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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gomin_1453904
    작성자 : 익명ZGRiY
    추천 : 11
    조회수 : 387
    IP : ZGRiY (변조아이피)
    댓글 : 67개
    등록시간 : 2015/06/12 23:38:49
    http://todayhumor.com/?gomin_1453904 모바일
    장장 7년을 왕따 당했었어요
    아버지가 군인이시거든요. 이사 다니는 일이 잦았어요. 중학교를 3번이나 바꿔가면서 전학가고, 고등학교도 2번이나 전학했네요. 뭐 문제가 있던건 아니고 아버지 발령 때문에요. 대부분 학교에서 적응을 잘 못한건지 아니면 제가 문제인지.. 좀 오래 아픈 기간이 있었어요.
    오히려 고2 2학기부터는 잘지냈어요.
     
    그냥 처음은 이랬어요.
    초등학교 1,2학년때까지는 괜찮았는데 3학년때 전학간 곳은 좀 다르더라구요.
     
    처음으로 창X, 병신소리도 들어보고 , 애들한테 맞아도 봤어요. 뺨맞는게 그렇게 아픈건지 그때 알았어요. 
    다구리 당할때 옆에 지나갔던 같은 학원에 다니는 남자애 눈빛은 아직 가끔 생각나요. 
     
    제일 기억에 남는 일은 수업시간에 남자애가 내 머리를 심하게 툭툭 미는 걸 보고도 보지 않은척 하는 선생님의 눈빛과
    학급회의때 한달 내내 제가 나쁜아이 투표에서 1등을 한거네요.
     
    제가 장녀였거든요. 엄마아빠한테 말할 생각을 못했어요. 그 당시에 집이 약간 힘들기도 했고..
    엄마가 우는게 무서워서, 아빠가 한숨쉬는게 슬퍼서 입을 꾹 다물고 학교에서 없었던 일을 막 지어냈어요.
     
    친하지도 않은 친구들 이름을 꺼내면서 학교가는게 즐거운척 하는데, 부모님이 그래도 너가 잘지내서 다행이라고 할때마다 고개를 끄덕이면서 웃다가
    혼자 방에 들어가서 혼자 조용히 울었어요.
     
    밤에는 심하게 잠을 못잤어요. 뭐가 그렇게 무서운지 계속깨는데 새벽바람소리도 무서워서 혼자 이불을 끌어안고 덜덜 떨었어요.
    엄마가 잘 자라고 방 불을 꺼주는 순간부터 눈물이 줄줄 났어요. 정말 서러우면 소리도 안나고 눈에서 눈물이 나잖아요.
    10살.. 그 어린게 얼마나 서러웠으면 소리도 못내고 혼자 울고있었는지.. 지금도 생각하면 너무 짠해서 마음이 아파요. 너무 불쌍해서..
     
    악몽은 무섭지 않았는데 해뜨는게 무서웠어요. 악몽때문에 새벽에 깨면 혼자 배란다에 나가서 해가 뜨는걸 구경하는데, 그때마다 같은 생각을 반복했어요. 아, 오늘도 학교가는구나. 학교에 가야하는구나..
     
    3학년 때 맞벌이 하는 부모님이 열쇠를 깜빡하고 가져가신 바람에 비상계단에 혼자 서 있을때가 많았어요.
     
    아직도 15층 그 높이가 생각나요. 서늘하던 가을바람하고, 바다가 올라간듯 맑은 하늘이랑.. 여기서 떨어지면 많이 아플까 생각하던 그 때 그 순간이요.
     
    나중에 20살이 되어서 그 비상계단을 갔는데 난간이 되게 낮은거예요.. 그때는 엄청 높았는데..
     
    초등학교도 다시 가보니까 모든게 다 작아보였어요. 창문으로 보이는 책상들도 그렇고.. 운동장도 그렇고.
     
    3학년 교실에서 나오는 아이를 봤는데, 왜 그렇게 작을까요 ?
    나는 그때 내가 다 큰줄 알고 꾹꾹 참았었는데.. 그 작은 몸으로 참느라 내가 고장난걸까요 ?
    엄마 푸념이랑 아빠 한숨을 먹고 자라서 내가 아직도 3학년에서 못 벗어난걸까요?
     
    만약에 타임머신이 개발된다면 아파트 난간에서 하늘을 쳐다보고 있는 조그만 여자애를 꼭 안아주러 갈거예요.
    혼자가 아니니까 괜찮다고, 넌 아직 어리니까 마음껏 울고 어리광 부려도 된다고 해줄거예요.
    넌 나쁘지 않다고.. 다른 사람이 나쁜거라고 욕도 엄청 해줄거구요.
     
    얼음을 품고 있는 마음이 녹을 때까지 위로해주고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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