들을 이용해서 다양한 체위를 보여주는 일반적인 야동이 된단 말이야.
    나: 그게 뭐가 일반적이야!!

    친구: 그냥 헬스장 운동기구들을 창의적으로 활용하는 것 이외에는 그냥 야동이라니까.
          내가 이런 헬스장 야동을 하나만 본 게 아니고, 헬스장에서 일어나는 비슷한 플롯의 야동들이 많아. 

    이런 내용의 대화였습니다. 

    우리들의 대화는 "야동에서조차 건강을 찾으려하는 건전한 스위스인들"로 결론을 내렸지만,
    친구가 아주 현장감 넘치게 설명을 해줘서, 전 이 야동을 제 눈으로 본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로 선명히 기억하게 됩니다.

    또한 이후로 지인들과 야동얘기할 기회가 있으면 꼭 이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잊을래야 잊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남편과 한창연애할 때도 이 얘기가 나왔습니다. 
    그러자 남편이, 자기가 본 제일 허접했던 미국의 야동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이것도 대화체로 써보겠습니다.

    남편: 배경은 도서관이야. 
          사서여자가 책을 선반에 꽂고 있어. 팔랑팔랑한 스커트를 입고, 사다리 위에 올라가서.
    나: 오... 약간 순정만화같은데?

    남편: 남자가 책을 찾다가 사서여자가 있는 곳으로 와서 끈적끈적한 눈빛으로 여자를 훑어봐.
    나: 올.

    남편: 남자를 발견한 여자도 끈적끈적한 눈빛을 보내지.
    나: 그런 눈빛은 어떻게 표현해?

    남편: 배경음악이 끈적끈적해. 바우치키 와우와우~ 바우치키 와우와우~ 
    나: 올!

    남편: 여자가 남자에게 "찾으시는 게 있나요?"라고 물어.
    나: 다들 그렇게 뭘 찾아...

    남편: 남자가 다가와서 여자 치마 속으로 손을 불쑥 넣으면서!
         "내가 찾는 건 여기있는 것 같은데요"라고 하면, 둘이 불붙는거야.
    나: 그걸로 불이 붙다니!

    남편: 그 뒤에는 도서관 안에서 니가 생각할 수 있는 그런 일들이 벌어지지.
    나: 올...


    저는 둘 다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웃기던데, 안웃겼으면 죄송합니다.

    저 때만 해도 제가 야동을 잘 모르던 시절이라 친구에게도 남편에게도 보답으로 해 줄만한 얘기가 없었네요. 미안하게스리.
    지금은 완전 썩었는데. 헤헤헤.

    덧붙여 제가 본 가장 웃기는 설정의 야동은, 호주 친구가 CD에 구워서 준 것이었습니다.
    미국 여자 스파이가 북한의 김정일을 암살하기 위해 북한으로 잠입한 후,
    김정일에게 가까이 가기 위해서 북한 고위 장교들을 유혹하는 내용입니다.

    중간까지 보다가, 주인공들 연기도 세팅도 너무 허접해서 끝까지 못봤던 게 아쉽네요. 
    이제와 새삼, 그녀의 임무가 성공했을 지 궁금해지는데, CD는 이제 어디 갔는 지 알수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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