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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data_1743436
    작성자 : 게썅마이웨이
    추천 : 31
    조회수 : 3869
    IP : 118.131.***.43
    댓글 : 46개
    등록시간 : 2018/03/14 09:05:02
    http://todayhumor.com/?humordata_1743436 모바일
    오덕인가? 완전 오글거리는 소개팅남...ㅠ.ㅠ그림有 1탄(스압주의)
    옵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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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중요한 시험을 3개월 앞뒀지만 ....
    병원에 있게 된 것도 모자라 강심장이 나오는 시간이라 병실이 소란스러워
    TV를 안 보는 제가 잊지못할 오글소개팅남 얘기를 써볼까 합니다
    사실 톡에서 진상 소개팅남or여 얘기를 들으며 엄청 웃었거든요




    때는 1년전이에요
    파릇파릇한 2NE1 나이에 홀로 독수공방하던 시절
    알바 그만둔지 얼마 안 돼 돈은 많은데 쓸 데가 없어 삼시세끼를 피자만 시켜먹던 부르주아시절
    24시간 네이트온 가동중인 저에게 아는 오빠가 소개팅을 해준다고 합니다


    25살 + 키 180 + 몸 좋음 + 간지나는패션스타일 + 콧수염이 더럽지 않고 잘 어울림 + 로맨티스트 + 매너남
    콧수염은 더럽든 안 더럽든 원빈 아니면 별로라 생각했지만
    추가로 진짜 사람 괜찮고 여자한테 엄청 잘하는 낭만가이라는 말에 한번 받아볼까? 싶어 콜을 외쳤죠
    미쳤죠 돌았죠 이땐 몰랐죠 전 다정다감한 남자에 녹아서 받았지만 결국 속은 거였죠


    콜을 외친지 10초도 안 돼서 바로 그 소개팅남에게 문자가 오더라구요
    문자는 별 특이함을 발견 못했기 때문에,
    다음날이 토요일이라 내일 6시까지 ㅇㅇ역에서 만나기로 초스피드 약속을 잡고 설레는 밤을 보냈어요




    그리고 다음날
    2시부터 시작된 진화를 무사히 끝마치고 여유있게 출발하였습니다
    전 블라우스에 치마에 가디건을 입었다 말을 했고
    그 분은 회색후드를 입었다고 하길래, 
    지하철 입구에서 쏟아져 나오는 사람 중 회색후드를 입은 분만 골라보며 즐거운 설렘을 느꼈습니다


    그런데 정확히 6시 2분에 회색후드를 입은 키 큰 남자분이 나오셨습니다
    계단을 중간쯤 오르고 두리번거리다가 저와 눈이 마주치자 손을 활짝 흔들며 마저 계단을 올라오시는데,
    이 분이구나 싶어 저도 손을 흔들었습니다
    갈색머리, 훤칠한 키, 회색후드에 진청바지 반정도의 옆모습이 보이기에 캐쥬얼한 분이구나 했습니다
    제가 눈이 나빠서 얼굴이 잘 안 보이거든요
    어차피 눈이 마주쳤을 때의 정면은 잠깐이었기도 했고...
    아무튼 계단을 다 올라와 정면으로 저를 보며 다가오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깜짝 놀랐습니다
    알고 입은 건지 모르고 입은 건지 ARMY라 적힌 회색후드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군대 제대한 남자분이 군인이라 적힌 옷을 입은 건 못봤거든요... )
    통이 엄청 넓은 진청바지, 끝이 뾰족한 까만구두, 십자목걸이, 5:5가르마의 신세대 예수님머리,
    후드 주머니에 핸드폰과 지갑을 넣어서 주머니가 축축 처진데다가
    오른손엔 까만 잠바를 들고 나오신게 아니겠어요...
    콧수염은 말할 것도 없구요
    콧수염 때문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정말 .. 음.. 젊어보이게 입는 35살 같았습니다


    1.jpg


    이런 패션이었습니다(바지통이 저것보다 더 큽니다 완전 통바지였어요)

    사실 여기까진 나쁘진 않았습니다

    헤어스타일과 패션은 얼마든지 바뀔 수 있으니깐요 

    물론 잘생긴 남자가 좋긴 하지만 사실 제 외모도 누굴 따질만한 처지가 아니기 때문에,

    상대방 외모가 정말 혐오감을 주는 얼굴이 아닌 이상 성격을 먼저 봅니다

    그래서 그냥 저도 활짝 웃으며 반갑게 인사를 했습니다



    이 소개팅남의 오글거림은 지금부터입니다


    문자로 미리 서로의 소개를 하지 않았던지라 만나자마자 이름을 물어보더라구요



    "이름이 뭐야?"

    "이영미(가명)요... 오빤요?"

    "철수(가명)^^"

    "성은요?"



    그랬더니 소개팅남..

    왼손 검지와 중지만 핀 상태로 두 손가락을 붙여서 관자놀이 근처에 대고

    한쪽 눈은 윙크를 하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노코멘트야 아가씨^-'"



    라고 하는게 아니겠어요

    좀 오글거리는구나 싶어서 그냥 웃었습니다

    그랬더니 가방을 들어주겠다고 조르더라구요
    계속 괜찮다고 거절하니
    "나 나쁜 사람으로 보면 오산이야, 아가씨~ 나 매너남이라구" 하면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갑자기 제 머리를 쓰담쓰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기껏 머리 세팅하고 나왔는데 헝클어져서 좀 억울했지만
    그래도 나쁜 의도로 그런 게 아니란 걸 알기 때문에 그냥 웃으면서 근처 있는 카페 들어갔습니다
    전 커피를 못 마셔서 코코아를 시켰고 소개팅남은 커피를 시켰는데,
    창가 자리에 앉아서 저를 빤히 쳐다보며 말하길,


    "아가씨 커피 못 마셔? 귀여운데?"


    .. 아. ...
    차라리 다른 분처럼 자기자랑을 하거나 허세를 부렸으면 행복하지 않았을까요?
    전 정말 여기까진 장난인줄 알았습니다
    그냥 느끼한 말투로 분위기 좋게 하려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 분은 진심... 정말 진지한 얼굴로,


    "아가씨 이상형은 어때?"
    "꼬맹이... 눈망울이 꽃사슴같아"
    "꽃사슴이라 부르게 해줘"
    "난 내 심장을 관통한 여자와 첫눈을 맞으며 명동에서 키스하는게 소원이야"
    "지금껏 세번의 사랑을 했지만 모두 모래알처럼 손아귀를 빠져나갔어 이번만큼은 가슴에.. 가슴에..휴"
    "꽃사슴 너 내 거 할래? ... 물론 지금은 농담이지만 곧 진담이 될 것 같다"
    (물론 토씨 하나 안 틀리고 100% 똑같이는 말 못하지만
    그때 당시 썼던 일기를 보고 쓰는 거니까 90%는 일치하다 보시면 돼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진짜 한번도 웃지도 않고 저렇게 말함ㅋㅋㅋㅋㅋㅋㅋㅋ
    전 할말이 없어서 대답 대신 계속 어색하게 웃으며 코코아만 처마시면서
    '참.. 이 남자는 시적인 남자구나.. 그래... 착한데 감수성이 풍부한 것 뿐이야
    자신의 감정을 서정적인 느낌으로 표현하는 낭만시인인것 뿐이야'
    끊임없이 저에게 주입시켰습니다
    안 그러면 정 떨어질것 같았거든요
    그러다 코코아 때문에 화장실이 가고 싶어서 일어나니까,



    "꽃사슴, 어디가?"
    "...화장실이요^^;;"
    "위험하다구... 내가 지켜줄게"
    "헐 아녜요 바로 요 앞인데요 ^^;;;"
    "설마 내가 정말로 가주겠다고 생각한 건 아니겠지? 이봐 꽃사슴 꽤 순진한데? 점점 내 마음에 들어"


    ?
    씹고 그냥 화장실로 갔음


    그런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화장실 갔다오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분의 패션 옵션이 한층 추가 된게 아니겠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빈티지한 해골과 회색 징 장식이 가미된 골무같은 흰색 비니와
    코 끝에 걸쳐진 동글동글한 안경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백범김구 선생님께서 환생하신줄


    2.jpg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가방이 없었는데 어떻게 가지고 온거냐고 물어보니까
    잠바랑 같이 챙겨서 들고 왔던 거라고 하더라구요
    그리고는 구렛나룻을 매만지며

    "잘 어울려 꽃사슴?"

    이러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차마 잘 어울린다고 할 수가 없어서


    "아.. 근데 비니는 좀 아닌 것 같아요.."

    이러니까

    "아직 잘 모르네... 애기구나?"



    아니 뭐가?
    ? 어?


    당황스러워하니까 소개팅남이 맥주나 가볍게 한잔하러 나가자고 하더라구요
    집에 가고 싶은데 .... 오랜만에 공들이고 나온 게 아까워서 맥주로 목만 축이고 빨리 가자 싶어서 ㅇㅋ
    그리고 소개팅남이 계산하려하길래 잽싸게 뛰어가서 제가 계산한다 했습니다
    하지만 곧죽어도 자기가 계산한다고 다음에 맛있는 거 사달라는 소개팅남......
    다신 이 소개팅남을 만날 생각이 없던 제가 그냥 소개팅남 무시하고 먼저 돈을 냈습니다
    소개팅남이 무슨 말을 하려는데 창피해서 먼저 카페를 나왔습니다
    그리고 문 옆에서 기다리니, 소개팅남이 나와선 내내 들고 있던 잠바를 입었습니다
    그런데 그 잠바는 ..........




    3.jpg


    ?????????????

    아니 저게 무슨 패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것은.. 내가 학생 때 즐겨입었던 노스바막.. 그것도 13 구버전아닌가.........

    이제 나오지도 않는 걸로 알고 있는데... 그럼 저 바막은... 25살 남자가........

    아니 바막 자체는 나도 가끔 입으니까 상관 없는데 바막에 구두는 ..??......................................



    놀라서 그냥 옆에 있던 아무 술집이나 들어갔습니다

    조금이라도 빨리 공간 안에 들어가 있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맥주 500cc를 각자 시키고 앉아있는데 소개팅남이 ㅋㅋㅋㅋㅋ



    "꽃사슴 , 역시 나한테 관심있지?"


    ?ㅋ


    "아까 계산한 거...나한테 잘 보이고 싶어서 그런거잖아... 솔직해져봐"


    ?ㅋ







    아 너무 길어서 여기서 줄일게요..
    스압이라 아무도 안 읽고 욕만 먹을 것 같습니다
    그때 당시 친구들한테 얘기할 땐 완전 웃겼는데 글재주가 없어서 글로 쓰니까 하나도 재미가 없네요
    강심장 시작할 때 썼는데 벌써 1시구요 잉여인증한듯
    만약 톡 되면 2탄 마저 쓸게요...........................
    재미없으면 그냥 1시간? 2시간? 고생한 셈 치죠 뭐
    좋은 밤 되세요...
    어차피 전 밤을 새야해서......ㅠㅠ



    출처 http://pann.nate.com/b310053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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